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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신 : 12일 오후 4시 39분]

눈물바다된 한진중 농성장...'희망버스' 참가자들 해산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 머문 뒤 떠나면서 한진중공업 조합원 가족들과 뜨거운 작별을 나누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 머문 뒤 떠나면서 한진중공업 조합원 가족들과 뜨거운 작별을 나누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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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였다. 뜨겁게 포옹을 나누었다. 노동자 가족들은 "고맙다"며 양말과 과자를 선물로 나눠주었다. 머리카락이 하얀 늙은 노동자도 눈물을 보였다. 조합원들은 두 줄로 서서 박수를 보냈다. 35미터 높이 크레인의 주인공은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두 손을 흔들었다.

12일 오후 3시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이날로 158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지원, 격려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이 떠나려 하자 눈물바다가 된 것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영도조선소 동문으로 나오자 조합원들이 두 줄로 서서 박수를 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영도조선소 동문으로 나오자 조합원들이 두 줄로 서서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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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1일 오후 11시경 영도 입구 부산대교 부근에 집결한 뒤, 1km 가량 거리에 있는 영도조선소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출입문 3곳을 철판과 컨테이너로 원천봉쇄하고 용역경비원을 배치했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2일 밤 1시30분경 사다리를 타고 담을 넘어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갔다.

한진중공업 조합원까지 합쳐 1000여명이 모인 것이다. 이들은 13시간 동안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놀았다.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으며, 대형 걸개그림에 손도장도 찍었다. 어두운 새벽시간에도, 동이 틀 무렵에도, 햇볕이 내리 쬘 때도 함께 어울렸다.

영도조선소 안팎에는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담을 넘어 들어온 뒤, 영도조선소 정문 안쪽을 지키고 있던 용역경비원 100여명과 충돌이 발생했던 것이다. 당시 충돌로 용역경비원 20여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영도조선소에 대해 직장폐쇄를 내려 놓은 상태에 있었는데, 공장 안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건조물침입에 해당되었던 것이다. 또 이날 새벽 용역경비원과 희망버스 참가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부상자가 나면서, 공권력이 출입문 입구 쪽에 배치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경찰은 영도조선소 안에 있는 외부인들을 모두 연행할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새벽에 이어 오전 8시경까지 경찰과 접촉하며 참가자들의 안전한 귀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5분경 배우 김여진씨가 일행 5명과 함께 조선소 동문을 통해 나가다가 경찰에 연행되었다가 30여분 만에 훈방됐다. 뒤이어 경찰은 이날 오후 들어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안전한 귀가 조치를 내렸고, 집회를 마친 700여명은 동문을 통해 안전하게 나올 수 있었다.

마무리 집회에서는 연설이 이어졌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끝까지 싸워내겠다. 이것은 한진중공업만의 투쟁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겠다. 그리고 이기겠다. 많은 힘을 준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채길용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158일간 버티고 있다. 가족대책위의 눈물을 보았다. 2003년 고 김주익 지회장이 떠났을 때 눈물을 기억한다. 반가움의 눈물과 반드시 승리해서 민주노조 깃발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눈물이다. 내일부터 자본과 정권이 어떻게 공격해 올지 잘 안다. 의연하게 임하겠다. 끈질기게 죽을 각오로 끝까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희망버스, 오만한 자본에 파열음... 살아내려가겠다"

12일로 158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지지자들이 떠나려 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2일로 158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온 지지자들이 떠나려 하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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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가량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떠나면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가량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떠나면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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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지도위원이 마이크로 인사했다. 그는 "희망버스는 오만한 자본에 파열음을 냈다"면서 "여기에 올라 오면서 마음 먹었던 게 있다. 내 손으로 문을 열고 내려가겠다고 했다. 158일인데 하루도 빠짐없이 내려가는 연습을 했다. 많은 분들이 너무나 애닯고 그리워서 보고 싶다는 말도 쉽게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03년 김주익씨는 끝내 이 곳에서 두 발로 걸어내려가지 못했다. 저의 소망은 여러분의 삶이 윤택해지도록 모든 것과 연대하기를 바란다. 1박2일 동안 벅찼고, 진심으로 고마웠다. 불편하고 피곤했을 것인데 같이 해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마지막에 "살아내려가서 꼭 현장에서 웃으면서 투쟁하자"고 다짐했다.

