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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에 터를 잡고 살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무엇보다도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입니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산수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작은 텃밭에 야채를 심어 손수 가꾸어가는 재미는 이루 말 할 수가 없습니다.

 손수 가꾸어 수확을 한 과일과 야채(블루베리, 토마토, 오이, 가지 등)
 손수 가꾸어 수확을 한 과일과 야채(블루베리, 토마토, 오이, 가지 등)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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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심은 상추, 고추나무 4그루, 가지 4그루, 호박 2그루, 오이 2그루, 토마토 4그루에서 여름 내내 매일 아침 조금씩 수확해 밥상에 올렸는데, 그 싱싱한 야채들을 먹는 느낌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호박과 가지는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까지도 열리고 있고, 오이도 끝물이지만 종종 열려주어 우리들의 밥상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싱그러운 기쁨을 줍니다.

 지금까지도 열려주는 호박과 오이
 지금까지도 열려주는 호박과 오이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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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농사가 끝나고, 이제 배추와 무 농사를 지을 때가 되어 지난 8월 28일 구례장에 가서 배추모종을 사왔습니다. 작년에는 씨를 뿌렸는데 씨를 뿌리는 것보다 모종을 심는 것이 훨씬 더 잘 자라고, 병해도 없다는 이웃집 혜경이 엄마의 말을 따른 것이지요.

작년에는 배추씨와 무씨를 뿌려서 배추 40포기 무 50포기를 수확하여 김장을 해결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무는 예년처럼 그냥 씨를 뿌리고, 배추만 모종을 심기로 했습니다.

 구례장에서 사온 배추모종 50포기
 구례장에서 사온 배추모종 50포기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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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장에서 배추 50포기 모종 한판을 사와 그날 오후에 텃밭에 심으려고 하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보니 비닐을 씌워주면 병해도 없고 훨씬 더 잘 큰다고 하였더군요. 그래서 비닐을 수평상회에서 좀 얻어왔어요.

혜경이 엄마는 "요즈음 햇볕이 너무 강해서 비닐을 씌우면 힘들어 할 것 같은데요"라고 하기에, 절반은 씌우고 절반(그것도 비닐이 모자라서)은 그냥 심었어요.

 절반은 비닐을 씌워 심고(8월 28일).
 절반은 비닐을 씌워 심고(8월 28일).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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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반은 비닐을 씌우지않고 심었는데...(8월 28일)
 절반은 비닐을 씌우지않고 심었는데...(8월 28일)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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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틀이 지난 다음날 아침 텃밭에 나가보니 비닐을 씌운 쪽은 배추모종이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었어요. 씌우지 않는 쪽은 생생하게 잘 자라는 데 말입니다.

그 원인을 알아보니 역시 혜경이 엄마가 예측을 했던대로 날씨가 워낙 뜨거워 비닐을 씌운 쪽은 배추모종이 익어버린 것이었어요. 요즈음 불볕더위가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비닐을 쒸운 쪽(우측)은 불볕 더위에 시들어 버리고, 비닐을 쒸우지 않은 쪽(좌측)은 싱싱하게 자라났다(9월 2일)
 비닐을 쒸운 쪽(우측)은 불볕 더위에 시들어 버리고, 비닐을 쒸우지 않은 쪽(좌측)은 싱싱하게 자라났다(9월 2일)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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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이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모종 전체가 망조가 들 뻔했는데, 그래도 덕분에 절반은 건진 셈이지요.

"그러기에 내가 뭐랬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닐을 씌우며 요란을 떨더니 배추모종만 죽였지 않아요."

아내한테 혼나가며 우리는 배추모종을 다시 구해 와서 그 반쪽에 다시 심었습니다.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더니 잘 알지도 못하면서 비닐을 씌운 내가 잘못이지요.  그러니 아내한테 혼나도 싸지요.

 다시 모종을 하여 심은 배추(우측)와 비닐을 씌우지 않은 쪽(좌측)의 비교(9월 14일)
 다시 모종을 하여 심은 배추(우측)와 비닐을 씌우지 않은 쪽(좌측)의 비교(9월 14일)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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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비닐을 씌우지 않는 쪽은 배추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비닐을 벗기고 다시 심은 나머지 절반은 이제 겨우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허지만 절반의 성공 그 자체로 만족해야겠지요? 요즈음은 아침마다 핀셋을 들고 벌레를 잡느라 씨름을 하고 있습니다. 벌레들이 배추를 어찌나 잘 갉아 먹던지.

 벌레가 갉아 먹은 배추. 매일 아침 벌레를 잡느라 씨름을 하고 있다.
 벌레가 갉아 먹은 배추. 매일 아침 벌레를 잡느라 씨름을 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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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농사는 경험에 의해서 짓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혜경이 엄마 말대로 굳이 비닐을 씌우지 않았더라면 고생도 덜하고, 나머지 절반도 싱싱하게 자라났을 텐데 말입니다. 아무튼 배추농사 절반의 성공(?)을 건지면서 많은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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