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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 지금 내 눈앞에 벌어진 일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런 쓸모없는 일을 계획하고 국민 혈세를 아낌없이 퍼붓는 이들은 과연 누구인지 참으로 참담합니다. 어처구니없는 눈속임 현장 앞에서 분노를 넘어 진한 슬픔이 밀려옵니다.

 

한강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변을 녹색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럴싸한 '오세훈 녹색'의 실체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이었습니다. 

 

한강 변에 누런 그물망이 흉물스럽게 놓여 있습니다. 그물이 떠밀리지 않도록 촘촘히 플라스틱 막대를 박아놓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플라스틱 막대는 뽑혔거나, 허공에 떠 있거나, 아예 뽑혀 뒹굴고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의도, 반포 등 이명박 전 현대건설 사장이 한강종합개발로 만든 강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대신 잔디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발길이 조금 덜한 곳에는 기존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심는 기막힌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어떻게 심느냐고요? 세계인이 깜짝 놀랄만한 오세훈 시장만의 아주 특별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심은 오세훈 시장의 능력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어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명박 사장'이 만든 콘크리트 위에 먼저 긴 방부목을 세 겹으로 쌓았습니다. 그리고 그 높이만큼 흙을 부었습니다. 그러나 흙이 있다고 잔디를 심으면 그대로 떠내려가겠지요. 그래서 오 시장이 생각해낸 묘안이 흙을 그물망으로 덮은 것입니다. 그물망을 단단히 고정하기 위해 플라스틱 말뚝을 일정한 간격으로 박았습니다. 

 

경사진 콘크리트 위에 흙을 덮고 잔디를 심었습니다. 드디어 한강 변이 그 누가 봐도 멋진 녹색으로 변신하였습니다. '오세훈표 녹색 포장사업'이 완성된 것입니다. 그런데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잔디는 사라지고 엉망이 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곳은 비가 오면 수위가 상승해 물에 잠기는 곳입니다. 결국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이 오 시장이 잔디를 심은 그물망 아래 흙을 쓸어갔습니다. 그물망을 고정하는 플라스틱 막대기들이 허공에 떠 있는 것은 그만큼 깊이의 흙이 유실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물 위 잔디는 사라진 지 이미 오래고, 흙조차 유실되니 고정 플라스틱 막대는 엎어지고 빠지고, 마침내 '오세훈표 녹색포장'은 흉물이 됐습니다. 

 

그물을 고정하기 위해 막대를 박은 것입니다. 그러나 흙이 유실되니 플라스틱 막대는 그물에 걸려 겨우 떠내려가지 않고 버티는 코미디가 벌어졌습니다. 

 

잔디를 심기 위한 그물망에 잔디는 보이지 않고, 벽돌이 놓여 있는 곳도 많습니다. 고정용 막대가 들뜨기 시작하니 임시방편 용으로 눌러 놓은 것이겠지요. 이게 한강르네상스라니···.  지나가는 개가 들어도 웃을 판입니다. 

 

발길을 조금 옮기자 이번엔 잔디 대신 찔레나무를 심어놓았습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산에 사는 찔레나무를 강물에 잠기는 곳에 심다니요. 찔레가 수생식물입니까? 물에 잠긴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일은 흙이 유실된 까닭에 찔레나무들이 뿌리를 허공에 드러낸 채 말라죽어 간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직접 현장을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이건 5세 이상의 정상적인 상식을 사람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5세 훈이표' 녹색포장은 결국 국민의 눈을 속이는 가짜 녹색이었습니다. 2년도 가지 못할 가짜 녹색을 위해 국민 세금을 아낌없이 펑펑 쓴 것입니다.

 

엉망이 된 가짜 녹색을 오래도록 그대로 방치할 수 없겠지요. 걷어내는 작업을 위해 또 얼마나 많은 혈세를 퍼부어야 할까요? 오 시장은 이런 '미친 짓'에 국민 세금을 펑펑 쓰면서, 아이들 점심 한 끼 먹이면 나라가 망한다고 걱정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잔디가 아직 안착이 안 돼 떠내려갔다며, 다시 보수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몇 년이 되어야 잔디가 안착돼 떠내려가는 일이 없을까요? 집중호우로 매년 수차례씩 잠기는 곳인데, 언제 잔디가 안착될 지 참 궁금합니다.

