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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S 축소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
 NHS 축소 반대를 외치는 시위대.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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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S 축소 반대 시위에 참가한 영국인들.
 NHS 축소 반대 시위에 참가한 영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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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5일 런던 중심가에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이날은 영국의 공공의료제도인 국가보건서비스(NHS)가 만들어진 지 63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국가보건서비스에 종사하는 노동자, 노동조합원 그리고 운동가들은 연합정부(보수당+자유민주당)의 국가보건서비스 예산 삭감과 민영화 방침에 반대하는 다양한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퇴근 시간 무렵인 오후 5시를 조금 지나 시작되었고, 런던 중심가인 트라팔가 광장 - 스트랜드 도로 - 화이트 홀 - 국가보건서비스 담당 부처인 보건부 건물 - 리치몬드 하우스 - 의회 광장 안 올드 팰리스 야드로 이어진 행진까지 해서 3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빗줄기에도 불구하고 런던 전역에서 모여든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시위는 경찰과 충돌하지 않고 평화롭게 진행되었으며, 경찰은 이들의 시위를 지켜보았다.

이날 시위는 국가보건서비스 63주년 기념일에 영국 전역에서 일어난 수많은 거리 행진 가운데 하나다. 국가보건서비스 분야 노동자들의 노조로 구성된 유나이트 유니언(Unite Union)이 주관했고 대략 10개의 단체가 참여했다. 참가 단체들은 일반적인 국가보건서비스 63주년 기념일 이벤트에 함께하는 대신, 국가보건서비스 축소 움직임에 대해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집단행동을 통해 연합정부를 비판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대부분 연합정부의 국가보건서비스 '개혁'을 민간기업의 국가보건서비스 인수이자 민영화로 받아들였다. 국가보건서비스의 통합적이고 보편적인 의료서비스 제도를 종식시키려는 의도로 이해한 것이다. 이들은 연합정부가 국가보건서비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추진하는 예산 200억 삭감을 '완전한 재앙'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NHS 축소 반대 시위에 나선 영국인들.
 NHS 축소 반대 시위에 나선 영국인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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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S 축소하려는 연합정부... 시민들 "민영화 반대, NHS를 구하자"

이날 행진에서는 "삭감 반대, 민영화 반대, 우리의 국가보건서비스를 구하라(No Cut, No Carve Up, Save our NHS)", "민영화 대신 공공의료제도를 유지하라"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와 함께 유나이트 유니언 총장 렌 맥클루스키가 맨 앞에 섰다. 각종 악기 연주자들, 뺨에는 "국가보건서비스를 사랑한다(♡ NHS)"는 문구를 적고 치마에는 "국가보건서비스는 상업용이 아닌 비매품"이라는 문구와 함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NHS 관련 예산 삭감을 상징하듯 여러 군데 꿰맨 자국을 한 간호사 복장의 여성, "우리의 국가보건서비스를 파괴하지 말라"는 피켓을 든 젊은 남성이 보였다.

이밖에도 국가보건서비스 63주년을 기념하는 은색 숫자 '6'과 '3'을 든 젊은이들, "우리를 무능하게 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도록 하라"는 플래카드를 든 휠체어 탄 장애인 여성, 젊은 실업자, "환자들은 영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피켓을 든 젊은 여성, 의대생, "캐머런은 국가보건서비스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피켓을 든 중년 남성 등이 시위대를 이뤘다. 인근 도로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행진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이날 시위에는 한국의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서 주관한 '대안의료 탐방①-영국 국가보건서비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런던을 방문한 24명의 보건의료 관련 전문가들도 참가하였다. 이들은 "국가보건서비스는 영국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서 주관한 '대안의료 탐방①-영국 국가보건서비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런던을 방문한 한국의 보건 의료 전문가들.
 시민건강증진연구소에서 주관한 '대안의료 탐방①-영국 국가보건서비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런던을 방문한 한국의 보건 의료 전문가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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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의료는 주주가 아니라 환자를 위한 것이어야"

 "미국식 의료는 필요 없다"는 피켓을 건 시위 참가자.
 "미국식 의료는 필요 없다"는 피켓을 건 시위 참가자.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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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도중 의회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합정부의 국가보건서비스 '개혁'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보건서비스가 위협받고 있다", "연합정부의 국가보건서비스 '개혁'은 공적 기금을 민간에 넘겨주는 민영화로 국민의 절대적 사랑을 받고 있는 국가보건서비스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시위 참가자들은 연합정부가 개혁이란 이름 아래 국가보건서비스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았다. 이들은 "보건 의료 서비스를 민영화하는 것은 국가보건서비스에 재앙이고, 민간기업의 최대 관심사는 국민 건강이 아니라 영리 추구"라며 연합정부의 국가보건서비스 '개혁'을 우려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국가보건서비스 예산 삭감은 수천 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서비스 대기 시간을 길게 하며,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고통을 초래한다."
"연합정부의 법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오늘 시위는 국가보건서비스를 망치려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기 위한 것이다." (렌 맥클루스키 유나이트 유니언 총장)
"보수당의 계획은 국가보건서비스를 종식시키는 것이다." (존 히즐리 노동당 보건장관)
"국가보건서비스 삭감은 심각하게 우려되는 문제다. 연합정부의 보건 개혁안은 투명성이 부족하며, 보건 의료는 주주들이 아니라 환자들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슈, 사회운동가)
"예산 삭감과 보건 서비스 민영화는 이미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가보건서비스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한다." (웬디, 사회운동가)
"캐머런 총리의 국가보건서비스 개혁안을 믿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보건서비스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줄이고 공공보건의료제도인 국가보건서비스를 민영화하려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후손들의 일상에 심각하게 영향을 끼치는 연합정부의 개혁안에 반대한다." (앤디 로더, 정신병원 노동자, 47세)
"영국에는 미국식 의료 제도가 필요 없다." (전직 간호사)

국가보건서비스 기념일은 영국인들에게 중요한 날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연합정부가 국가보건서비스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요즘  그 의미가 더 부각되고 있다.

국가보건서비스 제정 법안은 1946년 11월 의회를 통과했다. 1948년 7월 5일 노동당 정부 보건장관이던 베번은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적 의료 제도"로서 이를 시행했다. 설립 당시 재정 시스템에 일시적인 문제가 있긴 했지만,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할 때 모든 국민에게 조건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는 보편적·포괄적 서비스 제공 원칙은 국가보건서비스가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졌다. 이러한 국가보건서비스는 많은 영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유나이트 유니온의 주장대로 "국가보건서비스에 필요한 것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 공급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수준에서 서비스 공급자와 협력을 강조하는 보건 시스템이다." 국가보건서비스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며 "환자들의 의료 욕구, 민간기업에 의해 충족되지 않는 의료 욕구"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NHS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는 웹사이트.
 "NHS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는 웹사이트.
ⓒ www.keepournhspubl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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