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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의 무리한 강행이 여러 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안전 소홀 등으로 4대강 공사현장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가 하면, 경북 구미에 설치한 제방이 무너져 17만 명의 주민들이 단수로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

 

지난 4월 28일에도 대구 강정보 공사현장 가물막이가 무너져 낙동강 전역이 흙탕물로 변했는가 하면, 5월 11일에는 4대강 수업 구간 중 하나인 영산강 6공구 공사현장에서 수도관이 파열되면서 광주 서구 서창동 일대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강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3일부터 한강이 온통 흙탕물로 변했는데 이 또한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이포보 제방 붕괴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강은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4대강 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사업 관련 공사가 곳곳에서 시행됨에 따라 흙탕물과 쓰레기, 죽은 물고기가 넘쳐나고 악취가 풍기기도 한다.

 

[장면①-성수대교 상류] 죽은 물고기가 둥둥... "아침마다 건져요"

 

 

특히 5~6월이나, 비 온 뒤에는 어김없이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닌다. 영동대교에서 성수대교에 이르는 구간은 유속이 느린 강 옆으로 죽은 물고기가 즐비하다. 아침이면 미화원들이 보트를 타고 뜰채로 죽은 물고기를 건져낸다. 보트로 건져 올린 물고기가 제법 많아 보인다.

 

[장면②-한강과 중랑천 합수부] 흙탕물이 여기까지 흘러왔네요

 

 

지난 13일부터 며칠 동안 한강에서 흙탕물 소동이 빚어졌다. 한강이 온통 황톳빛을 띠었는데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한겨레신문>은 17일자에 "이런 한강 흙탕물 현상은 정부가 4대강 공사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남한강 이포보 제방 붕괴와 남한강 지천의 크고 작은 유실·붕괴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위에 있는 첫 번째 사진은 13일 한강과 중랑천의 합수부 지역을 찍은 것이다. 왼쪽이 성수대교 밑을 통과해 내려오는 한강 본류인데, 황톳빛이 선명하다. 오른쪽이 중랑천에서 내려오는 하류다. 양쪽 물이 아래 보이는 동호대교를 지나서 서로 섞인다. 아래의 사진도 같은 지역에서 찍었다. 흙탕물은 거대한 쓰레기를 몰고 다닌다. 죽은 물고기, 폐비닐, 축구공 등등. 유속이 느린 곳에서 이리저리 밀려다닌다.

 

[장면③-옥수역→무지개분수] 흘러내리는 토사, 새로 만들어지는 흙탕물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관련한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옥수역 아래에서 이촌지구까지 북단 구간에서는 강물과 마주한 시멘트 제방이나 기존 시설물 위에 방부목을 대고 흙을 부어 나무와 꽃을 심는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번 비에 토사가 한꺼번에 강으로 쓸려 내려가는 현상이 목격되기도 했다.

 

배수로 작업 공사 구간에는 죽은 물고기와 쓰레기가 몰려 있고 강물과 마주치는 부분에서는 흙탕물이 띠를 이루어 생겨나고 있다. 굴착기 작업 구간 밑에는 토사가 흘러내리고 쓰레기가 물 위로 떠다닌다. 장마철에 대량 토사 유출이 걱정되기도 한다.

 

[장면④-세빛둥둥섬] 마스터플랜 같이 물이 맑던가요?

 

 

세빛둥둥섬으로 명명된 한강 인공섬. 개장 행사로 외국 명품 브랜드 모피 패션쇼를 열기로 했다가 시민단체와 동물보호단체의 반발로 사면초가에 몰린 곳이다. 개장(5월 21일)을 앞두고 마지막 공사 때문인지, 홍보를 위해서인지, 오래 전부터 인공섬 전체를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아래 한강에는 여전히 쓰레기와 각종 오물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강에 내려서서 세빛둥둥섬 야경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악취가 난다면서 더 내려가지 말라고 한다. 서울시에서 낸 홍보용 마스터플랜과는 영 딴판이다. 국제 행사를 치른다는데 악취에 죽은 물고기가 둥둥… 망신거리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면⑤-63빌딩 앞] 거대한 수중 쓰레기장

 

 

한강철교에서 원효대교 사이 북단 쪽에서 찍은 사진이다. 비교적 유속이 느린 이곳에는 아침마다 흘러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죽은 물고기가 썩어서 악취를 풍기기도 한다. 흙탕물 소동이 있은 지 5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물은 맑지 않다.

 

죽은 물고기에 쉬파리들이 까맣게 붙어 있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63빌딩. 오른쪽 다리가 원효대교다. 아래 사진은 원효대교 북단 아래. 욱천(영화 <괴물>에서 괴물이 살았던 곳)공사현장에서 흙탕물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고 쓰레기가 몰려 있다.

 

한강은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일 년에 한두 번씩은 있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올해는 유독 흙탕물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한강르네상스 공사 현장에서 유입되는 토사는 한강의 물결에 계속 흙탕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장마철에는 수면과 맞닿는 부분의 대량 유실이 발생할 걱정도 있다. 4대강 사업과 한강르네상스가 환경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비판에도 귀 기울이는 모습이 이명박 정권과 서울시에 필요해 보인다.


태그:#한강 르네상스,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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