 

물길의 흐름은 생각하지 않고 잔디 안착만 노래 부르는 서울시의 안일한 행정이 안타깝습니다. 잔디가 안착될 그날까지 앞으로 매년 보수 비용으로 쓰일 국민 혈세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오세훈 시장님, 그냥 걷어내시지요. 그게 더 이상의 혈세 낭비를 막는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강물 따라 흘러가버린 국민 혈세보다 더 큰 문제가 여기 있습니다. 오세훈표 가짜 녹색 때문에 일어나는 재앙입니다. 가짜 녹색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강물 가까이 내려가니 악취가 진동합니다. 강물이 썩고 있는 것입니다.

 

오 시장은 흙을 붓기 전에 콘크리트 위에 부직포를 깔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강물 속에서 썩어가는 겁니다. 더 놀라운 일은, 강물 속으로 흙이 유실되며 흙탕물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오세훈표 가짜 녹색으로 인해 한강의 수질이 더 악화하는 것입니다. 국민 혈세는 퍼붓고, 한강은 더 썩어가고... 이게 바로 '한강 걸레상스'의 진실입니다.

 

뚝섬 강변 한강르네상스에선 어떤 일이

 

이번엔 뚝섬 강변으로 자리를 옮겨보겠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이전보다 더욱 비참했습니다. 이곳은 잠실에서 가까워 많은 사람이 찾는 강변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명박 현대건설 사장이 만들었던 강변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틈새가 있는 콘크리트로 새롭게 제방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흙을 붓고, 그물을 덮어 잔디를 심었습니다.

 

그러나 콘크리트 위에 심었던 잔디는 모두 유실되어 콘크리트 덩어리만 흉물스럽게 빛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찢겨나간 그물망만 남았습니다. 이곳 역시 잔디를 심기 위해 흙을 덮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콘크리트 위에 흙과 잔디는 다 떠내려갔습니다. 간혹 콘크리트 틈새에 일부 잔디가 남아 있지만, 대부분 말라죽거나 물에 빠져 죽은 것뿐입니다. 높은 언덕 쪽에 잔디가 일부 남아 있을 뿐, 강변은 처참한 광경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가짜 녹색의 실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님, 아직 허리가 끊어지지 않았나요?

 

지난 8월 12일 SBS는 무상급식 토론회를 방송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무상급식을 하자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게 "무상급식 철학을 존중하지만, 서울시에 돈 달라 하지 말고 교육청 돈으로 하라"고 말했습니다.

 

참 놀라운 발언입니다.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한강과 서울을 예쁘게 포장하고 싶어하는 오세훈 시장의 철학을 저도 존중합니다. 그러나 2년도 안 돼 강물에 떠내려가는 미친 짓에 국민 혈세 퍼붓지 말고, 오 시장님 개인 돈으로만 하시면 안 될까요? 오 시장님은 돈도 많으니까요.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 재산은 약 58억 원에 이르더군요. 관보에 공개된 오 시장의 재산목록을 찾아보았습니다. 오 시장은 재산 관리도 참 알뜰하게 잘 하셨더군요. 

 

부인과 동일하게 삼화상호저축은행에 4500만 원, 진흥상호저축은행에 5000만 원, 푸른상호저축은행에 4800만 원 등을 예금해 놓았습니다. 요즘 일반 은행 저축 이율이 보통 연 4.1%지만, 저축은행은 대개 4.8%로 이자율이 높습니다. 특히 오 시장은 여러 저축은행에 돈을 분산 입금했습니다. 저축은행에서 부도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 원까지만 보장해주니, 이런 점까지 고려하여 예금 관리를 참 잘하셨네요.

 

지난 6월 초 오세훈 시장은 대학생들과 만나 "딸이 둘이고 둘째가 올해 대학을 졸업했는데 두 녀석 모두 대학 다닐 때 정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며 "시장인 내가 이 정도인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오죽하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58억 원의 재산가인 서울시장이, 그것도 여러 저축은행에 현금을 두둑이 쌓아두신 분이 두 딸의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니요. 오 시장과 부인이 여러 저축은행에 분산 예치해 놓은 돈에서 발생하는 이자만으로도 두 딸의 대학등록금은 충분히 감당이 가능한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더욱 놀라운 것은 두 딸 등록금 때문에 허리가 휠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큰딸 앞으로 3000만 원, 작은 딸 앞으로 2000만 원이라는 돈도 입금되어 있었습니다.

 

58억 원이라는 큰 재산을 소유했지만, 워낙 알뜰하고 돈을 허튼 곳에 쓰지 않는 분이니 두 딸의 한 학기 등록금 1000만 원으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나 봅니다. 그런데 1000만 원이 그토록 아까운 오 시장님이 요즘 통이 아주 커지셨습니다. 무려 182억 원이나 소요되는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강행한 것입니다.

