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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컨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
 문화콘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자신의 홍보대행사인 P당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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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앰프를 나르는 동지'에 불과했다. 구시렁구시렁 말은 참 많았지만, 그래도 이름만 부르면 어느 틈엔가 달려와 형광등이며 컴퓨터며 닥치는대로 후딱후딱 잘도 고쳐놓는 민원해결사였다. 보통의 남자보다는 수다가 성했고, 보통의 여자보다도 훨씬 꼼꼼하고 섬세했던 그는 내게 아주 편안하고 가까운 후배였다. 

1998년 여름 긴 장마 끝에 떠난 참여연대 MT에서 그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대학을 졸업하면 곧장 기자로 일하게 해주겠노라는 선배의 제안을 일거에 거부했다. 허나 그는 처마끝에 또로록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이걸 어떻게 팩트로만 전달할 수 있겠느냐며 진저리쳤다. 개그스런 그 표정에 모두 웃음으로 "그래 너는 시인이 되라"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처음 시작한 공연을 무기로 공익문화분야에 일가견이 있는 공연연출가로 성장했으며, 이런저런 책들을 수시로 내더니, 여러 대학의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P당이라는 회사를 차려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신인배우도 발굴하더니 노무현 대통령 서거 직후 추모콘서트를 하며 정치적으로도 많이 각성된 태도를 보였다. 많이 울었던 모양이다. 그 이후부터 그는 트위터를 통해 온갖 사회적 의제에 자기 입장을 던졌다. 세다 싶을 만큼 많이. 그 사이 만 10년이 흘렀고, 후배는 어느덧 선배보다 사회적으로 큰 사람이 돼 있다.

참여연대에서 인턴십을 할 때부터 '너무 무거워' '칙칙해' '재밌게 하면 안 돼?' 하더니, 자기가 만드는 문화콘텐츠엔 삐딱한 시선과 촌철살인 코미디를 담는다. 그래서 대박 친 게 명계남씨와 함께 한 후불제 연극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이다. 돈은 안 돼도 사회적 의미를 남긴 것은 <4대강 반대 공연>, 문정현 신부 헌정공연 등이다. 최근엔 반값등록금 립덥으로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다. 공연연출가이자 다양한 문화콘텐츠 제작으로 사회적 눈길에 오른 탁현민씨. 그와의 만남부터 현재까지를 소개한다. 

"내 직업은 아티스트... 참여연대에서 처음으로 해본 공연사업"

 문화컨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
 문화컨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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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현민씨는 본인의 직업을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아티스트요. 제가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에서 문화콘텐츠를 전공했는데, 사람들은 간혹 제 일을 공연으로 한정할 때가 있어요. 저는 사회에 요구되는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공연, 영상, 이벤트, 책, 강의 등등 나를 모티브로 해서 표현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죠.

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학문간 교류, 통섭(通涉)을 강조했었는데 문화콘텐츠 영역이야말로 통섭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장르와 경계를 허물려고 노력하는 것. 실은 제 직업을 다 설명해서 명함에 넣어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명함사이즈가 너무 작아서 모두 안 들어가더라고요. A4용지 한 장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아예 명함을 없앴죠. 하하."

- 첫 직장이 참여연대인데, 왜 시민단체 활동가가 되려고 했나요?
"때는 1997년이었고, 저는 대학 3학년 2학기였어요. 학점이 많이 모자랐는데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님이 참여연대에서 인턴십을 하면 6학점을 주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시민단체에 첫 발을 딛게 됐어요. 처음 한 일은 <개혁통신>이라고 A4용지 몇쪽 분량의 글을 써서 언론 등 각계에 보내는 일이었어요. 원래는 <개혁통신>을 만드는 게 일이었지만 실제로는 전화기 고치고 형광등 갈고 컴퓨터 고치고 그런 것이었죠.(웃음)"

- 참여연대 일은 재미있었나요?
"재미있다기보다는 일단 학점이 급했으니까. 제일 서글펐던 건 어떤 자원활동가의 책상 위에 걸린 형광등이 고장 났다고 고치라고 해서 책상 위에 올라섰는데, 그 자원활동가가 째려보며 '아저씨! 있다가 하면 안 돼요?' 했을 때예요. (모두 웃음) 그땐 또 참여연대에 온갖 사연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내 귀의 도청장치'부터 시작해서 유명인사까지 한국사회의 온갖 일들이 집대성 되는 현장 같았죠.