마무리 집회 때 사회를 본 이남신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 소장은 "남아 있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게 우리가 희망을 가지고 가야 한다. 희망을 주려고 왔는데 희망을 안고 간다. 희망버스가 다시 와야 하는 일이 생기면 즉각, 그것도 주변에 알려 많은 사람들과 오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날 새벽 담을 넘어 왔던 백기완 선생은 새벽에 귀경했으며, 문정현 신부와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정의헌 민주노총 부위원장, 양길승 녹색병원 원장 등 많은 인사들은 끝까지 함께 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이날 오후 3시경 한진중공업을 나오면서 조합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이날 오후 3시경 한진중공업을 나오면서 조합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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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나오면서 조합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뒤에 85호 크레인이 보인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시간 동안 크레인 아래에서 머문 뒤 나오면서 조합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뒤에 85호 크레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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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양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동문까지 300m 가량을 걸어 나오면서 뜨거운 작별을 나누었다. 조합원 가족들은 양말과 과자를 나눠주었고 아이들까지 나와 거들었다. 조합원 가족들을 부둥켜 안고 "힘내라"거나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되었다. 또 늙은 노동자들도 눈물을 훔치며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나누었다.

영도조선소 동문 앞에는 조합원 100여명이 두 줄로 서서 13시간 동안 함께 지내다 돌아가는 '동지'들을 향해 박수를 쳤다. 동문 바깥에서는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나와 박수를 치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영도조선소 동문 앞 도로에 세워놓았던 대형버스에 올랐다.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85호 크레인은 도로 옆에 있다. 크레인 35m 위의 주인공은 버스의 뒷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두 손을 흔들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크레인 아래에 모여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이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로 158일째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고공농성 중인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크레인 아래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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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신 : 12일 오후 3시 9분]

희망버스 참가자 자진해산, 귀가 중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 남아있던 '희망버스' 참가자 800여명이 12일 오후 2시 50분 정리 집회를 연 후 자진해산 했다. 경찰력이 철수한 조선소 동문을 통해 회사를 빠져 나온 참가자들은 연행자 없이 귀가하고 있다.

앞서 서울과 수원, 전주, 순천 등 전국에서 모인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한진중공업 사측이 3개 출입문을 봉쇄한 가운데 이날 오전 1시 30분경 영도조선소 담을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6신 대체 : 12일 오전 11시 50분]

영화배우 김여진, 시민 5명과 함께 경찰에 연행 중 훈방돼

12일 11시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영화배우 김여진씨와 5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가 30여 분 만에 훈방됐다.

김여진씨는 자신의 트위터(twitter.com/yohjini)에 오전 11시 올린 글에서 "나오다 잡혔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또 김씨는 '해운대 경찰서로 이송된다고 한다'며 "폭력혐의 등에 대한 법률 위반과 집단 건조물 침입 죄라고 하네요... 긴급체포"라는 글을 11시 17분에 올렸다.

이후 김씨는 오전 11시 37분 "호송 도중... 어디선가의 연락으로 훈방조치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11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긴급체포됐다 훈방된 영화배우 김여진씨의 트위터 갈무리.
▲ 영화배우 김여진씨 트위터 11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에서 긴급체포됐다 훈방된 영화배우 김여진씨의 트위터 갈무리.
ⓒ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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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전날 오후 한진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진행된 희망버스 행사에 참여했으며, 이날 오전 11시부터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스님과 함께 '즉문즉답'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김여진씨 등 연행되었던 6명 모두 훈방되었다"며 "김 씨의 연행사실이 알려진 후 경찰서로 수십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직장폐쇄된 영도조선소에 전날 밤 담을 넘어 들어간 행위는 '주거침입'에 해당된다고 보고 현재 한진중공업 내부에 있는 700여 명을 전원 연행할 계획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씨의 훈방은 부산지방경찰청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또 경찰은 이날 새벽 한진중공업측 용역경비원과의 충돌과정에서 20여명의 용역직원들이 부상을 입은 것과 관련해 희망버스 참가자 전원을 연행해 폭력행위 가담여부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5신 : 12일 오전 9시 20분]

