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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이 기획을 통해 지역 문화와 맛집, 그리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자세히 보여드립니다. 어느덧 다섯 번째, 이번엔 광주·전남·전북입니다. [편집자말]
'여수서 돈 자랑 하지 말고, 순천 가서 인물 자랑 말 것이며, 벌교서 주먹 자랑 말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이에 뒤질세라 강진은 양반 자랑, 고흥은 노래 자랑, 장흥은 글 자랑, 진도에선 글씨 자랑까지 들고 나선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완결판은 '남도 가서 절대 맛 자랑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맛에 관한 한 최고로 손꼽히는 전라도 음식을 두고 그들에게 비결을 물으면 한결같다. '개미(게미)가 있다'고 한다. '개미'란 전라도 음식 맛을 표현하는 최상의 표현으로, 맛에 깊이가 있다는 극찬이다.

(참고로 '개미'는 순우리말로 맛에 있어서 보통 음식맛과는 다른 특별한 맛을 뜻하며 남도 음식에만 사용되는 말이다)

도대체 '깊이가 있는 맛'이란 어떤 맛일까? 아, 기가 막히는 남도의 맛을 표현하는 단어이긴 한데, 어떻게 딱히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다.

굳이 글로 옮겨 본다면 '음식→입안에서 액체화→혀→미각세포의 전달 과정을 거치며 입안에 척척 감기는 감칠맛+진한 맛+고소한 맛+담백한 맛의 정도가 대뇌에 도달하기 전까지의 환상적인 느낌' 이라고나 할까.

순식간에 도깨비방망이 처럼 뚝딱차려진 어머님의 밥상. 남도의 맛과 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순식간에 도깨비방망이 처럼 뚝딱차려진 어머님의 밥상. 남도의 맛과 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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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같이 잔잔하고 아름다운 다도해는 남도 별미의 원천이자 창고다. 그래서일까? 혹시 전라도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알아낸 맛집 정보가 없더라도, 맛집 정보를 척척 알려주는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너무 걱정 마시라. 전라도 변두리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가 백반만 시켜도 '듣보식'(듣도 보도 못한 푸짐한 음식)들이 반겨주니 이런 호사가 또 어디 있을까?

그래도 못 믿겠으면, 항구도시의 허름한 중화요릿집 아무 곳에나 들어가 짬뽕 한 그릇 시켜보라. 신선도 불명에 부위까지 불분명한 주꾸미 파편에 냉동된 해산물 두어 개가 전부인 서울식 짬뽕과는 차원이 다르다. 짬뽕 한 그릇에 담긴 풍요로운 내용물 구성에 그저 입이 떡하니 벌어지고 말 것이다. 그야말로 '안구 정화'에 '미각 정화'는 물론 '일석이조'에 '금상첨화'다.

'먹을거리'만 찾아 다녀도 후회 없는 곳!

보통 짬뽕을 시키면, 거짓말 조금 보태 손바닥만한 홍합과 꼬막이 어우러진 그윽한 육수에, 운 좋으면 새우와 쏙은 물론 오징어까지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경험 역시 남도가 전해주는 특별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전라도 음식은 기름진 평야의 풍부한 곡식은 물론 각종 해산물, 산채 등 다른 지방에 비해 재료가 풍부해 부재료가 많이 들어간다. 특히 재료의 신선도가 맛을 좌우하는 해산물 요리는 남도 바닷가가 아니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다. 그만큼 손도 많이 가니 음식에 대한 정성도 유별나다.

그리 맵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맛깔나게 만들어내는 맛의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래서 전라도는 다른 구경 하나도 안 하고 맛있는 것만 찾아다녀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전라도를 찾으면 '볼거리'보다 '먹을거리'에 더 열을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열 반찬 안 부럽다는 알싸한 돌산 갓김치의 맛과 향에 간장게장이 보태지는 조합을 그 어떤 음식이 따를 수 있단 말인가. 게딱지에 얹은 흰 쌀밥에 갓김치 한 조각! 기교를 부리지 않은 이토록 단순한 조합이, 밥도둑을 향한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하지만...이것들도 남도음식의 신호탄 수준에 불과하다.

벌교는 꼬막비빔밥, 꼬막전, 꼬막무침, 양념꼬막 등 꼬막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맛을 제공하며 입맛을 사로잡는다. 어디 그뿐인가, 순천만과 영암의 별미인 짱뚱어탕은 진하고 고소한 맛이 강한 보양식중의 으뜸이다. 나주의 별미인 영산포 홍어와 막걸리, 담양 죽녹원에서 맛보는 죽순 요리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열거하기도 힘든 전라도의 음식 맛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며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너희가 금풍생이 맛을 알아?