제 자리가 박원순 변호사(당시 사무처장) 맞은편이었는데, 그분은 누가 자신을 찾아오면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없었어요. 꼭 활동가 한 명과 연결을 해서 저 분의 이야기를 들어드리라고 했지요. 제가 자주 걸렸어요. 박 변호사님이 연결해준 분이니까 이야기를 잘 들어드려야지 하곤 노트와 펜을 챙겨서 몇 시간씩 메모하며 듣다보면 결론은 '내 귀의 도청장치'. (모두 웃음) 그런 해프닝이 참 많았어요."

- 참여연대 문화사업국에선 주로 어떤 일을 했어요?
"음…. 주로 앰프 설치, 앰프 철수. 미술계 선생님들의 작품 받아오기. 정부 돈, 기업 돈 받지 않고 오로지 시민의 힘으로 운영하는 단체가 많지 않던 시절인데요. 그때 참여연대는 정부 돈도 기업 돈도 받지 않고 오로지 시민의 돈으로 운영했어요. 그러니까 늘 돈이 없었어요. 날마다 사람들에게 손 벌리기도 그렇고 해서 고안해낸 게 문화사업이었어요. 늘 그림을 팔고, 도자기를 팔고, 액자를 팔고 그랬지요. 그러다 제가 처음 해본 게 공연사업이었어요. 오로지 공연수익만으로 성공한 사업을 해본 거지요. 그때 제 월급이 60만 원이었죠."

"대중과의 접점 찾으며 하게 된 공연... 첫 무대에 서준 자우림과 이은미"

- 첫 무대에 누가 섰나요?
"자우림과 이은미씨였어요. 공연장에 오신 아주머니들 중엔 김윤아씨가 '자우림'인 줄 알고 환호하고 그랬죠. 예술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했는데 제목이 '말 많은 세상에 던진다' 였어요. 지금은 그 제목이 촌스럽지만 그땐 그런 게 유행이었어요. 그 공연 시작할 때 활동가들 사이에선 온갖 볼멘소리가 다 나왔죠. 말 많은 세상에 뭘 던지느냐, 공연히 일 벌려 사고치지 말아라 등등. 그런데 공연이 딱 끝났는데 오로지 공연수입만으로 5000만 원을 번 거예요. 모두 놀랐지요. 제가 느끼기엔 그때부터 사람들이 절 달리 보기 시작한 것 같아요. 큭큭."

- 공익문화센터는 어떻게 해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의 시민사회 최대 화두는 어떻게 하면 대중과 접점을 찾으면서 활동할 수 있을까 였지요. 그런데 언론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문화도 수익이 된다는 콘셉트로 이상호 MBC 기자가 정말 많이 써줬어요. 공연이 시민단체의 수익이 된다고 판단하니까 그 뒤론 여성재단, 아름다운재단 등등에서 많이 했지요. 여성단체연합에선 문화기획집단을 만들기도 했고요."

- 공익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 이렇게 평가하세요?
"음…. 제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 당시엔 대중음악에 대한 지식도 일천했고 가수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도 필요했어요. 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 10년 시기였으니까 그땐 사회적 의미를 담은 공연이 별로 없기도 했고 또 필요성도 별로 느끼지 못했어요. 지금처럼 굳이 사회적 의제랄까 그런 게 없었어요."

- 김제동, 윤도현씨와의 인연은 공익문화공연과 무관한가요?
"제가 2002년부터 다음기획에서 일했어요. 그때 윤도현씨가 팍 떴죠. 제동씨는 윤도현씨의 대구공연장에서 처음 만났어요. 처음 봤는데 너무 웃긴 거예요. 처음 보자마다 함께 술 마시고 친해졌고 다음기획 공연을 함께 하게 됐지요. 2003년 윤도현씨가 KBS <러브레터>를 진행하면서 제동씨도 서울로 오게 된 거죠."