김진숙 지도위원 "조합원들의 소박한 일상을 지켜주고 싶다"

12일 새벽 3시경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12일 새벽 3시경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하고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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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온 1000여 명의 시민들과 마주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배우 김여진씨와 '날라리'가 했던 인사에서 배웠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하자"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은 12일 새벽 3시30분경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아래에 모인 시민들에게 이같이 인사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출입문을 봉쇄했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담벼락을 넘어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정문 안쪽에서 집회를 연 뒤, 이날 새벽 2시30분경 85호 크레인 밑으로 이동해 집회를 열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새벽 집회 마지막에 인사했다. 그는 "반갑다.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끝까지 싸울 생각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을 애타게 보고 싶다. 제가 오작교가 되어 등이 문드러져 터지더라도 조합원들을 만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조합원들은 새파란 젊은이들에게 내동댕이쳐지고, 6개월 동안 집에 가보지도 못했다"면서 "저 사람들이 외롭지 않게, 정당함을 보여주고 싶다. 조합원들은 평생 일한 직장에서 쫓겨나는 신세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조합원들은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고, 고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열사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있다. 나는 저들을 버릴 수 없다. 조합원들을 혁명적 동지로 지켜내자는 게 아니다. 6개월 전 살았던 삶을 지켜주고 싶다. 그들의 소박한 일상을 지켜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85호 크레인을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조합원을 기억해 달라. 잘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는 조합원, 말기암인 아버지보다 동료를 지키고 있는 조합원, 해고 대상이 아닌데도 크레인을 지키는 조합원, 용역깡패에 짓밟힌 조합원, 조남호(한진중공업 회장)와 정치·언론이 버린 저 사람들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백기완 선생과 문정현 신부 등의 이름을 부르며 고맙다고 인사한 김 지도위원은 "1570일을 견뎌서라도 반드시 이길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출입문을 봉쇄한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담을 넘어 갔다. 사진은 백기완 선생 일행이 사다리로 올라가 담벼락을 넘어가고 있는 모습.
 한진중공업 사측이 출입문을 봉쇄한 가운데,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담을 넘어 갔다. 사진은 백기완 선생 일행이 사다리로 올라가 담벼락을 넘어가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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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최고위원 "6월 국회에서 한진중 사태 진상조사 되도록 할 것"

11일 오후 10시경부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 집회에 참석했던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의원은 12일 새벽 집회에도 참석했다. 국회의원들은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을 만났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회사가 먹통이다. 말이 안 통한다. 안에 있는 조합원을 만나겠다고 했는데, 회사는 죽어도 안된다고 했다. 그런 꽉 막힌 태도가 한진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다. 시민들이 안타까워서 '희망버스'를 타고 와서 조합원을 격려하려고 한 것인데, 회사는 의원들의 접근조차 막았다"고 말했다.

희망버스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새로운 사회 현상이다. 시민참여의 새로운 형태이며, 평화적 연대다. 광화문에서는 반값 등록금을 내걸고 학생과 시민들이 촛불연대를 하고 있고, 부산에서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연대를 하고 있다"면서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거리 행진을 하면 교통체증으로 짜증보다는 박수를 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그는 "조중동에서 안 내면 세상이 모를 거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제는 일인 미디어로 전파를 타고 있다. 희망버스는 트위터나 SNS를 통해 모여 든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현상이다"고 덧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인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 2월과 4월 상임위에서 한진중공업을 비롯한 노동 현안을 다루기 위한 국회 진상조사와 청문회를 하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이 거부해 안됐다"면서 "6월 국회에서도 한진중공업과 관련한 진상조사와 청문회에 한나라당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다른 법안 처리도 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어제 민주열사 추모제에 다녀왔는데 고 김주익 열사 이야기를 들을 때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대책없는 정리해고로 노동자들을 내모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진중공업 문제가 실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트위터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왔다. 뉴욕에 사는 사람도 잠시 한국에 왔다가 소식을 듣고 참석했다고 하더라. 현장에 와서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투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은 "머리가 무겁다. 빨리 풀려야 한다. 이곳에 몇 번이나 왔고 김진숙 지도위원과 여러 차례 통화도 했으며, 11일 여기로 오기 전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보냈다"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하는데, 회사는 교섭을 내걸면서도 용역경비를 동원해 노동자들을 압박하는 이중적인 전술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힘으로 노조를 누른다. 교묘한 방책으로 회유하고, 노조원들을 분리 이탈시킬지는 몰라도 결국 그것이 더 큰 불의의 사고로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5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기획팀인 '깔깔깔' 회원들과 촛불행진 도중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58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기획했던 송경동 시인이 기획팀인 '깔깔깔' 회원들과 촛불행진 도중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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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사측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게 두려워"