국민김치인 갓김치와 게장백반 말고도 여수를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의 별미가 있었으니, 바로 '금풍생이 구이'와 '서대 회'다. 서대는 꽤 들어본 것도 같은데 금풍생이라? 여수 앞바다에서 많이 나므로 주로 여수 순천 지역에서 별미인 이 금풍생이는 이름조차 생소할 수도 있다.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로, 경상남도에서는 꾸돔, 전라남도 일부 섬지방에서는 쌕쌕이라고 불린다.(자료출처:http://yeosu.grandculture.net/)
▲ 금풍생이 구이 군평선이는 농어목 하스돔과의 바닷물고기로, 경상남도에서는 꾸돔, 전라남도 일부 섬지방에서는 쌕쌕이라고 불린다.(자료출처:http://yeosu.grandcul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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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맛을 내는 식재료라면 이름부터 평범해서야 되겠는가? 굴비보다도 더 값지게 친다는 금풍생이는 본 남편한테는 아까워서 숨겨뒀다가 딴(?) 서방에게만 몰래 준다 해서 '샛서방 고기'라는 이름을 가질 정도니 알만하지 않은가? 그나마 전어는 굽는 냄새만으로도 집 나간 며느리를 돌아오게 한다는데, 금풍생이는 그야말로 가정파탄 유발자다.

구우면 뽀얀 속살이 드러나는 구이가 일품인 금풍생이는 실제로는 '군평선이'의 표준어를  발음 그대로 흉내 낸 전라도 사투리다. 그러면 왜 이토록 맛있는 생선의 이름이 '군평선이'가 되었을까?

1591년(선조 24) 전라좌수사로 임명된 이순신 장군이 여수 관내를 순시할 때이다. 당시 관청에 딸려 있던 관기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이 생선이 상 위에 올랐다. 이순신 장군은 생선을 맛있게 먹고서 그 이름을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자 당시 관기로 있던 '평선'의 이름을 따서 "이제부터는 이 고기를 평선이라 불러라!" 명했다. 이렇게 해서 이 물고기의 이름은 평선이가 되었다.

이후 여수 사람들은 구운 평선이가 더 맛이 좋다 하여 '군평선이'라 부르게 되었고, 귀하고 맛있다는 의미에서 '금풍생이'로 불렀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다. 하지만 여수 가서 사전에 나온 대로 '군평선이'를 찾았다가는 촌놈 소리를 듣기 딱 알맞으니 금풍생이로 기억하시라. 아무튼 이순신 장군도 즐겨 드셨다는 금풍생이, 여수를 대표하는 생선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금풍생이는 참 독특하게 생겼다. 색깔은 예쁘장한 것 같은데 몸은 또 우락부락, 그다지 맛이 없게 생겼는데 먹어보면 정말 삼삼하고 담백하다. 깊은 물속에 사는 놈이라 뼈와 가시가 딱딱한데 거기서 살을 발라먹는 재미는 더 쏠쏠하다. 가시가 많고 억세서 찬찬히 살을 발라먹어야 하니 먹는 시간도 길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좋은 사람과 오래오래 마주앉아 먹어야 할 귀한 음식임에 틀림없다.

어슷하게 몸통에 칼집을 넣고 석쇠를 달구어 굵은 소금을 뿌려 가며 노릇노릇하게 구운 뒤 정성으로 준비한 양념장만 얹으면 끝이다. 이제는 먹는 일만 남았다. 어른 손바닥만한 금풍생이는 몸통은 물론 꼬리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이 자근자근 씹어 먹어야 진정으로 맛을 아는 미식가다.

물론 머리나 내장도 남겨서는 안 된다. 조금 촌스럽더라도 "쪽~쪽!" 소리가 나도록 빨아 먹어야 진짜 맛있다.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맛은 영원하다는 것을 명심하시라. 어른 손바닥보다 더 큰 금풍생이가 두 마리나 올라왔는데도 1만원이 조금 넘는다. 아무튼 금풍생이만 잘 먹어도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가격에 푸짐한 밑반찬을 10여 가지나 주다니 과연 주인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가?