- 김제동씨는 사적으로 만나도 매우 웃긴 모양이죠?
"사석에선 좀 무거운 편이에요. 방송에선 가볍지만 일상에선 묵직한 편입니다. 말도 가려서 하고 굉장히 예의를 따지고. 경상도 사나이라 그런가? (웃음) 저랑 달수로 6~7개월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도 꼭 형님이라고 불러서 저는 사실 좀 불편해요."

"직원들이 지분 나눠 갖는 회사... 망할 줄 알았는데 대박"

 탁현민씨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립덥(Lipdub) 영상' 촬영을 위해 참가한 학생, 시민들과 함께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탁현민씨가 지난 6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립덥(Lipdub) 영상' 촬영을 위해 참가한 학생, 시민들과 함께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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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립덥(Lipdub)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탁현민씨가 지난 6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앞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립덥(Lipdub) 영상'을 참가자들과 함께 촬영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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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당은 왜 만들었어요?

"저도 한 명의 연출자가 되면서 제 스태프가 필요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빨리 하려면 제 스태프가 필요하니까요. P당은 그냥 제 프로덕션이라고 생각해요. 어느덧 직원이 25명이 됐는데 이건 내 회사가 아니라 우리의 회사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과감하게 지분을 나눠줬어요. 저는 지금 P당의 월급사장이에요. 1년차 이상 직원이 되면 회사의 지분을 4.75%씩 나눠 갖게 돼요. 회사가 흑자 나면 배당을 하는 방식인데, 우리 회사의 모토는 '그해 번 돈은 그해 다 쓰자!'거든요. 재벌도 아니고 누구에게 물려줄 일도 아니어서 그냥 직원들과 함께 번 돈을 나눠 갖는 식이죠. 그런데 전 지분이 0%예요."

- 왜 정작 본인은 지분을 갖지 않았나요?
"이렇게 잘 될 줄 몰랐어요. 실은 망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너무 잘돼요. 올해도 배당금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살살 배가 아프네요? 하하. 우린 돈을 남기지 않아요. 그래서 연말이면 멀쩡한 컴퓨터를 새 걸로 바꾼다거나 계획에 없던 사내 워크숍을 푸켓으로 간다거나 캡슐커피를 100만 원어치 산다거나 하는 식이죠."

- 그 회사 생긴 지 얼마 안 됐는데 창립멤버 연봉이 얼마예요?
"6000~7000만 원 정도는 될 거예요. 지분이 없다고 해서 제 월급이 쥐꼬리냐 그건 아니에요. 이사들에게 3가지 조건을 걸었어요. 좋은 차를 타고 싶다, 애플에서 나오는 신제품은 모두 사달라, 그리고 월급은 얼마 달라. 뭐 제 월급까지 까는 걸 바라세요. 하하. 3년 계약했고, 그거 지나면 놀 거예요."

- 최근 트위터 등을 통해 사회적 발언을 많이 하게 된 건 이명박 대통령 탓인가요?
"아무래도. 그러나 제가 소셜테이너와 계속적인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있었던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을 한 뒤로 적극적인 사회발언에 나선 것 같아요."

 오는 21일 예정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연세대 학교측이 불허한 가운데 총연출가인 탁현민 교수가 19일 오후 굳게 닫혀 있는 연세대 정문앞에서 공연불허와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콘서트 '다시, 바람이 분다'를 연세대 학교측이 불허한 가운데 총연출가인 탁현민 교수가 지난 2009년 6월 19일 오후 굳게 닫혀 있는 연세대 정문앞에서 공연불허와 관련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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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은 어떻게 해서 하게 됐어요?