'희망버스'를 기획한 송경동(45) 시인은 12일 새벽 85호 크레인 아래에서 만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절망의 상징인 85호 크레인을 이제는 희망으로 펼쳐보고 싶었다"면서 "사측은 수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오후에 버스를 타고 오면서, 용역경비원이 모여 있다는 소리를 듣고 공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했다. 어떤 방식이든 85호 크레인에 들어와서 절망보다는 다른 꿈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송 시인은 "처음에는 대형버스 85대가 오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85'는 한진중공업과 김진숙 지도위원만의 숫자가 아니다. 정리해고의 쓰나미를 막기 위해서는 절망의 크레인을 희망으로 만들어야 한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억지로 조직하지 않았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백기완 선생과 문정현 신부의 참여에 대해, 그는 "건강도 좋지 않으신데, 어떻게 아셨는지 자발적으로 오시겠다는 연락을 해오셨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경찰간부들이 한진중공업에 온 것으로 안다. 강제진압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위터에 그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산경찰청 홈페이지에 항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단체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왔으며, 인터넷 카페에 한 사람씩 댓글을 달아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4신 보강 : 12일 오전 3시 30분]

희망버스 1천명, 사다리 타고 한진중 입성

12일 오전 1시30분경 한진중공업 담을 넘어 들어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가 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높이 들었다.
 12일 오전 1시30분경 한진중공업 담을 넘어 들어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가 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높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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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사측이 3개 출입문을 봉쇄하고 400명이 넘는 용역경비원을 배치했지만 158일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나려는 '희망버스'를 막지는 못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 '희망버스' 참가자 1000여명은 12일 오전 1시30분경 영도조선소 담을 넘어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희망버스'는 서울에서 대형버스 11대를 비롯해, 수원, 전주, 순천 등 전국 곳곳에서 왔다. 참가자들은 11일 오후 11시경 부산 영도에 도착했다. 이들은 부산대교 앞에 도착해 촛불을 들고 1km 가량 떨어져 있는 한진중공업까지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거리행진을 하려 하자 경찰이 불법집회 경고방송을 했지만, 이들은 도로를 따라 걸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문정현 신부, 배우 김여진씨, 송경동 시인,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세균 서울대 교수 등이 촛불을 들고 참석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이종걸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도 이자리에 함께 했다.

앞서 민주노총 부산본부를 비롯한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 노동자와 시민 1000여명이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가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외부인들의 공장 안 출입을 막기 위해 지난 10일부터 출입문 3곳을 봉쇄했으며, 400명이 넘는 용역경비원을 배치했다. 용역경비원과 노동조합 조합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부상자가 속출하기도 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중인 85호 크레인이 보이는 곳까지 도착한 뒤 '정리해고 반대' 구호를 외쳤다. 김 지도위원은 불을 밝혀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12일 새벽 담을 넘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온 시민과 노동자들을 향해 정문 안 쪽에서 있던 용역경비원들이 소화기를 뿜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12일 새벽 담을 넘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으로 들어온 시민과 노동자들을 향해 정문 안 쪽에서 있던 용역경비원들이 소화기를 뿜어 아수라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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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날 오전 1시30분경 담벼락 안쪽에서 사다리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이 사다리 수십개를 준비했던 것. 팔순이 넘은 백기완 소장과 문정현 신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씨 등이 사다리에 오르기 시작했다.

