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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여야 한다. 방송은 국민의 화합과 조화로운 국가의 발전 및 민주적 여론형성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지역간·세대간·계층간·성별간의 갈등을 조장하여서는 아니된다."

방송법 제5조 1항과 2항은 방송의 공적 책임에 관해 이렇게 명시해 놓고 있다. 전파의 희소성과 영향력 때문에 방송의 공적 책임이 크다는 것을 강조한 대목이다. 한발 더 나아가 방송법 제6조는 공정성과 공익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6조 2항과 5항은 차별성을 배제하고 다양성과 균형성을 실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방송은 성별·연령·직업·종교·신념·계층·지역·인종 등을 이유로 방송편성에 차별을 두어서는 아니 된다.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방송은 지역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KBS, 친정부 인사들 장악", "MBC, 무늬만 공영방송"...정치적 편향성 심각

 <한국일보>가 국내 언론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도한 기사.
 <한국일보>가 국내 언론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도한 기사.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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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전파자원의 희소성과 사회적 영향력, 공론장으로서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방송사들에게 공공성과 공익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공영방송은 이러한 공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가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방송사 내부적으로도 엄격한 규율을 만들어 수십년동안 일관되게 적용해 온 사례들이 많다.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영국 BBC나 독일 ZDF 등은 대표적 케이스로 꼽을 만하다.  

그런데 이러한 법적 조항까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에서 과연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MB정부 내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놀랍게도 대표적인 공영방송사들부터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행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더 이상 공영방송에서 '공영'이란 이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KBS와 MBC의 공정성과 공익성 훼손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최근 <한국일보>가 국내 언론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는 두 공영방송의 현실을 잘 보여주었다. 언론학자들은 KBS의 정치적 편향성이 높은 데 대해 "친정부 인사들이 조직을 장악했기 때문" 또는 "KBS의 정부 편향성 때문"이라고 응답했고, MBC는 "무늬만 공영방송인 체제 자체가 정치적 편향성을 지닌다"는 평가를 해 충격을 던져 주었다.

그럼에도 MB정부 출범 이후 낙하산 사장 임명 등으로 일찌감치 진통을 겪었던 KBS가 최근에는 '친일독재 미화 방송'이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친일파 백선엽 특집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이승만 특집을 방송할 계획이어서 4월 혁명 단체는 물론, 광복회 등으로부터 거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KBS 기자들이 시위현장에서 "수신료 올리려고 도청이나 하고"라는 야유를 들으면서 폭행까지 당할 정도로 '도청 의혹'으로 취재가 어려워진 상황을 맞고 있다. 2년 전 전직 대통령에 대해 편파보도와 방송을 했다는 비판 때문에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외면과 함께 매를 맞았던 KBS가 이번엔 수신료 인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도청이나 하는 집단으로 낙인찍히면서 비난과 폭행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소셜테이너 출연금지 논란에 이어 김재철 사장 사퇴번복, 진주·창원 MBC 통폐합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MBC 위기상황도 KBS와 크게 다르지 않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는다. 두 공영방송이 처한 위기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8일 하루 동안 쏟아져 나온 각계의 성난 성명에서 묻어났다. KBS와 MBC의 민주성, 공영성, 공정성, 도덕성 등이 얼마만큼 퇴보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보인 두 장면이 동시에 비쳐졌다.

[# 장면 하나] 방통위, 창원·진주MBC 합병 "지역MBC는 죽었다"

 <지역방송협의회>가 8일 낸 성명.
 <지역방송협의회>가 8일 낸 성명.
ⓒ 지역방송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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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오전 10시30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기어이 뇌관을 터뜨렸다. 방통위는 이날 제46차 회의를 열고 숱한 문제제기와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MBC 김재철사장이 벼르고 별렀던 '창원·진주MBC의 합병'을 승인해 주고 말았다.