못생긴 게 맛은 좋아 '서대 회무침'

금풍생이 맛을 봤으니, 이제 무슨 맛을 보러갈까. 금풍생이와 함께 남해안의 최고 별미를 꼽으라면 바로 서대다. 서대는 불그스름하면서 납작한 모양을 지닌 여수의 특산생선이다. 맛이 담백하면서도 비리지 않고 씹는 맛이 부드러워 회나 조림으로 즐겨 먹는데 특히 회무침은 별미 중의 별미다.

코끝으로 올라오는 독특한 양념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도는 서대회무침 맛의 원천은 바로 직접 발효시킨 막걸리식초다. 여수시내 바닷가의 왠만한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맛볼 수있다. (자료출처:http://yeosu.grandculture.net/)
▲ 서대회무침 코끝으로 올라오는 독특한 양념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도는 서대회무침 맛의 원천은 바로 직접 발효시킨 막걸리식초다. 여수시내 바닷가의 왠만한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맛볼 수있다. (자료출처:http://yeosu.grandcultu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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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랗고 넓적하게 생긴 것이 광어 사촌인 듯하지만 늘씬한 몸매를 보니 그렇다고 가자미나 넙치도 아닌 것이, 참 못 생겼다. 근디 참말로 징흐니 못 생긴 거시기가 맛은 또 허벌나게 좋다. 회무침이라고 해서 다 같은 회무침이 아니다.

다른 회무침처럼 식초와 고추장에 적당히 갖은 양념만 버무려 매콤하게 무쳐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코끝으로 올라오는 독특한 양념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도는 서대회무침 맛의 원천은 바로 직접 발효시킨 막걸리식초다. 쌀과 물과 누룩이 만들어낸 걸작품인 막걸리식초는 합성초산을 가미해 화학적 방법으로 만들어 낸 시중의 합성 식초와는 차원이 다르다.

몸에 좋다는 시중의 값비싼 식초로 초무침을 해봐도 결코 그 맛을 따를 수 없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막걸리는 죽어서 식초를 남기니, 알코올의 초산 발효과정을 이용한 과학적 지혜가 가히 경이롭다.

양파, 파, 미나리, 부추, 상추 등의 채소에 무즙, 고춧가루, 다진 마늘, 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넣어 쓱쓱 비빈 다음 막걸리 식초로 마무리하면 제 아무리 유별난 미식가라고 해도 두 손을 번쩍 들어버리고 만다.

혀에 착착 감기는 이 맛, 그 어떤 것이 이 맛에 견주랴. 그런데 여기가 어딜까? 과연 어디 가서 맛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걱정 붙들어 매시라. 그냥 길가는 여수사람 아무나 잡고 물어보면 된다. 혹시 머뭇거리거나 모른다면 그 사람은 절대 남도사람이 아니니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시라.

이렇듯 남도의 음식은 별난 생김새와 이름으로 음식을 접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모험처럼 느껴지게 하며 그 맛 또한 쉽게 잊을 수 없다.

낙지탕탕 한 접시면 열 보약 안 부럽다?

금풍생이와 서대
 금풍생이와 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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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맛없는 것들은 가라! 곧 맛있는 것들의 세상이 오리니, 먹어라! 내 시작은 삐쩍 곯았으나 끝은 심히 비대하리니, 나는 이 세상에 맛없는 것들을 구하러 온 전라도의 '미각드라'이니라.
아니? 이 저주받은 죄인이여~ 어쩌려고 이리 삐쩍 골았을꼬? 자, 여기 남도음식들 많이 먹고 축복을 받도록 하여라. 그러나, 아직도 남도의 맛을 모르는 저주받은 죄인들을 위해 오늘도 말씀을 전합니다. 보내소서! 금풍생이, 서대회 말씀… 오늘은 낙지선생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는 기다랗고 단단한 도마 위에 온몸으로 다이빙 하사, 낙지탕탕으로 승화하셨습니다. 그래도 그는 뜨거운 밥을 얼싸 안으사 끝내 참기름으로 온 몸을 범벅이며 재탄생하신 것입니다! 자, 죄인들이여, 먹습니까?

누가 광양의 먹거리를 숯불구이라 했는가? 축 처진 광양한우마저도 이거 한 마리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는 귀하고 기찬 맛, 야들야들하고 팔팔한 그 맛, 바로 낙지다. 즉석에서 한 마리 잡아서 한 입에 꿀꺽, 싱싱한 산 낙지 그대로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어도 열 보약 안 부럽지만 이왕이면 제대로 먹어보자.