영도조선소 정문에는 컨테이너 2개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 안쪽에는 용역경비원 100여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담을 넘어온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용역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충돌이 벌어진 것. 용역경비원들은 소화기를 뿌리고 헬멧을 던지기도 했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뒤이어 영도조선소 안쪽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김진숙이 보고 있다. 끝까지 투쟁하자"고 외쳤다. 담을 넘어온 참가자들은 "자랑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기완 소장은 "부엌에 들어온 도둑고양이는 소리 질러도 나가지 않는다. 우리가 주먹과 몽둥이로 내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는 "김진숙 동지는 노동자 싸움의 최전선에 서 있다. 김진숙 동지의 승리에 따라서 비정규직이 해방되느냐가 달렸다"면서 "이 자리는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12일 새벽 희망버스를 타고 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집회에 참석한 배우 김여진씨.
 12일 새벽 희망버스를 타고 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집회에 참석한 배우 김여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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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신부는 이어 "우리 노동자들은 정부를 잃어버렸다. 정부는 우리 편이 아니다. 경찰이 국민의 편에 서 있지 않다. 대통령과 장관이 모두 재발과 기업 편에 줄을 섰다. 이 투쟁은 노동해방과 동시에 경제 민주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기씨는 "김진숙 동지는 올해 박종철열사인권상 수상자다. 모두 힘을 모아 투쟁하자"고 말했다. 송경동 시인은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배우 김여진씨는 "김진숙 지도위원은 혼자서 너무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다, 보고 싶어 달려왔다"면서 "10일 용역경비원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 신문에는 보도가 안됐지만 인터넷에 많이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용역경비원을 향해 "여러분 가운데 몇 명은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해서 돌아간 것으로 안다. 노동자들은 여러분이 때려도 되는 사람들이 아니다. 여러분의 아버지 같은 분들이다. 이 자리에 있으면 후회할 것이다. 제발 집으로 돌아가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에서 열린 집회 1시간 가량 계속됐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2일 오전 크레인 아래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3신 : 11일 낮 12시 7분]

대치 계속...노조 측 "'희망버스' 행사 예정대로 할 방침"

11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에서 사측의 용역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11일 오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에서 사측의 용역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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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안팎에 긴장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10일 한진중 사측 용역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 사이에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11일에도 대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영도조선소 출입문은 모두 3개인데, 사측은 10일 서문․동문에 대형 철구조물을 설치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 놓았다. 이어 사측은 11일 정문에 컨테이너 2개를 설치했다. 정문 안쪽에는 조합원들이 바리게이트를 설치해 놓은 상태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사무실이 있는 생활관 앞에서 용역직원과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조합원 150여명이 나와 있으며, 11일에는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85호 크레인에서 11일로 157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김 지도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용역 깡패들이 출입문과 생활관 입구까지 봉쇄했다"며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단결의 광장까지 빼앗기고 우리 조합원들과 85호 크레인은 완전 고립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11일 밤 11시 30분경 영도에 도착할 예정인 '희망버스'의 조선소 안 출입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과 수원, 전주 등지에서 노동자와 시민들이 김진숙 지도위원을 지원·격려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와, 영도조선소 일원에서 12일 오전까지 다양한 행사를 열기로 한 것.

한진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수주를 하고 영업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그냥 있을 수 없다.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한 차원이다"면서 "10일 노조 측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현장에 있었지만 타박상과 찰과상 정도지 큰 부상은 없었다. 앉아 있는 사람들을 들어서 옮기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지회는 '희망버스' 행사를 예정대로 한다는 방침이다. 지부 관계자는 "정문을 비롯한 출입문을 용역직원들이 장악한 상태다. 사측은 11일 아침 일찍부터 용역을 대거 투입시켰고, 중장비를 동원해 정문에 컨테이너로 막아 놓았다"고 말했다.

[2신 : 10일 오후 10시 47분]

노조 "용역, 방패 휘두르며 무차별 폭력 가해... 10명 부상"

'희망버스' 도착을 앞두고 한진중공업 사측과 조합원들이 출동해 부상자 다수가 발생했다.
 '희망버스' 도착을 앞두고 한진중공업 사측과 조합원들이 출동해 부상자 다수가 발생했다.
ⓒ 한진중공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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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측 용역직원과 노동조합 조합원 사이에 충돌이 발생해 노동자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조합원 10명이 다쳐 병원에 후송되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는 눈을 다치거나 허리가 휘어지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조합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상자들은 해동병원과 고신대 복원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노조 지부는 용역직원들이 조합원들을 조선소 안으로 몰아넣기 위해 방패를 휘두르며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출입문은 3곳인데, 용역직원들은 동문과 서문을 지키던 조합원들을 밀어낸 뒤 봉쇄했다. 또 정문에서는 용역직원과 조합원들이 대치하다 이날 오후 8시경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다.

