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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끝에 당 대표직을 차지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는 계파청산, 당 지지도 회복, 친서민 정책 실현 등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코앞에 당면한 과제는 당직 인선이다.

 

당장 지명직 최고위원, 사무총장, 당 대표 비서실장, 대변인 등 주요 당직을 임명해야 하는데, 새 당 대표의 당직인선 때는 언제나 '자기 사람 심기'가 논란이 돼왔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이미 내놨다. 그것도 1년여 전에 분명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자기가 한 말만 지키면 논란이 될 일은 없다.

 

홍 대표는 지난 2010년 전당대회에서 원희목 의원이 당 대표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을 시작으로 안 전 대표 당선을 위해 힘쓴 친이계 인사들이 주요 당직을 꿰어 찰 조짐을 보이자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2010년 7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당시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에 당내 경선 시 당직을 약속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있고, 이를 위반하면 당직매수 행위"라며 "'친이 강성파'는 당의 화합을 위해 (당직에서) 배제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안으로 "쇄신파와 중립파를 능력과 기능 중심으로 기용해 당직을 전면 개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제안은 안 전 대표의 사퇴로 대표가 된 홍 대표의 당직 인선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해법이다.

 

"경선잔치, 니들끼리 하라" 했던 홍준표의 당직 인선은?

 

홍 대표는 친이계도 아니고 친박계도 아니니 이런 당직 인선에 계파나 줄서기가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홍 대표에게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력을 다해 도운 세력이 있다. 홍 대표가 2008년 5월부터 1년여 간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원내부대표단을 구성했던 이들을 비롯한 20여 명 정도의 의원들이 그들이다.

 

이들이 2010년 7·14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후보를 돕고 나서면서 '친홍계가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이 전당대회 이튿날 홍준표 당시 최고위원이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독고다이('특공대'의 일본어 발음) 홍준표가 이젠 조직까지 생겼다"고 한 것은 이들 의원을 지칭하고, 이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홍 대표를 적극 도왔다. 

 

그러나 이 '친홍준표 성향' 의원들의 특징은 친이계, 친박계, 중립 성향이 골고루 섞여 있어 '친홍계'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를 도운 이종혁 의원은 "나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친박계이고, 전당대회에서 홍 대표를 도운 것은 원내부대표 시절 맺은 인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친홍계이건 아니건 '친홍준표 성향' 의원들이 홍 대표의 당선을 도운 것은 사실. 이 때문에 홍 대표의 주요 당직 임명이 이들 의원들에게 배분될 거란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지난 2010년 8월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전 대표의 인선안에 반발, 회의장을 뛰쳐나오면서 했던 말을 아직 기억한다면 이런 '줄서기' 당직 배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홍 최고위원은 얼굴이 벌개진 채 회의장 문을 세게 닫고 나오면서 "경선 잔치를 하려고 해. 무슨 당직 19명 중에서 12명을…. 난 모르겠다 지들끼리 하라고 해라"고 언성을 높였다.


태그:#홍준표, #당직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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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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