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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로 초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 초.

감자 밑이 드는 시기라 꽃도 일일이 잘라줬었다. 그런데 하도 날이 가물어 감자 줄기는 무성한데 밑은 알이 차오르지 않았다. 감자꽃을 따준 뒤 2주쯤 지나 엄마가 감자가 얼마나 잘됐나 싶어 캐봤는데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리고 기후변화 때문인지 6월부터 장마가 시작됐고, 태풍 메아리까지 겹쳐 무려 6일간 비가 내렸다. 지난 24일 장맛비가 주춤한 사이 엄마랑 잠시 감자를 캐 비닐포대에 담아 외발수레에 싣고 집으로 가져왔었는데, 그 뒤로는 감자를 전혀 캐지 못했다. 장맛비도 그랬지만 강풍 때문에 논밭일은 엄두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구름 눈치보며 밭에서 캐온 햇감자를 삶아 먹으면서, 메아리가 별탈없이 물러나길 장맛비가 잠시라도 멈춰주길 바랬다.

태풍이 지나간 뒤 어제는 아랫밭에서 잠시 콩을 옮겨심고 김을 맸는데, 오늘은 아침에 해가 나서 엄마랑 윗밭에서 감자를 서둘러 캤다. 내일부터 다시 장맛비가 시작된다고 해서, 감자 밑이 잘 들지 않았어도 캐내야 했다. 감자가 비를 많이 맞으면 쉽게 상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4일 캔 감자랑 오늘 캔 감자의 상태는 확연히 달랐다. 5일간 쉴새없이 비를 맞아서 그런지, 감자의 표면에는 빗물에 살짝곰보가 되었다. 심한 편은 아니지만 작년에 비해 밑도 잘 안들고, 날씨도 변덕스러워 괜히 심술이 났다.

그런데 감자밭을 지나치던 어떤이가 '감자 밑이 잘 들었다'는 소리를 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여하간 6월 장마에 올해 감자 농사는 시원찮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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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감자, #장마, #감자밭,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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