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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174일째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조선소 밖 동료와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2차 희망버스가 오는 9일 아침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평화롭게 하자"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6월 28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조선소 밖 동료와 시민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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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지 말자. 평화롭게 하자. 막히면 촛불 들고 서 있거나 앉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2차 희망버스'에 한 당부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걸고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9일 현재 185일째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아침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 185대 가량이 부산으로 몰려든다. 노동자, 학생, 시민 등 1만여 명이 김진숙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들을 지원, 격려하기 위해 오는 것이다.

'2차 희망버스'를 계기로 김진숙 지도위원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그가 펴냈던 책 <소금꽃나무>(후마니타스)가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데, 출판사는 최근 한정특별판을 출간했다. 최근 이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특별한정판에 수록된 메시지를 통해 "85호 크레인이 더 이상 죽음이 아니라, 더 이상 눈물이 아니라, 더 이상 한과 애끓는 슬픔이 아니라 승리와 부활이 되도록 제가 가진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적 석학인 놈 촘스키 교수(매사추세츠 공과대학)가 김 지도위원의 투쟁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 서폭대학의 '사이먼 천' 교수(정치학)를 통해 8일 이메일 메시지를 전했다.

촘스키 교수는 "대한민국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당신들의 용기있고 명예로운 행동, 그리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반적인 노력에 지지의 뜻을 표하고 싶다"면서 "당신들이 뜻한 바들이 공권력 및 그 어떤 자들로부터의 방해공작 없이 지속되기를, 또 그렇게 지속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희망하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비정부 인권단체인 아시아인권위원회는 7일 김진숙 지도위원을 긴급보호하라고 한국정부에 권고했다. 특히 아시아인권위원회는 "그녀의 투쟁은 노동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인권을 보호하고 이행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면서 "만약 경찰이 9일 폭력을 행사한다면 한국정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희망버스' 185대가 35m 높이 85크레인 위에서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 가운데, 9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경찰버스가 이중으로 에워싸고 있다.
 '2차 희망버스' 185대가 35m 높이 85크레인 위에서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 가운데, 9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경찰버스가 이중으로 에워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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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희망버스' 185대가 35m 높이 85크레인 위에서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 가운데, 9일 오후 영도구 부산대교 앞에서 경찰들이 '2차 희망버스'의 차량을 통제하기 위해 검문을 벌이고 있다.
 '2차 희망버스' 185대가 35m 높이 85크레인 위에서 185일째 농성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출발한 가운데, 9일 오후 영도구 부산대교 앞에서 경찰들이 '2차 희망버스'의 차량을 통제하기 위해 검문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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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차 희망버스'가 오는 9일 아침 김진숙 지도위원과 전화통화한 내용이다.

- 아침 식사는?
"지금 먹고 있다. 비가 나흘 동안 계속 왔는데, 지금은 잠깐 갠 것 같다. 그러나 하늘은 먹구름이 끼어 있다."

- 오늘 '2차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1만여 명이 몰려온다고 하는데.
"먼 데서 일부러 자기 돈 내서 오시는 분들은 과연 어떤 마음일까에 대해 이틀 동안 곰곰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저분들이 바라는 게 무엇일까. 단순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뿐일까. 저의 안전한 무사귀한을 바랄 것이고, 넓게 보면 사회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것이라 본다. 지금 사회가 엄청 병들어 있지 않나. 아이 키우는 문제부터 노동자들의 정리해고는 일상화돼 있다. 자기 염원을 표현하는 것이라 본다. 자기 나름대로 억눌린 부분에 대한 소망을 갖고 오는 것 같다. 그런 마음이 소중하다. 지금 한진중공업 주변에는 희망버스를 막겠다고 난리도 아닌데 말이다."