"공연을 연출하는 사람으로서 해보고 싶었어요. 당시 연세대 학생 4명이 절 찾아와 자기네 학교에서 추모공연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공연을 하고 싶다'는 4명의 의지만 있을 뿐 아무 것도 준비된 게 없었어요. 옥신각신 끝에 연세대에선 공연을 못했고, 장소를 옮겨 성공회대에서 하게 됐는데…. (울컥)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제가 감정을 잘 추스를 수가 없어요.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아마 성공회대 개교 이래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처음일 거예요. 공연이 보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올라가 무대를 응시하셨으니까요."

- 최근엔 반값등록금 립덥으로 화제가 됐어요.
"5월 29일 광화문에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서 나갔다가 성공회대 학생들을 만났어요. 너희들 수고한다, 인사를 건넸더니 진행하던 친구가 '우리를 위해 탁 교수님이 오셨다' 이러는 거예요. 느닷없이 끌려 나가서 말을 하게 됐는데, 요놈의 입이 방정인 거죠. 여러분들이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하겠다! 한 거죠. 마이크를 놓은 뒤에는 속으로 혼잣말을 했어요. 내가 뭐란 거야? 그냥 쌩까야지 했죠.

그 뒤 트위터리안들로부터 전화가 많이 왔어요. 선대인, 고재열, 김남훈, 박혜경 등등. 저는 립덥이라는 형식이 재미있으니까 플래시 몹 형태로 하나 하고 싶다, 고재열씨는 치킨을 좋아하니 나는 치킨을 한 마리 사서 보내겠다, 등등 그런 결의가 모였고 트위터에 그 얘기를 쓰기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모인 거죠."

- 소위 '날라리 선배부대'인 김제동, 박혜경, 김여진씨 같은 소셜테이너들이 반값등록금 집회 선두에 서게 됐는데.
"아마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집회에 이런 식으로 결합한 것은 처음 아닐까 싶어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 때도 여러 연예인들이 동참했지만 그때는 대개 글을 쓰거나 공연에 참여하거나 잠깐 얼굴을 비추거나 등등이지 이번처럼 직접 현장에 나와 책을 나눠주고 치킨을 쏘고 이런 적은 없지요."

 문화컨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
 탁현민씨가 사무실 벽에 걸려 있는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 밥 말리 사진을 가리키며 억압에 저항했던 가수라고 소개하며 "저항은 대중문화예술의 본질이며 우리 역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은 중요한 고비마다 저항해 왔다"고 설명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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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대규모로 치러진 반값등록금 집회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나요?
"내가 즐겁지 않으면 그건 혁명이 아니다, 이런 말도 있듯이 저는 좀 더 가벼웠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3만~5만 명이 모였으니까 무대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인사말은 꼭 해야 하고 사회자도 꼭 정해져야 한다? 이건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해요. 만일 그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걸 거대한 플래시 몹으로 만들었다면 아마 지금도 인터넷 어딘가에서 회자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그런 생각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옛날 세대의 옛날 투쟁방식을 고집하는 건 아닐까요? 예컨대 클럽에 가서도 꼭 앉을 자리 먼저 살피는 경우. 한 몇 시간 정도 서 있어도 안 죽는데 꼭 앉을 자리 찾는 것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진보에게 필요한 건 과감한 생략과 발칙한 상상력 같아요. 다 같이 모였으니 구호는 외쳐야 하고 깃발은 들어야 하며 유명인사의 발언은 들어야 한다, 이런 건 너무 재미없잖아요?"

- 사회적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는 연예인이 방송에서 출연정지 같은 형태로 탄압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흥국씨부터 김여진씨까지…, 저는 총론적으로 보면 다양성이라 생각하고 다 품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적 발언을 했다고 해서 불공정한 처우를 받는 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은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이 더 과감해지고 더 과격해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불의는 잘 참으면서 불이익은 절대 못 참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하지만, 여하튼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항은 대중문화예술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역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은 중요한 고비마다 저항을 해왔거든요."

