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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8일 오후 3시 33분]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28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 서비스 계획과 LTE폰 요금제를 발표하고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28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TE 서비스 계획과 LTE폰 요금제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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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GB(기가바이트)짜리 영화 다운로드 받는 데 단 2분 36초!"

삼성전자에서 지난 26일 4G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이론적으로 LTE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75Mbps(1초에 약 9.4MB)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LTE폰으로 멋모르고 고화질 동영상을 다운 받았다간 '요금 폭탄'을 피할 수 없다. LTE폰에서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28일 오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발표했다. 예상대로 월 5만4천 원짜리 스마트폰 요금제부터 적용되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없애는 대신 월 9천 원을 추가하면 추가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LTE 안심 옵션'을 신설했다. 하지만 추가 데이터 이용시 최대 속도를 400Kbps(0.08MB/초)로 제한해 간단한 웹 서핑 외에 동영상 감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날 SK텔레콤이 발표한 LTE폰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폐지 비판을 희석시키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우선 요금제 구간을 7단계로 나누고 월정액 요금도 4만2천 원, 5만2천 원, 6만2천 원식으로 비슷한 수준의 3G 올인원 요금제보다 2천 원씩 낮췄다. 또 음성 통화량과 문자메시지 제공량을 줄이는 대신 데이터 제공량을 늘렸다.

월 정액요금이 3만4천 원(부가세 제외)인 'LTE 34' 요금제는 '올인원34'보다 음성이 150분에서 120분으로 30분 줄어든 대신 데이터 제공량이 100MB에서 350MB로 늘었다. 또 월 4만 2천 원인 LTE 42 요금제 역시 올인원44에 비해 음성은 200분에서 180분으로 줄고 데이터 제공량은 500MB에서 700MB로 늘었다.

LTE 서비스 즐기려면 추가 요금 내고 써라?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28일 LTE 스마트폰 서비스 발표 행사장에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던전 디펜더스'라는 이 게임을 15분 정도 즐기는 데도 2MB 정도 데이터가 사용된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이 28일 LTE 스마트폰 서비스 발표 행사장에서 네트워크 게임을 즐기고 있다. '던전 디펜더스'라는 이 게임을 15분 정도 즐기는 데도 2MB 정도 데이터가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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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적용했던 올인원54 이상 요금제다. 올인원54와 비슷한 LTE52 요금제는 음성은 300분에서 250분으로 줄었고 데이터 제공량도 1.2GB에 불과하다. 지난해 무제한 데이터 도입하기 전 제공량인 700MB보다는 많지만 무제한 혜택을 희석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장동현 SK텔레콤 마케팅부문장은 "데이터 사용량 상위 1%가 23%를 쓰고 10%가 72%를 쓰는 등 소수 사용자의 초다량 사용으로 망 안정성에 부담이 된다"면서 "LTE 다수 고객에게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도형 LTE 요금제를 도입했다"고 무제한 데이터 폐지 배경을 밝혔다.

LTE52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1.2GB로 정한 것에 대해 이순건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은 "올인원54 이상 요금제 사용자 80%인 600만 명의 데이터 사용량이 1.1GB 이하여서 동일한 수준으로 설계했다"면서 "(1.2GB 이상을 쓰는) 나머지 20%는 비싸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3G망에서 1.2GB는 적지 않은 양이지만 속도가 '5배 빠른' LTE망에선 고화질 영화 한 편 내려 받으면 사라질 정도로 비교적 '적은' 용량이라는 점이다. 이에 이순건 본부장은 "데이터 고사용 고객은 헤비유저로 보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더 쓰려면) 상위 요금제를 쓰면 된다"고 밝혔다.

결국 LTE 서비스를 충분히 즐기려면 돈을 더 내고 쓰라는 얘기다. LTE 62 요금제(월 6만2천 원)에선 데이터 3GB를 제공하고, 월 10만 원(LTE 100 요금제)을 내면 10GB까지 쓸 수 있다. 추가 데이터 사용량에 대해서는 종량제(1MB당 50원)와 정액제를 결합한 계단식 요금제를 적용해 월 최대 15만 원까지 요금을 부과한다.

3G 스마트폰에선 월 기본료 5만4천 원만 내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지만 LTE 스마트폰에선 기본료 외에 최대 15만 원을 더 내야 하는 셈이다. 반면 KT는 지난 6월 말 4G 와이브로 스마트폰을 처음 출시할 당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했다.

무제한 데이터 폐지, LTE 스마트폰 보급 걸림돌

LTE 요금제가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싸다? SK텔레콤이 28일 발표한 LTE 52 요금제와 기존 3G 올인원54 요금제를 비교한 표. 무제한 데이터를 1.2GB로 줄였음에도 무제한 데이터 평균 이용량인 1.1GB 기준으로 계산해 마치 LTE 요금제가 1600원 더 저렴한 것처럼 분석했다.
 LTE 요금제가 스마트폰 요금제보다 싸다? SK텔레콤이 28일 발표한 LTE 52 요금제와 기존 3G 올인원54 요금제를 비교한 표. 무제한 데이터를 1.2GB로 줄였음에도 무제한 데이터 평균 이용량인 1.1GB 기준으로 계산해 마치 LTE 요금제가 1600원 더 저렴한 것처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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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이날 LTE폰 요금제 발표에 앞서 3G보다 5배 이상 빠른 LTE망을 이용해 고화질 영상통화, HD급 영화 콘텐츠,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등 고용량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TE 가입자 수를 올해 안에 50만 명 확보하고 내년 말까지 500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장동현 부문장은 "LTE 요금제를 설계하면서 고품질 데이터 서비스를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하면서도 기존 3G 요금 대비 비싸게 느끼지 않게 고민했다"면서 "3G에서 무제한 제공한 데이터 사용량을 가지고 전체적인 그룹을 나눠 설계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LTE망에서 HD 동영상 같은 고품질, 고용량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데이터 사용량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존 3G 사용량 기준대로라면 LTE폰으로 가끔 영화 한 편 보려는 평범한 이용자들조차 '헤비 유저'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오는 10월 1일부터 LTE 주파수 대역폭을 기존 단방향 5MHz에서 10MHz로 넓혀 LGU+ 수준의 정상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용 지역이 서울 등 일부 지역에 한정되는 걸 감안해 내년 2월까지 데이터 기본량을 50% 추가 제공하고 LTE 62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 한해 'LTE 안심 옵션'도 무료로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 이외 수도권과 광역시 등 전국 28개시는 내년부터, 전국망은 2013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삼성 갤럭시S2 LTE를 시작으로 다음날 HTC 레이더4G를 출시하고, 다음달 LG 옵티머스LTE, 삼성 갤럭시S2 HD LTE, 8.9인치 LTE 태블릿 등 LTE 스마트폰 6종과 태블릿 1종을 올해 안에 선보이기로 했다.

무제한 데이터 폐지는 네트워크 품질을 걱정하는 통신사 처지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LTE 단말기 보급엔 당분간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와이파이망 열세를 극복하려 3G 무제한 데이터를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 결국 1년만에 부메랑이 된 셈이다.


태그:#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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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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