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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판결 15번째 이야기이다.

① 성형전-성형후 사진, 동의없이 공개해도 될까 (2011. 5. 17. 서울중앙지법)
② 환자와 여직원, 엘리베이터 안에서 무슨 일이? (2011. 5. 13. 대법원)
③ 면회 안 온다고 허위고소했다가 또 법정에 서다 (2011. 5. 19. 광주지법)

"성형 전후 사진 광고 사용은 초상권 침해"

압구정역 성형외과 압구정역에 즐비한 성형외과 간판들, 본 성형외과 간판은 기사와 전혀 무관합니다.
 압구정역에 즐비한 성형외과 간판들.
ⓒ 김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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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A씨(20대 여성)는 2년 전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성형외과를 찾았다. 이전에 코 성형수술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었는데 부작용이 생겨서였다. 이곳에서의 수술은 대체로 성공적이었고 수술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A씨는 1년 후 우연히 여성지를 넘기다가 심한 충격을 받았다. 잡지에서 자신의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다. 성형외과 원장 B씨가 낸 광고에는 '여러 번 재수술한 코'라는 문구와 함께 A씨의 코 수술 전후 사진이 실려 있었다. 눈부위를 검게 가린 사진이었지만 알 만한 사람은 알아볼 만했다. 잡지를 본 친구도 대번에 알아보고 연락을 해올 정도였다.

그뿐 아니었다. B씨는 상담하러 온 환자들에게 재수술 성공사례로 A씨의 사진을 보여준 것은 물론, 성형외과 대기실에 A씨의 성형전-성형후 사진을 넣은 입간판까지 세워놓았다. A씨는 초상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원장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7일 "A씨의 동의없이 얼굴 사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정도로 일반인에게 공개하거나, 상업잡지에 게재하거나, 입갑판에 삽입함으로써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B씨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법원은 더구나 "광고의 내용이 수차례 성형수술을 하였음에도 실패한 사람의 재수술에 대한 것이어서 A씨가 입은 정신적 손해의 정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B씨가 항의를 받은 이후 광고에서 A씨의 사진을 제외시킨 사정 등을 감안, "위자료로 1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 내렸다. 

초상권이란 어떤 걸까. 그동안 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이렇게 정의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그림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초상권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에게만 인정되는 권리가 아니다. 일례로, 서울시가 청계천 복원 기념으로 과거의 청계천 풍경을 담은 사진전을 연 적이 있었다. 사진 중에는 과거 노점상으로 일하던 한 남성의 모습도 담겨있었다. 이 남성은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이 사진이 보기에 따라서는 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킬 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남의 사진은 동의없이 함부로 찍어서도, 또 함부로 사용해서도 곤란하다.

공연음란죄는 음란한 공연을 한 죄가 아니다

 당정역 대합실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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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 C씨(20대 남성)는 지병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는 병원 환자용 승강기 안에서 안내업무를 하는 D씨(20대 여성)를 눈여겨 보았다. 그러다가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내린 후 승강기 안에 단둘이 있게 되자 본색(?)을 드러냈다.

C씨는 D씨를 바라보며 자신의 환자복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성기를 만지고 신음소리를 내는 이상한 행동을 하였다. 며칠에 걸쳐 3차례나 이어졌다. 그뿐 아니었다. 안내 데스크에 D씨가 혼자 있는 것을 확인하고선 그곳에서 같은 행동을 했다.

'바바리맨'을 본 적이 있는가. 여학교 앞이나 인적 드문 곳에서 여성들에게 '아랫도리'를 드러내며 쾌감을 느낀다는 이들 말이다. 직접 목격한 여성들이 느끼는 당혹감, 불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바바리맨은 무슨 죄일까?

형법 제245조(공연음란죄)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남녀탐구생활> 엘리베이터편의 한 장면
 <남녀탐구생활> 엘리베이터편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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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이란 말에서 음란한 공연(또는 퍼포먼스)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두 단어를 쪼개서 살펴보자.
먼저, 여기서 말하는 공연(公然)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음란은 애초에 한두 마디로 규정하긴 불가능하다. 다만 법의 시각으로 본다면, 음란은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수치심과 성도덕을 침해하는 행위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2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 죄가 된다.

이런 잣대로 보면, 혼자 숨어서 어떤 야한 행동을 하더라도 문제삼을 수 없다. 또한 음란한 행위를 할 의사 없이 단순히 신체를 노출한 정도라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경범죄로 취급될 뿐이다.

하지만 누군가 (볼 수도) 있는 공개된 곳에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했다면 공연음란죄를 면하기 힘들다.

C씨의 사건으로 가보자. 공연음란죄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되지만 그는 이례적으로 징역형 판결을 받았다. 1심인 서울동부지법은 작년 10월 "C씨의 범행은 비정상적이고 왜곡된 성적욕구와 취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 때문에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채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C씨에게 징역 4월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C씨는 "D씨가 오해를 한 것"이라며 항소했으나 2심도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C씨가 초범인 데다 직접적인 신체접촉이나 성기노출이 없었다는 점 등을 감안, 집행유예를 선고하여  가까스로 풀려났다. 그는 최종심의 판단을 구했지만 대법원도 지난 13일 "원심의 판결에 잘못이 없다"며 유죄를 확정했다.

바바리맨들은 여성들이 당황하는 장면을 보고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 쉽진 않겠으나 그런 사람들을 보면 바로 신고하거나 그게 어려우면 아예 무시해 버리는 게 상책이겠다. 

교도소 면회 안 온다고 거짓 고소했다가

 살인범 전담 교도소에서 3일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 게일을 인터뷰하는 빗시는 사건의 진실에 접근하면서 점차 경악한다.
 영화 <데이비드 게일>의 한 장면.
ⓒ 인터미디어 필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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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3] E씨(60대 남성)는 교도소에 복역중이다. 그는 가깝게 지내던 여성 F씨가 면회를 오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잔꾀를 냈다. F씨를 형사고소하면 대질조사 등을 받으면서 만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E씨는 고소장을 작성하여 경찰서로 우편 접수하였다. 고소장에는 "F씨가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하였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소 내용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E씨는 또다시 피고인이 되어야 했다.
  
그를 법정에 세운 죄명은 무고죄였다.

형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광주지법은 E씨에게 징역 6월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수형생활 중 접견을 오지 않는 F씨를 만나려는 목적으로 허위고소에 이른 것으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E씨는 판결에 불복, 현재 항소를 한 상태다.

무고죄는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고, 무고한 사람이 부당한 형사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점에서 처벌수위가 높아져가고 있다.

참고로 교도소에 있는 사람이 징역형 판결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새로 받은 형만큼 징역살이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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