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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부터 2011년 <오마이뉴스> 지역투어 '시민기자 1박2일'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투어에서는 기존 '찾아가는 편집국' '기사 합평회' 등에 더해 '시민-상근 공동 지역뉴스 파노라마' 기획도 펼쳐집니다. 맛집, 관광지 등은 물론이고 '핫 이슈'까지 시민기자와 상근기자가 지역의 희로애락을 낱낱이 보여드립니다. 8월 지역투어 지역은 강원도입니다. <편집자말>
 이명박 대통령과 평창 2018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관계자 등이 6일 오후(현지시간) 남아공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가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2010년 F1 그랑프리 대회,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내에서 행사를 개최했거나 개최가 확정된 국제 스포츠행사들이다. 국제 스포츠행사는 아니지만 지난해 열린 G20 정상회담 때도 정부와 상당수 언론은 마치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라질 만큼 막대한 경제 효과와 위상 제고를 낳는 것처럼 홍보했다. 이에 더해 이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됐다. 이미 끝난 경우를 제외하면, 최근 개최가 확정된 행사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런데 이런 각종 국제 스포츠행사나 국제회의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주장했던 경제적 효과를 낳았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대규모 재정 부담을 안기고 행사 준비를 위해 건설된 대형 시설물은 만성적인 운영적자에 시달리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보통 이같은 국제 행사는 임기 안에 과시형 실적을 만들고 싶은 정권이나 지자체장에게는 더없이 좋은 소재다. 대형 행사를 유치해 국가경제나 지역경제가 금방이라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선전할 수 있는 한편, 이들 행사 준비 과정 및 행사 기간 동안 언론의 대대적인 조명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효과가 64조 원... 속으셨습니다

 

여기에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국제 규격의 경기장 등 대규모 시설을 지어야 하므로 건설업계와 지역의 토착 이해세력도 행사 유치를 선호한다. 관련 스포츠 단체나 스포츠업계도 이런 행사 유치에 열을 올린다. 

 

행사 관련 시설이 들어서는 주변 지역주민 역시 개발자금이 쏟아져 들어오는데다 행사 등을 소재로 집값이 오르게 돼 반길 수밖에 없다. 특히 언론이 정부나 지자체의 보도자료를 별다른 검증 없이 홍보성 기사로 소개하면 지역주민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특효약인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도 똑같은 과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2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실사단을 환영하고 있는 주민들

특히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해 찬양 일변도의 애국주의적 보도가 봇물을 이루었다. 이런 탓에 대다수 국민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실질적 효과를 따져 보기도 전에 국운 융성의 전기를 맞은 것처럼 환호부터 했다. 아마도 지역 발전에서 소외감을 느껴온 강원도민의 심정은 더했을 것이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유치는 금방이라도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이 나라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 놓을 '황금알'이 아니다. 냉철하게 한 번 따져보자.

 

우선 그동안 애국주의적 열풍에 휩싸여 봇물을 이뤘던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대중 영합적 보도를 점검해 보자. 그 동안 언론의 대중영합적 보도에 문제가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현대경제연구원의 급조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동계올림픽의 경제효과를 부풀리는 작태는 매우 우려할 수준이었다.

 

언론들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해 직접효과 21조1000억 원에 간접효과가 43조8000억 원으로 동계올림픽 유치의 경제효과가 64조 원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우선, 직접 경제효과는 대부분 세금 투입 효과일 뿐이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경기장·교통망·숙박시설 등에 투입되는 재정투자액이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직접효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효과는 같은 규모, 같은 종류의 재정사업을 벌이면 똑같이 발생한다.

 

각종 국제 행사 유치를 통해 단기간에 벌어지는 대규모 시설 건립 사업은 건설업계의 매출을 올려주고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 등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지역경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는 자력성장의 경제생태계를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또한 사업성이 있든 없든 세금을 많이 쓰면 쓸수록 경제효과는 커지게 되는 반면, 문화·복지·교육 등 다른 사업 예산은 상대적으로 줄게 된다. 따라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입증하려면 같은 투자예산이 다른 곳에 쓰일 때에 비해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는지를 따져야 한다. 하지만 해당 연구소와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서는 재정지출 효과의 타당성이나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

 

직접 경제효과는 그나마 근거라도 있지만, 간접 경제효과로 가면 판타지에 가깝다. 문제의 보고서는 평창이 세계적 겨울 관광지로 부상함에 따라 10년간 32조2000억 원의 추가 관광효과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지 못한다.