천혜의 웰빙식품인 낙지, 열 보약 안부럽다.
 천혜의 웰빙식품인 낙지, 열 보약 안부럽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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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줄 비장의 요리 '(산)낙지탕탕'이다. "탕탕탕탕……." '탕탕'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낙지를 도마에 놓고 칼로 탕탕 쳐서 만드는 요리 과정에서 유래했다. 정확히 말하면 '즉석 산 낙지 비빔밥' 정도로 불러도 무방하리라.

건져온 산 낙지를 깨끗이 손질한 뒤 마늘을 약간씩 넣고 도마 위에서 탕탕 쳐서 난도질을 해댄다. 이어 참기름과 깨, 파와 함께 버무려 내놓으면 연하면서 쫄깃한 육질이 입맛을 쩝쩝 다시게 한다. 여기서 양념과 뜨거운 밥과 김 가루를 넣어 비벼 먹는 고소한 맛은 그야말로 스태미너의 화신이다.

도마위에 산낙지를 올려 놓고 '탕탕탕' 때린다고 해서 '낙지탕탕'이라 불린다. 마늘과 함께 난도질 한 낙지에 참기름과 깨, 파와 함께 버무려 내놓으면 연하면서 쫄깃한 육질이 입맛을 쩝쩝 다시게 한다.
 도마위에 산낙지를 올려 놓고 '탕탕탕' 때린다고 해서 '낙지탕탕'이라 불린다. 마늘과 함께 난도질 한 낙지에 참기름과 깨, 파와 함께 버무려 내놓으면 연하면서 쫄깃한 육질이 입맛을 쩝쩝 다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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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탕탕에 뜨거운 밥과 김가루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고소한 맛은 그야말로 스태미나의 화신이다. 순천 광양지역의 낙지탕탕은 지난 2월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 2일>에 소개되었던 낙지에 참기름과 계란 노른자를 둘러서 먹는 목포지역의 요리방식과 약간 차이가 있다.
 낙지탕탕에 뜨거운 밥과 김가루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먹는 고소한 맛은 그야말로 스태미나의 화신이다. 순천 광양지역의 낙지탕탕은 지난 2월 KBS 2TV <해피선데이 - 1박 2일>에 소개되었던 낙지에 참기름과 계란 노른자를 둘러서 먹는 목포지역의 요리방식과 약간 차이가 있다.
ⓒ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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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에 약간의 간이 배어있어서 고추장과 김을 너무 많이 넣으면 짜다. 고추장 1스푼 반 정도, 김가루는 2스푼 정도 넣고 쓱쓱 비비면… 아, 특별한 조미료 하나 쓰지 않고도 이런 맛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낙지탕탕 한 접시면 열 보약 안 부럽다. 맛은 물론 영양가 면에서도 필적할 상대가 없다. 잘게 다진 낙지탕탕의 꼬들함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고소한 김, 그리고 바지락에서 우러난 국물이 조화를 이루면 비린 듯한 느낌은 어디로 가고 입안이 개운해지니…. 안 먹어봤으면 말을 하지 마시라. 별이 다섯 개! 아, 손이 가요,손이 가. 낙지탕탕 비빔밥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부드럽게 씹히는 낙지와 식감 좋은 바지락국의 만남. 그리 화려하지도 않지만 이거야말로 정말 별미 중에 별미, 진정한 밥 강도다. 흰 쌀밥에 낙지탕탕 한 접시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꾸물꾸물하지만 역시 사람이나 음식이나 겉으로 보고 판단하면 안 될 일이다.

혹시라도 남도에 여행 일정이 잡힌다면 맨 먼저 달려가시라. 그것도 기약이 없다면 이런저런 고민들은 잠시 접어두고 이번 주말에는 남도로 떠나보자. 가족의 손을 잡고 남도의 맛깔스러운 손맛과 넉넉한 인심을 찾아 무작정 떠나보는 것은 또 하나의 행복이다.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는 금풍생이와 탕탕낙지가 기다린다는 사실이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부실한 양반들, 싸게싸게 와서 나를 잡아 잡숴부러랑께~잉!"

덧붙이는 글 | 금풍생이구이와 서대회는 순천 광양지역의 왠만한 식당에서도 맛볼 수 있지만 여수시내의 여정, 유화, 구백, 복춘식당이 유명하다. 산낙지탕탕은 토속적이지도 않고 평범하지도 않아 주메뉴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광양읍 낙지뻘식당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순천 장천동 시청부근의 순광식당에도 같은 메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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