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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출현으로 한차례 타격을 입은 올드미디어는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의 출현으로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올드미디어의 대명사격인 신문은 광고판매와 구독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인쇄매체와 방송매체의 구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면서 신문은 제한적인 광고시장을 놓고 방송매체와 인터넷 매체 등 모든 언론매체와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모바일 스마트 기기가 탄생하기 전에는 언론시장이 방송매체와 인쇄매체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어 각각의 매체들이 고유영역을 확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진 탓에 같은 매체끼리 경쟁은 있었지만 이종 매체 간에는 경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이제 언론시장은 인쇄매체와 방송매체, 그리고 인터넷 매체 간 경계를 뛰어넘는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신문사들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모든 언론매체가 신문사의 경쟁 상대가 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가 1,500만 명에 이르고 태블릿PC가 120만 대 보급되는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보급이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급속한 보급은 독자나 시청자들이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언론상품을 소비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독자나 시청자들이 스마트 기기를 통해 언론상품을 소비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언론상품은 더 이상 인쇄매체와 방송매체의 구분 없이 모든 매체가 글과 영상을 포함하는 유사한 포맷의 언론상품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결국, 스마트 기기를 통해 서비스되는 언론상품의 포맷에서는 방송과 신문의 경계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 초 미국의 언론재벌인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사가 선보인 아이패드 전용 신문 '더 데일리(The Daily)'는 신문매체이지만 아이패드의 터치 기능과 영상재생기능, 그리고 인터랙티브 기능을 적극 활용해 방송매체보다 더 많은 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출현은 매체 간 경계를 허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매체였던 언론의 특성을 개인 매체화하고 있다. 스마트 기기의 출현으로 종이에 인쇄된 신문이나 텔레비전 수상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동일한 내용을 읽고 시청하던 시대에서 언제든지 원하는 정보를 원하는 시간에 찾아서 읽고 시청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게 되면서 기존의 대중매체는 개인매체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언론매체들의 기존 광고전략에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매체의 개인 매체화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매체의 등장, 그리고 종편의 출현 등으로 전통적인 광고 시장이 급속도로 붕괴하면서 생존을 위한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광고를 천편일률적으로 보여주던 예전의 광고  방식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독자들을 직업과 나이, 소득, 교육 수준, 지역 등을 고려해 세분화한 후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일명 '타깃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현재 미국의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타깃광고'다.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의 대표이사 회장인 에릭 슈미트도 최근 인터뷰에서 구글이 앞으로 2~3년간 집중적으로 공략할 광고시장은 '타깃광고'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모바일 스마트 시대, 언론사가 관심을 가져야할 광고 전략은 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감성을 자극하는 기존의 광고형태와 전혀 다른 새로운 방식의 광고 포맷을 개발해야 한다. 새로운 광고 포맷의 개발은 먼저 독자들과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기업들이 보여주고 싶은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광고, 소비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광고를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 말고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소비자가 직접 상품에 대해 홍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일본의 한 회사는 증강현실 기법을 활용한 '아이버터플라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품 판매를 증가시켰다. 회사가 미리 공지한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갖다대면 스마트폰 화면에 나비가 나타나고 이를 잠자리채를 흔들듯이 스마트폰을 흔들어 잡으면 쿠폰이 적립되는 방식이다. 신문사가 일반기업과 공동으로 이러한 기법을 통해 내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나비가 뜬다고 광고하고 이를 잡아오면 쿠폰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방송과 신문의 경계, 영상과 텍스트의 경계를 넘어서면 얼마든지 새로운 광고 포맷의 개발이 가능하다. 독자들은 스마트 미디어에 익숙해지면서 더 이상 정적인 광고를 보지 않게 될 것이다.

종이신문도 모바일 스마트 기기 시대에는 얼마든지 이러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광고주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와 위치기반 서비스를 결합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등 모바일 스마트 기기의 다양한 기능을 십분 활용한 창의적인 광고 포맷의 개발만이 앞으로 제한된 광고시장을 두고 벌어질 무한 경쟁에서 올드 미디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텍사스 주립대, 저널리즘 스쿨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이기사는 국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소셜 미디어, #올드 미디어, #최진봉 , #광고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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