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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수정 : 19일 오전 9시 53분]

조남호 '청문회 대응문건'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어눌하게 답하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라는 제목의 문건을 이용한 것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라는 제목의 문건을 이용한 것이 카메라에 포착되었다.
ⓒ 월간 <참여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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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용한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라는 제목의 문건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이용한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라는 제목의 문건
ⓒ 월간 <참여와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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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국회 청문회 대응문건'에서 주문한 대로 국회 청문회 답변에 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마이뉴스>가 정동영 민주당 의원실과 노동시사 월간지 <참여와 혁신>을 통해 입수한 '청문위원들의 공격적 질의에 대비한 답변 키워드'라는 제목의 문건을 보면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다소 어눌하게 답변하라"고 주문하는 등 세밀한 대응전략이 적혀 있다.

조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자주 아래를 쳐다보았으며, 다소 어눌하면서 느리게 답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지어 대응문건에서 주문한 대로 의원이 질문한 뒤 약간의 뜸을 들인 후 답변하기도 했다.

국회 청문회 대응 문건은 ▲ 답변자세 ▲ 쟁점-질문의도(공격포인트)-Real Story(조남호의 진실) 등 크게 '두 가지'로 구성돼 있다. 먼저 답변자세는 답변속도와 화법, 얼굴표정, 부정표현, 호소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답변속도'에서는 "(청문회는) 인내력 싸움"이라며 "눈을 감았다 뜨고 심호흡 등 답변속도 조절"하라고 적시했다.

'화법'에서는 "지루할 정도로 느리고 다소 어눌하게, 호소하는 어투로 답변"하고 "의원 질문 후 답변 시작 전 일정 시간간격을 둘 것"을 주문했다. "즉답지양"하고 "뜸을 들일 것"이라는 것이다.

'얼굴표정'의 경우 "똑똑하고 날카로운 인상 지양"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이라고, '부정표현'에서는 "(정중하게) 사실이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라고 주문했다. "아닙니다/예" 등 "즉답지양"하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저희 회사가 제일 고통스러움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는 호소전략도 들어 있다.

이어 '청문회 대응 문건'은 ▲ 출국이유 ▲ 청문회 개최 ▲ 국회 경시 등을 '쟁점'으로 제시한 뒤 각각의 쟁점에 대응하는 질문의도를 적시하고 그에 따른 '조남호의 진실'을 적극 해명하라는 요구했다. 각각의 쟁점에 대응하는 '조남호의 진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번 출장은 선주와 약속된 예정된 일정이며 수주활동을 위한 불가피한 출국으로 청문회 개최 여부는 자세히 몰랐으며 본의 아니게 불필요한 오해와 심려를 끼친 점에 사과하나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님."

이러한 문건을 두고 정동영 의원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재용 사장은 조남호 회장을 제대로 보좌하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따위 커닝페이퍼를 누가 썼냐?"며 "이런 커닝페이퍼를 써서 청문회를 우롱한 것을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전날(17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은 "요새는 청문회 컨설팅회사도 생겼느냐"며 "누가 얘기하던데 조남호 회장이 청문회 컨설팅을 열심히 받고 있다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1신 : 18일 오후 1시 46분]

"당신은 재벌 아들, '해고 살인' 아는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18일 국회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주익 지회장의 사진을 들고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질타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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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 대회의실(본청 622호)에서 지난 2003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 동영상이 상영됐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김 지회장과 곽 조합원, 박창수 위원장을 호명한 뒤 "장례식에는 한번이라도 가봤냐?"고 물었고, 조 회장이 "안 가봤다"고 대답하자 "이 자리에서라도 동영상으로 (장례식을) 보기 바란다"며 동영상을 상영한 것이다.

동영상에는 추도사를 낭독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모습도 보였다. 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현재 225일째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투쟁중이다.