 

 <도표1> 환율과 여행수입의 상관관계 추이. (주) 한국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SUNDEX연구소 작성.

<도표1>에서 보는 것처럼 국내 관광수입은 한국 최대 관광 수요국인 일본의 엔화 및 기축통화인 달러 환율에 대부분 연동한다. 예를 들어, 외환위기 이후 환율이 치솟았던 1999년에는 68억달러 가량의 관광수입이 발생했으나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와 한·일월드컵대회가 동시에 치러진 2002년의 관광수입은 59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후 환율이 폭등한 2008년 이전에는 계속 50억~60억 달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002년 두 개의 대규모 국제 스포츠행사에 따른 관광수입 증대 효과는 현실에선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대규모 국제 행사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 등이 늘어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명확하지 않다. <도표2>에서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과 1989년에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다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때는 시장개방과 이른바 3저 호황으로 국내 경제가 10%가 넘는 고성장을 구가했던 영향이 훨씬 컸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 스포츠행사인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이 함께 열린 2002년을 전후한 3년(2001~2003년) 동안에는 외국인 직접투자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줄어들었다.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하고 '쪽박'

 

또한 2002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부산의 지역내 총생산(GRDP)과 국내 GDP 추이를 함께 비교해보면 이같은 국제 스포츠행사의 경제적 효과를 짐작해 볼 수 있다. 1986년 이후 부산의 지역총생산 성장률은 전국 성장률보다 대체로 낮았다. 다만 부산 아시안게임과 한일월드컵 개최 1년 전인 2001년 두 대회 준비를 위해 경기장 등 대규모 시설 개발사업을 벌인 결과 전국 대비 약 3% 더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기는 했다. 하지만 정작 아시안게임이 열린 2002년에는 전국 평균보다 약 1.8% 더 낮은 성장률을 보였고 비슷한 추세는 그 이후 지속되고 있다.

 

 <도표2> 직접투자수지 및 부산 지역내 총생산 성장률 추이. 한국은행 자료 바탕으로 SUNDEX연구소 작성.

 

국제 스포츠행사 유치가 재정 투입으로 대규모 시설건립 사업을 진행할 때 반짝 경기를 불러일으킬 뿐 지속적인 지역 경제활성화 효과는 거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더구나 반짝 경기가 끝난 다음에는 행사를 위해 지어진 대규모 시설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매년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의 운영 적자를 내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부산의 경우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시설 유지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경륜사업에서도 매년 60억~140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는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고 결국 막대한 세금 낭비 및 지자체 재정적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라고 사정이 크게 다를까? 캐나다 밴쿠버는 로키산맥을 낀 최고의 관광지로 꼽히는데도 2010년 올림픽 개최에 따른 관광수입이 5000억 원 정도로 추산됐다. 파급효과까지 따져도 1조 원 남짓일 것이다. 그런데 평창 동계올림픽의 효과가 어떻게 32조 원이나 될 수 있을까? 11조6000억 원으로 잡은 국가 브랜드 제고 효과도 구체적 근거는 없다.

 

경제효과 과대 포장술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의 경제효과를 최대 24조 원으로 추산한 삼성경제연구소도 마찬가지다.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국제회의의 경제효과를 운운하는 것부터가 사실 난센스였다. 더구나 해당 보고서는 정상회의 개최로 2002년 월드컵 수준을 상회하는 기업 홍보효과와 수출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게 도대체 납득이 되는 주장인가.

 

또한 이미 장밋빛 경제효과를 선전했던 포뮬러원(F1) 그랑프리 대회로 전라남도와 영암군은 빚더미에 앉았고, 13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날 거라던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역시 대회를 치르기도 전에 인천시에 빚폭탄을 안기고 있다.