"노무현 추모 콘서트, 지금도 눈물이 난다"

 문화컨텐츠 기획자이며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인 탁현민씨.
 탁현민씨가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공연을 회상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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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재단 문재인 이사장의 책 <문재인의 운명>을 화두로 '운명'에 대한 토크콘서트를 계획 중이라고 들었는데 언제 시작하나요?
"저는 공연도 기사와 마찬가지로 스트레이트 공연이 있고 기획공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시의적절하게 해줘야 하는 공연을 스트레이트 공연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 4대강 반대공연은 스트레이트 공연이죠. 완성도보다 이슈파이팅이 우선인, 의지를 모으는 게 먼저인 공연이지요. 일종의 집회 성격이 있는 것이고.

반대로 저도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하고 싶은 사회적 발언, 이걸 기획 공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올 봄부터 해온 시사콘서트가 그것입니다. 지금까지 6번 정도 했는데 대통령 욕하는 것말고 할 게 없더군요. 그럼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문재인의 운명>을 읽었고, 도대체 '우리들의 운명은 무엇일까' '정치사회적 운명은 뭘까' 운명을 찾아가는 공연을 해볼 생각입니다."

- 공연엔 주로 어떤 내용을 담을 생각이에요?
"비주류 문화예술을 모아 공연형태로 조직할 거예요. 5~6번 정도 묶어 전국을 한 바퀴 돌 예정인데, 그 다음에는 우리에게 또 어떤 희망적인 인물이 있나, 희망적인 얘기는 뭔가 찾아갈 거예요. '우리들의 운명' 이러면 너무 무겁고 진지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더욱 영상 등 전체적인 분위기를 '졸라' 웃기게 만들 거예요! 첫날엔 토크손님으로 문재인, 양정철, 오연호, 둘째 날은 문재인, 양정철, 김어준이 등장합니다. 노래손님은 좋아서 하는 밴드, 준석이들, 커피머신 등 인디밴드 쪽에서 발굴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공연 중 가장 잊지 못할 공연은 뭐예요?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이죠. 지금도 그때 얘기하면 눈물이 나요. 돈도 없었고, 공간조차 확보를 못한 공연준비였으니까요. 저는 그 어떤 공연을 해도 개런티를 안 준 적이 없습니다. 액수는 달랐지만 4대강 반대공연도 다 개런티를 줬거든요. 그런데 그 공연은 돈을 안 줬어요. 우선 돈 받고 나오는 그런 공연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사실 가수 한 명 무료공연 섭외하는 건 쉬워요. 그러나 무수한 세션맨들은 생면부지거든요. 그들에게 이 공연의 의미를 전달하고 무료로 해달라고 당부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여하튼 노무현 대통령 추모공연은 완벽한 무료공연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때 저도 생각이 굉장히 복잡했어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슬픔만 확인하고 가면 이건 뭐지? 사람 죽은 지 100일도 안 됐는데 희희낙락? 이것도 아닌데. 정말 복잡했죠. 비가 많이 와서 운동장은 질퍽거렸고, 사람은 많았고, 좌석은 만석이었고, 난리였죠."

- 본인 스스로 소셜테이너라고 생각하세요?
"절 폴리테이너라 불러도 OK예요. 최근 가장 어이없었던 것은 MBC예요. 연예인이 정치사회적 발언을 하면 출연을 정지시키겠다? 그럼 MBC는 정치사회적 생각이 없는 무뇌방송을 하겠다는 건가요? 예컨대 강호동씨가 방송 중에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이러면 이것도 사회적 발언이라 출연정지시킬 건가요? 이 기준이면 김제동, 윤도현, 김여진 모두 줄줄이 출연정지예요.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그런 발상을 했는지 참 답답합니다.

MBC에선 앞으로 안젤리나 졸리나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영화는 틀지도 못할 것이고, 밥 딜런 노래는 라디오에서 나오지도 못하게 되는 건가요?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그런 원칙이란 걸 세우는지 알 수가 없어요. 여태까지 방송국이 부리던 그 어떤 패악보다 극악무도한 것 같아요. 가만 생각해보세요. 사회적 발언 하는 사람이 정상인지 사회적 발언 안 하는 사람이 정상인지. 사회가 미쳐 돌아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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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입니다. <장윤선의 팟짱> 진행자이기도 해요.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소셜테이너> 등이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기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