이로써 43년간 서부 경남지역 시청자들의 문화·정보교류, 여론형성의 장으로서 지역방송 본연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 온 진주MBC는 '해산' 됐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누구보다 이 지역 민심을 잘 헤아릴법한 김재철사장이지만,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끝내 지역민심을 외면한 채 지역MBC 통폐합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지역MBC 통폐합을 예고한 것이어서 지역민들은 물론 지역 언론계의 반발이 거세다. 그동안 창원·진주MBC 합병을 두고 2년여 동안 논란이 지속돼온 사이에 김재철 사장은 강릉과 삼척, 충주와 청주MBC도 통합하겠다고 선언, 해당지역은 물론 전 지역 MBC 종사자들을 자극시켜왔다.

이에 대해 "지역MBC의 존폐는 김재철사장이나 이명박정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구성원이 판단할 몫"이라는 주장이 지역에서 봇물을 이뤄왔다. 그런데 이날 방통위의 합병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방송협의회>와 <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등은 성명을 통해 "통합 승인은 지역을 홀대하고 지역의 언로를 차단해 여론 소외를 조장하려는 시도"라고 일제히 반발했다.

각 지역MBC와 지역민방 등이 회원사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는 이날 즉각 '지역MBC는 죽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방통위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공영방송 MBC를 관제방송으로 만들고 철저히 지역 방송을 유린한 김재철사장은 서부 경남 지역민의 염원을 무시하며 끝내 진주MBC의 숨통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더욱 가관인 것은 오늘 방통위는 김재철사장의 사표 쇼에 굴복하여 스스로 국가기관임을 포기했다"며 "여기에 청와대의 개입과 한나라당의 방조가 이러한 만행의 지휘자이자 동조자"라고 비난했다. 법적 책임론도 제기했다. 이들은 "지역방송협의회는 법적 결함이 있는 진주·창원MBC 통폐합을 끝내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그 배경과 경위에 대한 설명과 함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우리의 싸움은 더욱 선명..."

 <전국언론노동조합> 홈페이지.
 <전국언론노동조합> 홈페이지.
ⓒ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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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도 이날 '지역홀대, 여론소외 조장하는 정부와 한나라당은 각오하라'는 성명을 내고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하자 투성이인 진주ㆍ창원MBC 강제 통폐합을 끝내 승인한 방통위를 상대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요구할 것"이라며 "민의를 배신하고 방송법을 위배한 이번 강제통폐합의 산적한 문제를 조목조목 세상에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은 성명에서 향후 투쟁 방향성도 분명해 졌음을 함께 시사했다.

"끝내 진주MBC를 사장시켰다. 김재철은 분명 기고만장해 있을 것이다. 쪼인트는 아무나 맞는 것인 줄 아냐며 자신을 비호하는 세력의 달콤함에 흠뻑 빠져있으리라. 그러나 권불십년이라 했던가. 차라리 우리의 싸움은 더욱 선명해 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도 이날 '2500만 지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란 성명을 통해 "지난달 말 김재철씨의 사표소동이 벌어졌을 때 오늘사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며 "일개 방송사 사장이 청와대의 위세를 믿고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장관급 인사를 향해 서슴없이 협박과 압박을 일삼는 망동을 자행했을 때 방통위의 오늘 승인 결정은 이미 내려진 상태였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명은 이어 "결국 김재철씨 사표소동은 오늘의 행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청와대와 한나라당, 방통위, 방문진 등과 사전에 짜고 친 희대의 사기극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힘을 보탰다. 이날 "방통위, 김재철의 꼭두각시 됐다"는 논평을 내고 방통위의 이번 결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방통위와 김재철 사장을 상대로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던 김재철 MBC 사장의 사표가 1일 오전 방문진 이사회에서 반려됐다.
 지난달 29일 전격 사임을 발표했던 김재철 MBC 사장의 사표가 1일 오전 방문진 이사회에서 반려됐다.
ⓒ MBC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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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PD연합회>도 이날 '진주·창원 MBC 합병, 강력히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을 지켜보며 우리는 허울 좋은 방통위의 위상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며 "이번 합병 결정에서 지역 방송의 역할과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PD들은 성명에서 "김재철 MBC 사장의 '사표 쇼'는 돋보였다"며 "그러나 방송사 사장의 몽니에 방통위가 놀아난 꼴이 됐고, 지역균형발전은 쓰레기통에 처박혔고, 지역민의 가슴은 갈가리 찢겼다"고 표현해 가슴을 더욱 저리게 했다. 지난 2일 <기자협회보>가 밝힌 '김재철씨, MBC를 떠나라'는 주장의 글이 다시 읽힌다. "더 이상 시청자와 MBC 구성원들을 우롱하지 말고 MBC를 떠나라"고 주문한 글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애초 김재철사장이 공영방송 MBC의 사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청와대 쪼인트 사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달고 사장에 취임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노골적인 정권 편향적 태도는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공영방송 MBC를 지키려는 많은 구성원들의 분노하게 만들었다."

