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보다는 마무리? 한기주 756일만에 감격적 세이브 20개월의 공백을 뚫고 지난 14일 1군에 복귀한 한기주가 복귀 후 두번째 등판에서 3이닝 퍼펙트로 팀의 4-2승리를 지켜내며 1군 복귀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 선발보다는 마무리? 한기주 756일만에 감격적 세이브 20개월의 공백을 뚫고 지난 14일 1군에 복귀한 한기주가 복귀 후 두번째 등판에서 3이닝 퍼펙트로 팀의 4-2승리를 지켜내며 1군 복귀 후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 KIA 타이거즈

한 점차 박빙의 리드상황에서 선택한 한기주 카드는 대 성공이었다.

 

1-1로 맞선 2회 선발 로페즈가 갑작스럽게 덕아웃을 바라보며 신호를 보냈고 트레이너의 간단한 마사지를 받았지만 더 이상의 투구는 무리였는지 로페즈는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승부의 추는 삼성으로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조기에 투입된 KIA의 불펜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그 마지막에 한기주가 있었다.

 

팀이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7회 이상화는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김상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조범현 감독은 불펜에서 대기 중이던 한기주를 과감히 마운드에 올렸다.

 

지난 7월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20개월여의 공백을 깨고 1군 무대 복귀전을 선발로 치렀던 한기주는 팀이 한 점차로 앞선 7회 무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신명철의 기습번트를 최희섭이 호수비로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이후 박한이와 박석민을 각각 2루 땅볼과 외야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위기상황에서 과감히 한기주에 깊은 신뢰를 보였던 조범현 감독은 8회와 9회에도 한기주를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렸다. 한기주 또한 조범현 감독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선두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타선을 상대로 3이닝 퍼펙트로 완벽하게 막아내고 4-2 두 점차 승부를 끝까지 지켜냈다. 그 결과 지난 2009년 6월 21일 이후 무려 756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선발 전환을 위해 과감히 수술대에 올랐던 한기주는 재활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접었고 이번시즌 퓨처스리그에서도 계속해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며 선발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리고 1군 무대 복귀전이었던 지난 14일 광주 두산 전에서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하지만 확실한 선발에 비해 불펜사정이 좋지 않은 KIA로서는 마무리경험이 있는 한기주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릴 수 없었고 이날 사흘 만에 한기주를 다시 마운드에 올리며 이번시즌 한기주의 향후 보직에 관련된 또 다른 시험을 했고 결론은 마무리였다.

 

실제로 KIA는 이번시즌 손영민과 곽정철, 유동훈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SKY라인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곽정철은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간 지 오래고 후반기 활약도 장담할 수 없다. 유동훈 또한 최근 마무리로 등판하고는 있지만 2009시즌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손영민이 필승계투조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뒷문을 막기에는 부담스럽다.

 

때문에 한기주의 보직은 향후 KIA마운드의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6월 4년만의 공백을 깨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김진우가 성공가능성을 남겨놓고 2군으로 내려갔고 한기주 또한 선발에서는 물음표를 던졌지만 이날 불펜에서의 활약은 앞으로 그의 가능성에 충분히 기대를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

 

선두수성을 위해 효율적인 마운드 운용을 해야 하는 KIA의 코칭스태프로서는 풍요 속에 빈곤한 팀 마운드의 현실을 돌아보며 한기주의 보직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선발전환을 원하는 한기주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1.07.18 08:27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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