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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유성기업 아산공장 경찰 투입 직장폐쇄가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24일 오후 경찰이 투입돼 공장 점거 중인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유성기업 아산공장 경찰 투입 직장폐쇄가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24일 오후 경찰이 투입돼 공장 점거 중인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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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파업사태가 '일단' 막을 내렸다. 수천의 경찰력이 공장에 진입했고, 500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은 끌려 나왔다. 저항도 없었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21세기 한복판,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라는 한국의 현실이다. 50년의 튼실한 중견기업 노동자들은 "밤에 잠 좀 자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장 라인에 섰던 많은 이들이 생을 마감했다. 30~40년 전에나 있을 법한 일이지만, 현실이다.

이들은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권을 제대로 써 보지도 못했다. 3년 전 노사간 합의는 어느 순간 '협의'로 바뀌었고, 노조의 '일방적 주장'으로 변해 있었다. 합법적인 노조와 조합원들의 활동은 어느새 '불법'으로 포장됐다. 역시 '귀족노조'와 '국가경제 흔들'이라는 '뻔한' 여론몰이도 이어졌다.

문제는 노사간 중재자로서 정부의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철저히 기업 입장에 섰다. 그리고 행동은 신속했다. '신속한' 일 처리의 뒤편에는 이미 권력이 돼 버린 거대 기업이 있다. 돈의 힘으로 여론과 공권력까지도 움직일 수 있다는 그들의 자만은 현실이 됐다.

연봉 7천만원 받는다고 노조 공격에 나선 지경부 장관의 가벼운 입

유성기업에 경찰력이 들어간 24일, 쏘나타 하이브리드 발표회장에 나선 양승석 현대자동차 사장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그는 기자들에게 오월의 여유와 푸름을 만끽하라고 했다. 유성사태에 대해서도, 느긋해 보였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파업사태가) 곧 끝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귀족노조에 대한 여론도 안 좋고, 정부도 그렇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귀족노조'는 이미 상투적인 표현이 됐지만,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 고위인사까지 나서 동조하고 나서면 더욱 그렇다. 23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이 좋은 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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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봉 7000만 원을 받는 회사가 파업을 하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임금과 노동기본권인 파업과는 상관이 없다. 이는 선진국 대부분 나라와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신 우리는 이들보다 월등히 높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있다. 같은 노동을 하면서도, 정규직에 비해 낮은 급여와 복지혜택은 우리 기업과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게다가 최 장관의 '연봉 7000만 원' 언급은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 쪽의 일방적 여론몰이용 숫자 놀음에 정부 고위관료가 섣불리 손을 들어줬다는 비판이 거셌다.

실제 유성기업의 급여가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지난 주말 22일 현대기아차 쪽에서 공개한 자료에서다. 현대차는 유성의 파업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언급해 가면서, 유성의 생산과 관리직 평균 임금을 공개했다. 생산직은 7015만 원, 관리직은 6192만 원으로 쓰여 있었다.

현대기아차가 회원사로 들어 있는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이를 근거로 "귀족노조 파업", "공권력 투입"을 주장했다. 경제신문과 보수언론은 이들 주장을 여과 없이 대대적으로 지면에 실었다.

다음날인 23일 최 장관은 이들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인터넷상에는 곧장 유성 직원들의 월급명세서까지 공개됐다.

입사 8년차 기본급 123만4316원

 24일 오후 충남 아산시 소재 유성기업에서 경찰이 농성하던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24일 오후 충남 아산시 소재 유성기업에서 경찰이 농성하던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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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에서 8년째 일하고 있다는 조합원의 급여명세서를 보면 허탈해진다. 지난 4월 각종 세금과 건강보험, 기본급, 기본급 외 수당 등을 다 합해도 251만 원이었다. 연봉으로 따지면 3000만 원 정도다. 기본급만 보면 123만4316원에 불과했다. 게다가 그가 4월 휴일에도 15시간을 일하고, 평일에도 28시간의 잔업까지 했다.

노조가 공개한 임금실태도 7000만 원과 거리가 멀다. 작년 8월 기준으로 평균임금이 449만2007원이다. 1년으로 바꾸면 5390만4084원이다. 이 가운데 기본급은 171만9978원이다. 대신 평일 잔업과 휴일 특근 등을 해야 나머지 임금을 채울 수 있다.

노조 관계자는 "기본급보다 심야 근무에 잔업, 휴일 특근 등 수당의 비중이 매우 높다"면서 "특히 조합원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16년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임금이) 높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체 연봉에서 기본급 비중이 낮다 보니, 공장에서 일하는 조합원 대부분은 한밤중에도, 휴일에도 공장에 나와 일을 해야 하는 구조다. 결국 노동자들의 피로는 쌓이고, 각종 안전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를 회사 쪽도 알고 있다. 3년 전에 노사가 연속 2교대 근무제 도입 추진을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중경 장관이 이같은 유성기업의 현실을 자세히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 쪽 말대로 국가경제가 흔들릴 정도의 주요 기업 파업을 두고, 주무 부처 장관은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한다. 섣부른 발언 하나가 정부의 신뢰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 고유가 파동 때도 그랬다. 스스로 회계사 출신임을 내세운 최 장관은 정유회사들의 원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공언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에도 당부하고 싶다. 현대차는 이번 사태로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그럴 수 있다. 아니, 실제로 일부 라인이 멈춰 서면서 경제적 손실도 봤을 것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톱3' 자동차 회사가 되겠다는 현대차의 대응방식은 '글로벌'과는 멀었다. 하청업체와의 불공정한 납품 관행뿐 아니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노사관계개입까지, 그 방법도 구태스럽다.

지금 당장 공장라인을 다시 돌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찰 유치장에서 돌아온 유성의 노동자들, 현대차의 수많은 하청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 그리고 그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에 열과 성을 다할까. 100년 넘게 계속 자동차를 만들고, 기업을 해나가려면 이대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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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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