[# 장면 둘] KBS, '도청 의혹', '수신료 올인', '친일 방송', '정권 편파·왜곡'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의 KBS사장 취임을 앞두고 2009년 11월 23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앞 계단에 KBS노조가 만든 '근조 공영방송' '이명박 특보 김인규는 물러가라'는 현수막이 바닥에 펼쳐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언론특보를 지낸 김인규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회장의 KBS사장 취임을 앞두고 2009년 11월 23일 오후 여의도 KBS 본관앞 계단에 KBS노조가 만든 '근조 공영방송' '이명박 특보 김인규는 물러가라'는 현수막이 바닥에 펼쳐져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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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BS에 대한 여론은 그야말로 그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 한 달 가까운 침묵과 애매모호한 해명으로 일관하는 사이, 공영방송 KBS는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선 취재 기자들의 몫이다. 당장 취재현장에서 'KBS 너희들이 그렇지 뭐, 영혼 없는 기자들아 딴 데 가서 취재하라. 이런 식의 조롱과 비아냥이 들려오고 있다. 심지어 취재현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다."
-2000년 이후 KBS 입사 기자들 166명 성명 중

MBC뿐만 아니라 KBS도 시계바늘이 거꾸로 가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 이후 KBS에 입사한 기자 166명은 지난달 21일 실명으로 연서한 성명을 통해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 등 사측에게 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에 대한 직접 해명을 촉구했다. 그동안 방송사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해왔다. 이에 대해 도청 의혹 한달만에 침묵하던 평기자들이 "불편한 침묵과 굴욕을 참지 못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이들은 "도청 의혹 사건에 대해 지금까지 KBS가 내 놓은 해명은 옹색함을 넘어 어처구니 없을 정도"라며 "취재원의 말 한마디, 한마디의 의미를 읽어내는 훈련을 받은 우리가 봤을 때 이건 정말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그러더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이하 언론노조 KBS본부)는 8일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표출했다. '거꾸로 흐른 KBS 3년'이란 성명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이들은 '권력에 잡힌 KBS, 거꾸로 흐른 3년'이란 주제와 '8.8 사태 3주년을 맞이하여'란 부제의 성명 첫 머리에서 오늘날 KBS 위기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도청 의혹', '수신료 올인', '친일 방송', '정권 편파․왜곡'…

성명은 이어 "작금의 KBS 상황을 규정짓는 말들이다"이라며 "지난 2008년 정권이 교체된 이후 2명의 KBS 사장에 잇따라 부임한 지 3년 만에 나타난 결과"를 무겁게 진단하며 여러 의문을 제기했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어디서부터가 문제일까? 지난 3년 동안 KBS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러더니 이렇게 답을 내렸다.

"지금의 모든 잘못과 문제는 3년 전 오늘 잉태됐다. 특정 정파와 집권 세력의 사주에 의해 공영방송 KBS가 수백명 경찰의 군홧발에 유린당한 8월 8일, 참담한 상황은 예견됐다. 법원으로부터 불법을 판정받은 이사회의 불법적 기도에서 비롯됐다."

