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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인 박원순 변호사가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까지 포스코 사외이사를, 2003년 3월부터 이달 초까지는 풀무원홀딩스사외이사를 지낸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 변호사가 5년여간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내며 총 37차례 열린 이사회에 29차례 참석했다. 그리고 받은 보수는 △ 2004년 4200만 원 △ 2005년 4600만 원 △ 2006년 4800만 원 △ 2007년 5520만 원 △ 2008년 5400만 원 △ 2009년 1억1180만 원으로 총 3억57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23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보수가 있었는데 전부 다 기부했고, 심지어는 스톡옵션까지 다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또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재직 시절인 2006년 희망제작소가 삼성에서 7억 원의 후원금을 받은 뒤 삼성에 대한 비판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부자들이 내는 돈을 이런 모금전문기관(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이 받지 않겠다 하는 것도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23일 TV토론에서 "재벌기업이 후원을 하면서 그냥 정말 선의로 후원을 한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박영선), "부자에게 돈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정당하고 도덕적이라는 것인가"(신계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박 변호사는 23일 MBC<뉴스데스크>와 인터뷰에서 "헐뜯고 공격하는 모습이 아니라 정말 시민들의 삶을 바꿔내고 도시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비전과 정책 컨텐츠로 경쟁하자"고 말한 후 "웹사이트에 한두 달 지나면 장부까지 다 공개돼 있다"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삼성 후원금 문제는 이미 알려진 사실

이처럼 이번 논란은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제기한 것은 아니라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들이 먼저 제기한 것이 흥미롭다. 안타깝다. 사외이사와 삼성 후원금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아직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가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 사외이사를 지낸 것을 그 동안 숨겨오다가 이번에 드러났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겨레>는 2004년 3월 1일자 <대기업 사외이사 힘 강화 '대세'> 기사에서 "포스코는 새로 선임될 사외이사 후보에 과거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운동을 벌인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와 제프리 존스 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를 포함시켰다"고 보도했었다.

<아이뉴스>는 2006년 3월 26일 <풀무원홀딩스, 주총서 남승우 대표 재선임> 제목 기사에서 "(풀무원홀딩스)는 주총 결과 이사에는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대표이사와 이규석 풀무원건강생활 대표이사가 재선임됐고 사외이사에는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총괄상임이사가 3년 임기로 재선임됐다"전했었다.

이처럼 박원순 변호사의 포스코와 풀무원홀딩스 사외이사는 다 아는 사실이다. 만약 박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지낸 것을 비판하려면 그때 해야 했다. 그러므로 지금 와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기업 사외이사를 지냈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보수세력이 박 변호사에게 덧칠하기 위해서 사외이사와 삼성 후원금 받은 것을 비판하면 모를까. 같은 목적을 향해 가는 민주당 후보자들이 이를 비판하는 것은 '딴죽걸기'에 불과하다.

대기업 사외이사가 시민단체 활동을 한 박 변호사의 삶에 흠결을 주는 것도 아니다. 사외이사를 고위 공직자 출신 또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만으로 채워 그들만의 리그로 만드는 일부 대기업보다는 박 변호사 같은 시민단체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감시 눈길을 더 매섭게 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 진보를 위해 훨씬 낫다. 앞으로 시민단체나 기업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사외이사로 들어가 감시를 더 강화하도록 힘써는 것이 진보세력이 할 일이다.

'정권 실세' 전관예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박 변호사 사외이사 경력과 삼성후원금 논란을 보면서 이명박 정권들어 '전관예우'을 통해 한 달에 1억 원 이상씩 받았던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생각난다. 정 전 민정수석은 BBK 검찰 수사 발표 직전인 2007년 11월 23일 검찰 옷을 벗고, 26일 법무법인 바른으로 출근했고,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대통령인수위원회 들어가 한 달에 1억 원이라는 시민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돈을 받았다.

정동기가 문제가 된 것은 인수위에 들어간 것만 아니라 2007년 대선 정국에서 가장 첨예했던 도곡동 땅 관련 의혹에 대해 이명박 후보에게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의 형인) 이상은씨가 갖고 있던 도곡동 땅 지분은 이씨가 아닌 제3자의 차명 재산으로 보인다. 그 땅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 모른다"(도곡동 땅 검찰수사 중간발표-2007.08.13)

이런 사람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민정수석을 지낸 정동기를 감사원장에 내정했었다.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보수언론까지 "정동기는 안 된다"고 비판하자 결국 정동기는 '후보자' 딱지를 떼지 못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도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와 국회의원을 겸직한 것이 드러났다.

이들 외에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은 2007년 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약 14개월 동안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인 서울신용평가정보(서신평) 고문으로 일하면서 모두 4500만 원을 받아 논란이 있었다.

특히 백 실장은 서신평 고문으로 활동할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민간위원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겸하고 있었다. 백 실장은 2007년 12월부터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약 2달간 서신평의 고문료도 함께 받아온 것이다.(2011.6.8 <오마이뉴스> 정진석 이어 또...백용호 부산저축 계열사 고문 활동)

민주당 경선룰 조건 없이 수용한 박 변호사 배워야

박원순 변호사와 이들은 바로 여기서 다르다. 박 변호사는 권력을 이용하거나 개인용도로 사외이사직을 수행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사외이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비판하면 야권통합을 위해서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에게 빌미를 줄 뿐이다.

민주당 후보자들이 박 변호사를 비판할 때 박 변호사는 민주당식 후보단일화 경선룰 "조건 없이" 수용했다. <오마이뉴스>는 2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박 변호사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약 40분간 면담한 뒤 "민주당이 주장해온 여론조사 3, 패널경선(TV토론 후 배심원평가) 3, 국민참여경선 4라는 경선룰을 받아들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박 변호사를 서울시민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부탁한다. 사외이사 비판말고, 민주당 경선룰 수용한 박 변호사에게 배워야 할 것이다. 민주당 후보와 박 변호사가 정책을 놓고 치열한 논쟁과 토론으로 진검승부를 벌여 야권단일후보가 선출되기를 서울시민들은 기대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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