동영상이 끝나자 울컥한 정동영 의원은 "이분들은 증인이 죽인 사람들이고, 증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있을 사람"이라며 "유족들에게 한번이라도 사과했나?"라고 물었다. 

하지만 정 의원에게 돌아온 조 회장의 답변은 "없었다"였다. 이어 조 회장은 "본인이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서 오늘 의원님의 질타를 받아들인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정 의원은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말한 뒤 "증인은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서 해고가 무엇인지 모르고 해고 없는 인생을 살았다"며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소리쳤다.

한편 정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후 청문회 2시 반쯤 김진숙씨 전화 연결해서 조남호 회장에게 직접 질문하도록 해보겠다"고 예고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왼쪽)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으로부터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 박창수 위원장을 알고 있나"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도경정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대표(오른쪽)가 울분을 이기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18일 오전 국회 환노위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으로부터 "김주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 박창수 위원장을 알고 있나"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이를 지켜보던 도경정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대표(오른쪽)가 울분을 이기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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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동영 의원과 조남호 회장이 주고받은 대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증인은 그렇게 국회에 나오기 싫으셨나? 국회 무시하고, 민주주의 능멸하고…. 국회 무시는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 투표권 있으시죠?
"네."

- 민주주의 권리, 재벌특혜는 누리면서 민의의 전당은 무시해도 되나? 그동안 한진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몇 명인가?
"두 분으로 알고 있다."

- 박창수 위원장은 한진 사람 아니었나?
"위원장 두 분으로 알고 있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표정이 잔뜩 굳어 있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표정이 잔뜩 굳어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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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주익 지회장 사진을 들어올리며) 이 사진 속의 사람을 알고 있나?
"잘 모르겠다."

- 모르겠나? 2003년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85호 크레인에서 넉달 버티다가 자신의 밥통을 올려주던 밥줄에 목을 맨 한진의 노조지회장이다. (곽재규 조합원의 사진을 들어올리며) 사진 속의 이 사람은 누구인가?
"잘 모르겠다."

- 곽재규 조합원이다. 김주익 지회장이 목을 맸을 때, 그래도 회사가 끄떡 안 할 때, 김주익 지회장 죽음에 죄책감 느끼고 도크에 몸을 던진 사람이다. (박창수 위원장 사진을 들어올리며) 사진 속의 이 분 모르겠나?
"예."

- 91년 한진 노조위원장이다. 감옥에서 나온 뒤 의문의 타살을 당한 사람이다. 장례식에는 한번이라도 가보셨나?
"안 가봤다."

- 이 자리에서라도 동영상으로 보기 바란다(이후 김재익 지회장과 곽재규 조합원 장례식이 담긴 동영상 상영). (울컥하며) 증인이 오늘 이 자리에 나온 이유이다. 이분들은 증인이 죽인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원래 죽을 운명이었나? 증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있을 사람이다. 증인! 유족들에게 한번이라도 사과했나?
"없었다."

- 어떻게 생각하나? 사장, 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한말씀 해보라. 국민은 증인의, 인간의 얘기를 듣고 싶어한다.
"본인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과 드리겠다. 본인이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인지를 못했고, 오늘 의원님의 질타를 받아들이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 증인, 사람을 죽이지 말라. 기업을 왜 하나?
"알겠다."

-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 해고는 살인이다. 증인은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서 해고가 무엇인지 모른다. 해고 없는 인생을 살았다. 해고는 살인이다. 한진에서 그동안 자른 사람 몇 명인가. 비정규직 자른 사람 몇 명인가. 한진 조합원 숫자가 지금 800명 남았다.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말라.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왼쪽)이 오전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장을 나서자, 도경정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대표가 조 회장의 팔을 붙잡고 정리해고 철회를 애원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왼쪽)이 오전 청문회를 마치고 청문회장을 나서자, 도경정 한진중공업 가족대책위 대표가 조 회장의 팔을 붙잡고 정리해고 철회를 애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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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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