 

182억 원이 만약 오세훈 시장 본인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라면 감히 이런 무모한 일을 시작했을까요? 국민 혈세는 자기 돈이 아니라 아낌없이 통 크게 쓰는 오 시장이기에 '가짜 녹색 한강걸레상스'에 5400억 원을 강물 따라 흘려보냈겠지요. 애초보다 두 배로 부풀려진  동대문플라자에 4200억 원, 누더기로 전락하고 있는 광화문 광장에 465억 원, 남산 르네상스 1800억 원 등 수많은 혈세를 아낌없이 퍼부었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혈세 퍼붓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한강운하를 위해 2300억 원, 한강 예술섬 사업을 위해 6700억 원 등도 계획 및 추진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강 예술섬이 진행되면 완공 후 교통난 해소 등을 위해 모노레일 조성 등 추가 건설 공사비용만 약 1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토록 엄청난 혈세를 퍼붓는 오세훈 시장의 장밋빛 계획이 잘 들어맞고 있을까요? 한강 르네상스 중 하나인 한강 수상택시는 하루 이용객이 당초 예상의 12%에 불과합니다. 그 결과 서울시는 2007년부터 2년여간 누적 적자액이 15억 원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오 시장이 벌인 삽질 정책과 잘못된 혈세 낭비로 국민에게 돌아올 세금폭탄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국민 혈세를 펑펑 쓰면서, 아이들 점심 한 끼 먹이면 나라가 망한다고 몸부림치는 오 시장이 안타깝습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을 세계 기네스북에 등재 신청합니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 광장에서 주민투표를 독려하는 1인 시위를 하였습니다. 17일 아침엔 출근길 주민투표 독려하는 전단을 시민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콘크리트 위에 잔디를 심는 가짜 녹색만이 아니라, 서울시장이 1인 시위를 하다니 오세훈 시장은 지금까지 우리가 듣도 보도 못한 기상천외한 일을 연일 터트리고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국민의 이목을 끌어 투표율을 올리려고 오 시장은 대통령 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1인시위에 서울시장이 직접 나선 것은 오 시장의 불안한 심정을 잘 보여줍니다. 

 

주민 투표율이 최소 33.3% 이상이 돼야 투표함을 열 수 있습니다. 서울시 총 주민투표권자 수는 838만 명으로 유효투표율 33.3%는 약 279만 명입니다. 그러나 279만 표가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득표는 208만6000여 표에 불과했습니다. 무상급식 유효 투표율에 약 70만 명이나 부족한 것입니다. 처음 서울시장에 당선된 2006년 선거에서도 오 시장의 득표수는 240만9700여 표에 불과하였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을 지지했던 모든 사람이 투표장에 나와 오세훈 시장에게 찬성표를 던진다고 해도 유효투표율 33.3%에 크게 미달합니다. 그럼에도 오 시장이 주민투표에 무리수를 둔 것은 꼼수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유효투표율 33.3%만 넘기기만 하면 279만여 명의 지지를 받지 않아도 이길 수 있습니다. 

 

투표는 총 유권자의 3분의1이 참여하고 그 중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됩니다. 결국 투표율이 33.3%만 되면 그 중의 과반수인 약 139만6000 이상의 표만 얻으면 오 시장이 승리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꼼수 때문에 오 시장이 투표를 강행한 것입니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아이들 밥그릇 뺏는 나쁜 투표라며 '투표 불참'을 강력히 권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투표장에서 찬반을 던지기보다 아예 투표장에 가지 않아 유효투표율 33.3%가 되지 않으면 투표함은 자동으로 폐기되기 되기 때문입니다. 

 

오세훈 시장님, 서울시 일 년 예산 0.35%에 불과한 아이들 밥값 695억 원이 그렇게 아까우신가요? 그렇다면 한강 걸레상스와 대리석을 깔아 서울을 물샐틈없는 수중도시로 만든 '디자인 서울' 등에 수천억 원씩 퍼붓는 혈세 낭비부터 줄인 다음에 그런 말씀하시지요.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하며 숭고한 뜻이라 항변하던 당신에게서 유치한 꼼수만 보일 뿐입니다.

 


태그:#오세훈, #한강르네상스, #걸레상스, #무상급식, #주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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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생명과 평화가 지켜지길 사모하는 한 사람입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길 소망해봅니다. 제 기사를 읽는 모든 님들께 하늘의 평화가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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