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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파가 몰고온 포우로 불어난 계곡물이 바위를 몰고와 파괴시킨 화엄사 주차장으로 가는 반야교
 무이파가 몰고온 포우로 불어난 계곡물이 바위를 몰고와 파괴시킨 화엄사 주차장으로 가는 반야교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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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무이파(MUIFA-서양의 자두꽃이란 의미)가 휩쓸고 간 지리산 언저리는 처참하다. 8월 7일부터 8일 새벽까지 최대 350mm이상의 집중 폭우가 내린 지리산 인근 지역은 산사태, 계곡물 및 하천 범람, 도로유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시각 현재(8월 9일 오후 6시)도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지리산 지역은 전 탐방로를 출입통제하고, 강풍 및 집중호우로 파괴된 달궁, 덕동, 뱀사골 등 야영장도 폐쇄하고 있다. 그래도 성이 안차는지 하늘은 계속해서 폭우를 쏟아 붓고 있다.

불어난 계곡물에 떠 내려가는 바위덩어리(화엄사 계곡)
 불어난 계곡물에 떠 내려가는 바위덩어리(화엄사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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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8월 7일 밤 9시부터 11시까지  쏟아 내린 집중폭우의 위력은 엄청났다. 200~300mm가 대부분 이 시간대에 쏟아져 내렸는데, 태풍 무이파의 강풍과 함께 휘몰아쳐 피해는 더욱 컸다.

시간당 100mm의 집중폭우는 실로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니고 있다. 순간적으로 쏟아져 내린 빗물은 계곡으로 몰려들어 성난 노도로 변하고 만다. 그것은 마치 쓰나미의 위력을 보는 것 같다.

수평리 마을은 지리산을 바라보고 백운산과 계족산에서 흐르는 계곡의 합류지역에 위치하고 있는데, 무서운 속도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상류의 바위덩어리를 몰고 내려왔다. 바위 굴러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요란하다. 때문에 계곡 옆에 위치한 집들은 방바닥이 울려 불안과 공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8월 7일 폭우로 저 다리 밑까지 물이 차올라 계곡 옆 주민들이 대피를 하는 소동이 일어났다(물이 빠진 구례 간전면 수평리 개울)
 8월 7일 폭우로 저 다리 밑까지 물이 차올라 계곡 옆 주민들이 대피를 하는 소동이 일어났다(물이 빠진 구례 간전면 수평리 개울)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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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옆과 하류에 있던 마을 사람들은 상류 높은 지역으로 피신을 했다가 비가 잠잠해지자 집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데, 하천 둑 및 도로의 유실,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나무들이 여기저기 부러져 쓰러져 있다.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구례군, 남원시,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광양 일대 전체가 무이파의 돌풍과 강풍을 수반한 폭우로 집과 시설이 파괴되고 농작물 등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 

기자가 살고 있는 구례 화엄사 부근만 살펴보아도 무이파가 몰고 온 폭우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토지면 파도리 앞 도로가 10m 정도 유실되었으며, 화엄사 계곡물이 불어 주차장으로 가는 반야교가 범람하고 난간이 부서졌다.

태풍 무이파가 무너뜨린 나무
 태풍 무이파가 무너뜨린 나무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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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암으로 가는 산책로 계곡의 다리 위까지 물이 넘쳐흘러 거대한 바위들을 옮겨 놓고 있다. 화엄사에서 연기암으로 가는 임도 곳곳에 균열이 가고, 크고 작은 산사태가 났다. 거대한 나무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다.

만약에 인간이 가설한 도로가 없었더라면 이처럼 도로의 균열로 인한 산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면산 산사태에서 보듯 인간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나서야 난개발의 위험에 대한 교훈을 얻게 된다. '개발'은 인간에게 다소간의 '편리함'을 안겨 줄지 모르지만, 자연의 순리에 역행하는 개발은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위험'을 준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집중폭우로 임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화엄사에서 연기암 가는 길)
 집중폭우로 임도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화엄사에서 연기암 가는 길)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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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자르고, 강을 막는 개발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남자는 하늘이요, 바람이요, 여자는 땅이요, 물이라고 했던가? 바람과 태풍이 지나간 지리산은 그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무이파의 강풍은 잠잠해 졌지만 하늘과 바람이 휘 젖고 간 대지는 고통스럽다. 

무이파가 몰고 온 폭우의 원인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유입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 서해상의 대기 중·하층에 위치한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부딪히면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곡물이 넘쳐 다리위로 범람하고 있다
 계곡물이 넘쳐 다리위로 범람하고 있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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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1904년부터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은 매년 평균 3개 정도이다. 대부분의 태풍은 남해로 상륙하다가 동해로 흘러가는 추세였다.

그러나 2010년에 발생한 태풍 곤파스와 금년에 발생한 메아리, 무이파는 서해안을 관통하며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압형성이 변화돼 중국 동해안과 우리나라 서해안을 통과하는 태풍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무서운 위력을 가진 태풍 무이파의 발생도 인간이 사용한 화석연료에 의한 지구온난화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이파가 몰고온 집중폭우로 떠내려온 바위가 교각을 덮치고 있다(화엄사 반야교)
 무이파가 몰고온 집중폭우로 떠내려온 바위가 교각을 덮치고 있다(화엄사 반야교)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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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가거도항을 강타한 태풍 무이파는 104톤의 큐브 블록과 64톤의 테트라포드로 막은 방파제도 한 방에 날려버렸다. 가공할 만한 위력을 가진 무이파가 한반도를 공습하던 날 하필이면 증시도 폭풍을 맞은 듯 폭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로 인한 태풍 무이파와 증시폭락의 이중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때문에 인간은 하늘을 우러러 존경하고, 하늘의 이치에 어긋나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 땅 위의 만물이 하늘을 존경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살아갈 때 하늘도 땅위에 사랑과 평화를 안겨줄 것이다.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행위를 할 때에는 반드시 물리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지금 창밖에는 폭우가 계속해서 대지를 난타하고 있다. 10일까지 2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내린다고 하는데 걱정이 태산같다.


태그:#무이파, #지리산 태풍피해, #구례 ,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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