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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2차 구미 단수 사태를 일으킨 파손된 송수관.
 지난 30일 2차 구미 단수 사태를 일으킨 파손된 송수관.
ⓒ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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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단수사태는 4대강 사업과 관계없다"는 정부의 주장이 점점 궁색해지고 있다.

앞서 한국수자원공사(사장 김건호, 이하 수공)는 송수관로가 파손된 현장 주변에 4대강 사업 준설작업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해당구간 시공사 확인 결과 송수관로 매립지점에서 50여m 떨어진 곳까지 준설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0일 '구미시 2차 단수 사태'가 발생한 직후 수공 측은 "강우로 인한 유수량의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4대강 준설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김건호 수공 사장 또한 지난 4일 "사고 지점이 4대강 준설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인 만큼 송수관로 유실을 4대강과 연관 짓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공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0일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과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꾸려진 '4대강시민조사단'(이하 조사단)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계속됐다.

박병돈 수공 구미권관리단장은 조사단에게 "송수관로 파손은 상류 쪽에 6월 기준 100년 빈도의 폭우가 와서 유량이 늘고 유속이 빨라져 강바닥이 세굴돼 일어났다"며 "송수관로가 매립된 지점에 있는 임시보에서 상류 쪽 100m, 하류 쪽 490m 구간은 전혀 준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구간 시공사인 (주)신성건설 측에 확인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신성건설 관계자는 조사단이 현장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공의 요청으로 임시 보가 설치된 위치에서 상류 쪽으로 50m, 하류 쪽으로 100m 구간을 준설하지 않았다"며 "그 외 지역은 현재 3.5~4m 가량 준설을 했고, 계획대로 6m까지 준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공의 주장보다 상류 쪽으로는 50m, 하류 쪽으로는 390m 가까이 준설작업이 진행된 것.

관계자는 이어 "송수관로 파손 사고가 발생한 30일 이후 수공 측이 1km 구간에 준설을 유보해 달라고 요청해 와 해당 구간의 준설 작업을 더 이상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송수관로가 파손 된 곳은 준설 외 구간이기 때문에 준설된 지점까지 거리는 100~150m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송수관로 파손 원인을 묻는 질문에 "수공이 준설외 지역이라고 안전성 보강을 등한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송수관로 인근까지 준설했다고 봐야...새 송수관로도 위험"

시공사 측에서 설명한 정수장 인근 준설 계획. 바깥쪽 붉은 점선이 준설 구간이고, 노란 실선은 수자원공사 측에서 요청한 준설유보구역이다.
 시공사 측에서 설명한 정수장 인근 준설 계획. 바깥쪽 붉은 점선이 준설 구간이고, 노란 실선은 수자원공사 측에서 요청한 준설유보구역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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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사단 단장 박창근 관동대학교 교수는 "수공에서 준설구간 내 기존 송수관로를 더 깊이 파묻는 이설작업을 했는데, 준설을 하지 않았다면 그 작업자체를 할 필요가 없다"며 "사고 발생 이후 준설 유보 구간을 넓혀 달라고 요청한 것은 준설로 인해 송수관로가 파손됐다는 걸 인정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수공은 사고 이전 4대강 사업에 따른 수위 변화에 대비해 준설 구간에 포함된 송수관로를 더욱 깊이 매립하는 공사를 시행했고, 이번 파손 사고는 깊이 묻은 관로와 연결돼 'ㄱ'자로 꺾이는 모서리 부분부터 기존 관로 사이에서 발생했다.

유원일 의원은 "새 관로와 기존 관로를 연결하는 부분에 있는, 관로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크랙(금)이 발견됐다"며 "두 관로 사이 경사면을 연결하는 관로 또한 파손 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파손 부분에 복구가 끝난 지금까지 용수공급이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어 "송수관로가 임시 보 상류 쪽에 매립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시공사측에서 말하는 미준설 구간 50m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송수관로 바로 인근까지 준설이 됐다고 봐야하며, 새로 묻은 송수관로의 파손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지난 5월 1차 단수 때 파손된 부분인 해평취수장 인근 송수관로 복구가 완료됐다고 하지만 또 다시 침식작용이 일어나는 현상이 발견됐다"며 "지난번 내린 비가 100년 빈도의 비라고 하지만 실제 강수량은 많지 않았고, 송수관 파손 원인이 준설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아 더 큰 비가 올 경우 제3의 단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구미시 해평면 해평취수장과 강 건너편 구미시 고아읍 구미정수장 사이에 매립된 상수도관로가 파손돼 구미 산동·장천·해평면, 양포동 일대 주민이 3일간 단수 피해를 봤다.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에는 11일 현재까지 생활용수와 공업용수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태그:#4대강, #구미단수, #구미, #낙동강,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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