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의 명성은 어디갔나? SKY라인으로 불리는 필승조는 2009년 막강 선발진의 뒤를 받치며 팀 승리를 지켜냈지만 지난해부터 갑작스런 부진에 빠지며 현재까지도 2009시즌에 대한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며 벤치의 신뢰마저 잃어 가고 있다.

▲ 2009년의 명성은 어디갔나? SKY라인으로 불리는 필승조는 2009년 막강 선발진의 뒤를 받치며 팀 승리를 지켜냈지만 지난해부터 갑작스런 부진에 빠지며 현재까지도 2009시즌에 대한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며 벤치의 신뢰마저 잃어 가고 있다. ⓒ KIA 타이거즈

8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6월을 시작했던 KIA가 천적 한화에 또 다시 덜미를 잡히며 선두경쟁에서 한걸음 멀어졌다.

 

KIA는 14일부터 16일까지 대전에서 열린 한화와의 주중 3연전에서 서재응-로페즈-양현종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리고도 타선의 침묵과 불펜진의 난조로 1승 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선두 SK와의 승차를 줄이는데 실패했고 이 기간 동안 2위 삼성과 자리를 맞바꾸며 3위까지 떨어졌다.

 

선발은 튼튼한데 여전히 불안한 불펜

 

KIA의 선발진은 누가 뭐라 해도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최강이다. KIA는 6월 들어 8연승을 달리는 동안 선발진이 7승을 올렸고 퀄리티스타트 또한 7차례를 기록했다. 그나마 1차례도 3일 만에 등판한 양현종이 SK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내려갔었다.

 

하지만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이 말해주듯 선발이 마운드를 내려가면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실제로 KIA는 한화에 패했던 14일과 16일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던 서재응과 양현종이 충분히 제 몫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팽팽했던 순간 불펜이 무너지며 추격의지마저 꺾이고 말았다.

 

특히, 14일 류현진과 맞붙은 서재응은 이날 5회까지 날카로운 제구력을 앞세워 한화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하며 류현진의 구위에 전혀 눌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지완의 3점 홈런으로 앞서나가던 6회말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와 보이지 않는 수비실책으로 1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불펜이 끝내 승리를 지켜주지 못하고 만루홈런 포함 대거 11점을 허용하며 패하고 말았다.

 

16일 경기에서도 선발 양현종이 이번시즌 개인 최다인 118개의 투구수를 기록하며 1-2로 뒤지던 7회 2사후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이후 등판한 불펜진이 2연속 볼넷과 함께 가르시아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추격의지마저 꺾이고 말았다.

 

반면 15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었던 로페즈는 나홀로 마운드를 지켜냈다. 로페즈는 이날 팀이 4-1로 앞서던 6회 2사 만루에서 가르시아에게 일격을 당하며 역전 만루포를 허용했지만 타선이 8회 2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로페즈는 끝내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를 챙겼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지 못하는 자신감 없는 승부

 

사실 KIA에게 있어 불펜진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최다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4강에서 탈락했지만 조범현 감독은 올해도 변함없이 손영민-곽정철-유동훈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깊은 신뢰를 보내며 2011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불펜의 힘은 여전히 2009시즌의 위력을 되찾지 못했고 급기야는 선발 자원이었던 서재응이 일시적으로 불펜으로 전환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시즌 초반 부진했던 선발진이 점차 위력을 회복해 갔고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침묵했던 방망이까지 살아나며 불펜의 고민은 조용히 묻히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심타선의 침묵과 함께 득점력이 빈곤해지자 불안했던 불펜의 실체가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다. 특히, 득점력 빈곤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하며 마운드를 내려간 선발진에 비해 한두 점 차의 박빙의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불펜들은 그 팽팽한 승부를 즐기지 못한 채 도망가는 듯한 투구패턴을 보였다. 끝내 타자들을 압도하지 못한 채 위기를 자초하며 승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선발투수의 덕목이 최대한 긴 이닝을 끌어주며 불펜진들의 휴식을 챙겨주는 것이라면 반대로 불펜진의 덕목은 선발진이 만들어 놓은 승리요건을 충실히 지켜주고 나아가 한두 점차로 뒤지고 있는 팽팽한 승부에서는 실점을 최소화 하며 타자들이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도 있다.

 

8연승 이후 두 차례 연속 위닝시리즈를 가져가지 못한 KIA로서는 가장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중심 타선의 부활일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불펜진도 벤치와 선발진들에게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2011.06.17 11:50 ⓒ 2011 OhmyNews
불안한 불펜 득점력 빈곤 SKY라인 선발야구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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