 

기왕 유치한 행사이니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기대 난망이다. 당장 인천공항철도도 적자에 허덕이는 판에 국토해양부는 인구 20만인 춘천까지 9조 원을 들여 케이티엑스(KTX)를 깔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여야는 앞다퉈 '삽질사업'을 밀어줄 기세다. 허황된 경제효과는 이렇게 토건족 정부와 정치인, 건설 대기업, 부동산 투기꾼들을 먹여 살리는 포장술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뒤에 남는 빚잔치는 누가 치르게 되는가.

 

그 어떤 겨울올림픽 개최 국가들보다 더 많은 시설 투자를 해야 하는 평창올림픽은 가뜩이나 막대한 공공부채를 쌓아놓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기는 반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끝나지 않는 단발성 행사가 될 공산이 크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발표되자, 정병국 문화체육부 장관(맨 왼쪽)이 박수를 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이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대한빙상연맹회장(제일모직 사장)

 

한국은 개발연대 시절의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행사 유치 등을 통한 '한방 신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열망도 그런 환상이 빚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방'으로 한국경제가 좋아질 거라는 신화는 말 그대로 환상이다. 우리는 이미 월드컵을 개최했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부산과 인천 아시안게임, F1그랑프리 대회도 유치했다. 그 모든 행사들마다 모두 엄청난 경제효과를 가진 것처럼 포장됐다. 그런데 우리 경제가 발전하고 서민의 삶이 개선됐는가?

 

또한 막대한 세금을 들여 짓고 난 뒤 남겨진 평창올림픽 시설들은 이후 얼마나 활용될 것인가? 대도시에 지어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시설도 잘 활용되지 않는데, 겨울스포츠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의 평창이라는 소도시에서 얼마나 이 시설들이 활용될 것인가? 강원도 입장에서 생각하더라도 행사 준비에 따른 각종 시설은 국고 지원 등을 통해 건설한다고 해도 행사 이후 시설 운영관리에 들어갈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빚 잔치'에 환호하고 눈물흘린 우리... 그 다음은?

 

지난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캐나다 밴쿠버는 겨울올림픽을 치를 기본 시설이 다 돼 있어서 시설투자 비용과 대회 운영비용 등으로 3조 원 남짓을 썼음에도 이후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다고 한국경제와 강원도 경제가 구조적으로 개선될 리 없다. 오히려 평창 동계올림픽을 명분으로 최소 10조 원 가까운 건설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에 재정이 투입되는 동안 문화·교육·복지·과학기술 투자 예산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삼성의 이건희 회장, 건설 대기업과 그들의 광고를 받는 언론들과 평창에 선투자한 부동산 부자들은 좋아해도 되지만 평범한 시민은 빚 잔치를 좋아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다. 한국의 경제사정에 맞게 검소하면서도 스포츠를 통한 인류의 제전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당연히 겨울올림픽 유치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대중스포츠에 대한 예산지원은 쥐꼬리만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에게 산더미 같은 빚을 안기면서 토건산업을 먹여 살리는 방식으로 동계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는 의문이다.

 

기왕에 유치한 행사이니 중앙정부와 강원도는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대규모 토건개발 방식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국민이나 강원도민은 양극화 등 국내 사회경제의 문제는 스포츠행사 한방, 개발 한방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오히려 이 같은 개발신화, 한방신화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 토대를 건전하게 하고 우리 아이들의 몸과 마음과 두뇌를 튼튼히 하는데 투자해야 한다.

 

특히 겨울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환영하신다는 분들은 다른 방식으로 요구해야 한다. 지금 중앙정부나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동계올림픽 유치 비용의 10분의 1만 대중스포츠를 확대하고 선수들 여건을 개선하는데 쓰고, 시민들 스포츠 관람료 낮추는데 쓰라고 요구해 보라. 아마도 동계올림픽 유치를 통한 것보다 더 큰 겨울스포츠 대중화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지역투어 로고

덧붙이는 글 | 선대인 기자는 선덱스(SUNDEX)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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