언론노조 KBS본부, "지난 3년 모든 것은 거꾸로 흘렀다"

성명은 덧붙여 "지난 3년 동안 KBS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에 대한 물음에 실증적 사례들을 덧붙여 적시했다.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쌈' 등 현실 비판 프로그램 폐지.
'원전 수출' 등 관제 홍보, '이병철 생일 기념 열린음악회 기획'
MB 확성기 자원한 '대통령 주례연설 라디오 방송'
<천안함>,<4대강>등 권력 비판 프로그램의 불방 압력과 일방적 방송 취소.
<국군돕기 발열조끼 성금>,<천안함 희생자 성금> 등 각종 관제, 계도 프로 그램 양산.
공직(후보)자, 정치권력 감시를 포기한 KBS 뉴스.
과도한 대통령 동정‧홍보 보도.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3년 모든 것은 거꾸로 흘렀다"는 언론노조 KBS본부는 "공정방송 쟁취를 향해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가는 오랜 여정을 걸어왔지만 이병순‧김인규 두 사장이 취임한 뒤 KBS는 뒷걸음질 쳤다"며 "자율과 창의보다는 관리와 통제의 기치로 KBS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이라고 비통해했다. 

오죽했으면 6명의 KBS 여당 이사들이 정연주 당시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던 2008년 8월 8일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비통함과 자괴감에 휩싸인 성명을 냈을까. 그들은 성명 말미에서 "지난 2008년 8월 군홧발로 KBS를 농락한 경찰이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KBS의 명줄을 쥐고 있지만, KBS는 예나 지금이나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의욕도, 능력도 없다는 게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라고 호소했다.

"권력에 잡힌 KBS, 거꾸로 흐른 3년"이라는 평가를 외부도 아닌, 내부에서 내렸다고 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외부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지난 4일자 1면에서 한국언론학회 소속 언론학자 42명을 대상으로 국내 방송 공영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지상파 방송에 대해 "공영성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MBC의 공영성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59.5%와 76.2%가 각각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언론학자들은 KBS의 정치적 편향에 대해 특히 비판적인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무려 81%가 KBS의 정치적 편향성 정도가 높다("높다" 52.4%, "매우 높다" 28.6%)고 평가했다. MBC도 거의 비슷한 정도(80.9%)로 편향성 정도가 높다("높다" 57.1%, "매우 높다" 23.8%)는 의견이었다.

방통위 해체, KBS·MBS사장 퇴진, 한시라도 지체해선 안 되는 이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008년 3월 17일 오전 국회 방통특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008년 3월 17일 오전 국회 방통특위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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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KBS와 MBC의 정치적 편향도가 높은 것은 MB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일관되게 추진해 온 방송장악, 언론 길들이기 정책과 무관치 않다. 이제 더 이상 정권의 언론장악 주술과 놀음은 끝나야 한다.

MB정부는 그동안 KBS 정연주 사장을 강제로 내쫓고 '국민의 방송'을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더니 아예 대놓고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되돌리는 일의 연속을 자행했다. 네티즌 미네르바 구속, KBS와 MBC 사장의 강제 퇴진과 YTN 등에 대한 낙하산 사장 투하, <PD수첩> 등 정권 비판 프로그램 및 언론인 탄압, '조중동방송' 특혜 등이 공공연하게 자행돼 왔다. 그 중심엔 늘 방통위가 우뚝 서있었다.

그런 방통위 최고 책임자는 MB정권보다 임기가 더 길게 남았다. MB측근 인사인 최시중 현 방통위원장은 지난 3월 임기를 마쳤으나, 연임에 성공해 앞으로 3년을 더 보장받았다. 정권 말기에 도대체 무슨 해괴한 일들을 더 저지르려고 그런 걸까?

설립취지와 방송법 등에 걸맞지 않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려 드는 방통위 해체와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해친 사장들의 퇴진촉구를 MB정부는 한시라도 지체해선 안 된다. 언론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자유민주주의를 해친데 대한 최소한의 죄 갚음이자 국가와 국민에 대한 마지막 남은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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