- 크레인에서 내려다보이는 지금 한진중공업 안팎 상황은?
"도로에는 경찰버스가 이중으로 주차한 지점이 있고, 한 차선만 있는 부분도 있다. 사측은 공장을 완전히 철옹성처럼 만들어 놓았다. 담장 가림막을 10m 높이로 해 놓았고, 꼭대기마다 가로등을 2개씩 설치해 놓았으며 CCTV 카메라도 설치해 놓았다. 채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중인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중인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 심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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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담장을 넘어 갔는데.
"오늘 오시는 분들이 최대한 평화롭게 했으면 한다. 1만 명이 서 있는 것만 해도 힘이다. 무리하게 공장을 들어오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치거나 경찰에 연행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여기 온 것만으로 마음이 뿌듯하다. 우리한테는 물리적인 거리보다 마음의 거리가 중요하다. 그냥 막으면 그 자리에 서 있거나 앉았으면 좋겠다."

- 어제와 오늘 사이 배우 김여진씨와 희망버스를 기획한 송경동 시인과 통화를 해보았는지.
"김여진씨는 못 온다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더라. 송경동 시인하고 어제 늦게 전화통화를 했다. 무리하지 말자고 했다. 평화롭게 하고, 막히면 촛불 들고 서 있든지 앉자고 했다."

- 파업을 푼 뒤 회사는 외국선사로부터 선박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는데.
"회사는 쇼를 한다. 수주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정리해고 원인 소멸이다. 선박 수주를 못 해서 정리해고를 했는데 수주를 했다면 원인이 없어진 것이다 그것도 6척을 수주했다는데, 그 정도라면 정말 열심히 해야 만들 수 있다. 정리해고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 책 <소금꽃나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데.
"부담이다. 저도 마음이 불편에서 다 읽어 보지 못할 정도다. 책을 읽으면서 울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부끄럽기보다 부담이다. 그 책 속에는 20년 전이거나 8년 전의 상황도 있다. 아직도 그런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인데, 다시 그런 상황들을 떠올린다는 게 불편하다. 사람들이 진심으로 책을 안 봤으면 한다."

- 요즘 트위터가 뜸한데.
"전기가 차단되어 한 동안 힘들었는데, 마침 태양열 충전기가 있어 간혹 한다."

- 외국에서도 희망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도 모임이 있었던데.
"어제 보도된 <오마이뉴스> 기사를 봤다. 외신 보도도 있었다고 하더라. 30년 동안 노동운동 하면서 제 스스로 관료화가 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해 왔다. 개인의 영웅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분들의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엊그제는 제 생일이었고, 그래서 특별한 마음에 다들 관심을 가졌다고 본다. 고맙기도 하고 불편하다. 우리나라 노동자, 한진중공업 조합원에 대한 관심이라 본다. 해외에서까지 챙겨주시는 것은 의외라고 보았다. 우리가 가진 힘을 써 먹지 않아서 그렇지 엄청난 자원과 실력이 있다고 본다."

- 세계적 석학인 놈 촘스키 교수도 메시지를 보냈던데.
"어제 관련 기사를 읽어 봤다. 이전에 그 분의 책을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성에다 탄탄한 글을 쓰시는 게 놀랍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분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으니 연예인한테 사인 받은 기분이다. 다른 사람 사인은 배우 김여진씨한테 받은 것밖에 없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고 노력해 주시니까 그 분도 관심을 가지신 것이라 본다. 너무 소중하다. 이런 것을 멈추는 게 아니라 연결시켜 만들어 내고 해야 할 텐데."

-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는 긴급구제를 기각했는데, 아시아인권위원회는 한국정부에 긴급보호 권고를 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나라 인권위원회가 그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니까 아시아인권위가 나선 것이라 본다. 한 마디로 엿 먹인 것이다. 인권위가 이것을 계기로 절치부심하기를 바란다. 인권위마저 정권의 눈치를 보아서는 안 된다. 전기도 끊어진 공간에서 살겠다고 발버둥 치는 노동자를 외면해서는 안 되기에, 인권위가 바람막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인권위가 이번 일을 계기로 부끄러움을 스스로 자각하고 설 자리가 어딘지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희망버스의 기대가 큰 만큼 평화롭고 순조롭게 되었으면 한다.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걸 확인했으면 한다."

 경찰이 '2차 희방버스'의 거리행진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릴 집회를 불허한 가운데, 9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수많은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경찰이 '2차 희방버스'의 거리행진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서 열릴 집회를 불허한 가운데, 9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에 수많은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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