한진중공업 사측이 10일 오후 부산 영도조선소에 용역직원을 투입해서 노동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사진은 용역직원이 방패를 노동자한테 휘두르는 모습.
 한진중공업 사측이 10일 오후 부산 영도조선소에 용역직원을 투입해서 노동자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사진은 용역직원이 방패를 노동자한테 휘두르는 모습.
ⓒ 전국금속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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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지부는 "한진중공업 안전모와 방패를 착용한 용역경비들이 서문을 밀고 들어왔고, 이어 용역들은 서문을 지키고 있던 지회 조합원들을 조선소 안으로 몰아넣기 위해 방패를 휘두르며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며 "서문 상황이 종료되자 용역과 관리자 일부가 동문으로 이동했고 이후 서문에서와 같은 폭력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 지부는 "한진중공업은 서문과 동문에 있던 조합원들을 모두 밀어낸 직후 크레인 등 중장비 차량을 동원해 미리 준비해온 철문을 설치, 출입문 두 곳을 완전히 막아버렸다"며 "정문은 이날 저녁부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출입 여부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이다"라 밝혔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동문과 서문에 대형 철판을 설치해 봉쇄했다. 또 사측은 정문도 봉쇄해 11일 오후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격려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오는 시민들의 '희망버스' 행사를 무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조 지부는 "'희망 버스'를 위해 반드시 정문을 사수하겠다며 조합원들에게 영도조선소로 모이라는 긴급지침을 내린 상태"라며 "지역 시민단체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1신 : 10일 오후 7시 47분]

한진중 사측, 용역직원 450여명 영도조선소에 투입

'희망버스' 도착을 앞두고 한진중공업 사측과 조합원들이 출동해 부상자 다수가 발생했다.
 '희망버스' 도착을 앞두고 한진중공업 사측과 조합원들이 출동해 부상자 다수가 발생했다.
ⓒ 한진중공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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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사측의 용역직원·구사대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충돌해 부상자가 속출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10일 오후 3시 30분께부터 용역직원과 구사대 450여 명을 조선소에 투입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는 지난해 12월 25일 총파업부터 조선소 출입문 등을 지키고 있었다.

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156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서울과 수원 등 전국 곳곳에서 1000여 명이 김 지도위원을 지원하기 위한 '희망버스'를 타고 11일 저녁 영도조선소에 도착할 예정인데, 한진중공업 사측이 하루 전 용역업체 직원을 투입한 것이다.

용역직원들이 투입되자 조합원들이 이를 저지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노조 지부에 따르면, 조합원 5명이 부상을 당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후송되었다. 노조 지회 박선민 기획실장은 눈을 다쳐 고신대병원으로 후송되었고, 도진해 대의원 역시 허리를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둘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지부 관계자는 "용역직원들과 충돌하면서 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조합원 전원 소집 지침을 내려놓았는데, 비가 내리고 어두워져 더 큰 불상사가 벌어질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영도조선소 동문과 서문을 봉쇄하기 위해 대형 철구조물을 제작해 와 설치해 놓았다. 10일 오후 8시 현재 정문도 용역직원들이 장악했다.

용역직원들은 한때 김진숙 지도위원이 고공농성 중인 85호 크레인 앞뒤 50m까지 포위하기도 했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이날 저녁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여기서는 동문이 보이는데 큰 철판으로 완전히 문을 봉쇄해 놓았다, 11일 희망버스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용역직원들이 크레인 50m 앞까지 와 있는 상태다"고 말했다.

노조 지부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생산라인을 점거한 적이 없으며, 회사 관리자들이나 작업을 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회사 출입과 작업을 방해하지 않았고, 회사가 투입한 경비용역들과 마찰도 일어나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해 왔다"면서 "한진중공업이 용역직원까지 투입해 원천봉쇄에 나선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전국 각지에서 오는 손님들을 자극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태그:#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김진숙 지도위원, #희망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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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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