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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보면 하늘을 가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하늘가르기] 아래에서 보면 하늘을 가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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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안전하긴 한 건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까지 7일 정도 기간동안 1200여 명이 넘게 이용을 했는데 죽은 사람 그렇게 많지 않아요."

25m 높이 탑승장에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감추며 위로의 말이라도 들을까 물었는데 프로그램 진행자는 한술 더 뜬다.

하늘가르기로 이름을 정한 이유

해마다 15일 정도의 일정으로 8월에 개최되는 화천 쪽배축제장에 금년도 새로운 프로그램이 하나 생겼다. 붕어섬에서 북한강을 가로질러 강위로 470m를 날아가 건너편 화천체육공원 피니시타워 아래에 착지를 하게 되는 놀이기구가 하늘가르기라는 시설물이다.

하늘 가르기의 기본자세, 다리를 앞으로 밀며 몸을 뒤로 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하늘 가르기의 기본자세, 다리를 앞으로 밀며 몸을 뒤로 하면 속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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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라인과 똑같은데, 왜 이걸 하늘가르기 라고 불러요?"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공통된 질문이다. 이유는 화천 홍보대사이며 감성마을 촌장인 이외수 작가가 땅 아래에서 하늘을 향해 보면 '꼭 하늘을 가르는 것 같다' 하여 '하늘가르기'란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래에서 하늘을 보고 있으면 짹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이 하늘을 가로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늘가르기, 강을 가로질러 날기 때문에 스릴이 더하다

하늘가르기 탑승장 높이는 25m로 470m길이의 높이에 대해 3.5%의 경사도를 유지해 50여초 동안 강물 위를 날 수 있도록 조성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는 것과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하늘가르기는 왕복 두개라인으로 설치되어 이용자들이 오래 기다리는 불편을 최대한 줄였다. 따라서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운영되는 물의나라 화천 쪽배축제 20여 개 프로그램 중 단연 인기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기대 이상으로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높아짐에 따라 화천군은 하늘가르기를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연중 운영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했다.

하늘가르기는 굵은 쇠줄(와이어)에 도르래와 안전선을 몸에 착용한 장구에 연결해 경사도를 이용해 미끄러져 나가는 구조로 안전성을 높였으며, 진행요원들이 세 번에 걸친 장비착용 상태확인으로 위험률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늘 가르기는 강물을 지나 강변 물놀이장 위를 날아 관객들의 어린이 관객들의 환호도 받을 수 있다.
 하늘 가르기는 강물을 지나 강변 물놀이장 위를 날아 관객들의 어린이 관객들의 환호도 받을 수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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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르기는 군에 다녀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격훈련 코스 중 하나인 하강레펠을 닮았다. 차이가 있다면 유격은 훈련이란 엄격한 시스템에 의해 경직된 구조로 조교의 구령과 깃발 신소에 의해 줄을 타고 내려오다 물속에 투입되는 구조이지만 하늘가르기는 그 어원에서 풍기는 것처럼 세상을 내려다보는 여유와 속도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보면 착지점에서 안전요원들이 속도를 제어해 안전하게 착지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에 따라서 출발 전과 출발 후 5초까지는 약간의 두려움은 있을 수 있지만(본인 기준) 그 이후부터는 아래에 펼쳐진 많은 축제 시설물을 내려다보고 동료를 찾아내 손을 흔들어 줄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다.

부끄러워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군 시절 추억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이 하늘가르기를 이용하기 위해 25m 높이의 탑승시설물로 오른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내려가기로 하고 아래를 보니, 아찔한 높이! 차라리 타는 게 낫겠다 싶어 자세를 잡았는데, 아무래도 내 바로 뒤편에 대기하고 계신 어느 여성분께서 바들바들 떠는(안 그런 척 했지만) 내 모습을 눈치 챘을 것만 같다.

1982년에 군에 입대한 나는 군생활 30개월 동안 유격을 세 번이나 받았으니 운도 억세게 없는 놈이었다. 유격코스 중 제일 힘들었던 게 하늘가르기와 비슷한 하강이었다. 빨간모자의 조교가 친절하게 물었다.

"혹시 어제 밤 꿈자리가 별로 안 좋았거나 지금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 우측으로 열외!"

이 말을 들은 우리 그룹 병사 10명 중 6명이 우측으로 우르르 비켜섰다.

"열외 된 올빼미들은 0.1초안에 주먹만한 뽀족한 자갈을 주워온다 실시!"

이 말을 들은 우리는 급한 대로 옆에 있는 아무 자갈이나 주워들었다.

"너희들은 군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보다도 못한 나약해 빠진 밥만 축내는 식충이들이다. 이제부터 열외하지 않은 네 명 모두의 하강이 끝날 때까지 너희들이 주워온 자갈에 머리를 박고 다리는 뒤편 벼랑에 걸친다 실시!"

단 5초도 되지 않았는데 동료병사 한 명이 벌떡 일어니더니 "조교님 차라리 저 하강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저두요, 저두요...' 꿈자리가 나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했던 녀석들이 서로 타겠다고 나서는 것을 보고 참 서글퍼했던 기억이 새롭다.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부모와 함께 하늘가르기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들은 안전을 위해 부모와 함께 하늘가르기를 이용할 수 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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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나치게 과잉보호한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이곳 화천을 찾아 하늘가르기 체험을 통해 자녀들에게 모험심과 담력을 키워주는 계기로 삼는 것도 좋을 듯싶다.


태그:#하늘가르기, #화천군, #쪽배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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