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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불출마로 가기 전에, 또 이봉수 후보의 김해 공천이 확실히 결정되기 전에 민주당과 참여당은 깊은 협의를 해서 최대공약수를 도출했어야 했다. 그런 노력이 우리 쪽도 그쪽도 부족했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낀다."

 

한명숙(67) 전 국무총리는 1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4·27 재보선 김해을 선거결과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경수 국장이 불출마로 돌아서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된 친노진영 내부의 묘한 기류에 대해서도 몹시 마음이 상한 눈치였다. 1+3 지역 가운데 유독 김해에서만 야권이 패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한 전 총리는 1년여 만의 첫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과정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김해을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권한을 위임했던 사실을 처음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상임고문단 가운데 친노 인사로 분류되는 한 전 총리에게 "친노 쪽이 협의해 김해을에 좋은 후보를 내달라고 요청했었다"는 것이다.

 

손 대표로부터 이런 요청을 받은 한 전 총리는 "김경수 국장과 협의해서 그가 출마할 의사를 갖고 있었는데 출마선언을 하기도 전에 여러 잡음이 발생하면서 결국 김 국장은 꽃이 되기보다는 거름이 되는 길을 택하게 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그는 김해 선거가 패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한 전 총리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투표 2~3일 전쯤 직접 전화를 걸어 김해는 잘하고 있고 반드시 이길 것"이라면서 "여기(김해)는 내가(유시민) 맡아서 할 테니 강원도에서 열심히 하시라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김해 선거지원보다 강원도선거에 집중하라고 당부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한 전 총리는 선거 직후 트위터 등을 통해 한명숙 이해찬 두 전직 총리의 적극적인 선거지원 결여와 친노의 분열이 김해선거 패배의 원인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전 총리나 내 이름이 거론된다면 그 자체로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나서서 협의를 주도했어야 했는데 그 협의에 소홀했던 것은 결과적으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김해선거 패배를 친노분열로 못 박는 것은 보수언론의 책동"

 

그러나 그는 "선거에서 졌다고 이것은 네 탓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는 가장 하수"라며 "하수정치나 하려고 야권에 모인 게 아니라면 스스로 자신을 탓하며 자성하고 대안과 쇄신으로 단합과 연대의 밑거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선거 패배를 친노분열로 못 박는 것은 결과적으로 보수언론의 책동이 아닌가 싶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 전 총리는 또 "강원도 최문순(민주당) 후보는 20% 넘게 여론조사에서 지면서 출발했지만 김해 이봉수(국민참여당) 후보는 선거 시작 때부터 가장 승리할 수 있는 안전지대였다"며 "마지막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도 여론조사가 많이 앞섰기 때문에 김해는 누구나 이길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 불출마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미 다 지난 문제로 기차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 될 수 있지만 당시 서울에 있다가 갑자기 연락을 받아 너무 당황했다"고 당시 속내를 전했다.

 

그는 "김경수 국장이 워낙 착하고 올곧은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가 출마함으로써 우리 진영에 잡음이 생길 것을 걱정했던 것 같다"며 "자칫 분열이 될 것을 우려해 스스로 꽃이 되기보다 거름이 되겠다고 말하고 뒤로 물러섰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한 전 총리는 상당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김경수 국장이 불출마로 가기 전에, 또 이봉수 후보의 김해 공천이 확실히 결정되기 전에 민주당과 참여당이 깊은 협의를 해서 최대공약수를 도출했어야 했다"며 "그런 노력이 우리 쪽도 그쪽도 부족했다는 점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한 전 총리는 이번 야권연대 정치협상 과정에서 유시민 대표가 민주당과 날을 세우며 설전을 벌인 것과 관련해서는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권력을 갖는 것이 정당의 기본 목표"라며 "시민단체든 그 밖의 누구든 협상을 할 때는 자당의 이익이 기본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국회의원 하나 없는 참여당은 국내 가장 약한 정당 아니냐"며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1석을 가져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당의 대표로서 내놓을 수 있는 강성발언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텃밭서 야권이 이긴 건 MB정부 실정에 따른 국민 심판"

 

또한 한 전 총리는 민주당 상임고문으로서 4·27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최문순 후보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지휘했다. 강릉을 거점으로 동해와 삼척 등을 휩쓸고 다녔다. 본인 스스로 "내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뛴 선거"로 기록했다.

 

강릉 일대 택시기사들이 "어제 악수했는데 오늘 또 오셨네요"하면 "내일 또 올게요"할 정도로 바닥을 훑고 다녔다. 민심은 최악이었다. 식당은 텅텅 비었고 거리는 한산해 선거운동 하기 민망한 수준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현장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텃밭이었던 성남 분당을과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이긴 것은 3년6개월간 진행된 MB정부 실정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었다"며 "민주당과 야권이 선거연합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이뤄난 성과지만 민주당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여권이 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한나라당은 패배를 딛고 쇄신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승리에 들떠 자만하고 안주한다면 또 다른 역전이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4·27 재보선 뒤로 격화하는 야권통합 논의와 관련해서는 "특정 야당의 단독 집권은 상당히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야권연대와 통합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주지의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을 뽑는 국회의원 선거는 굉장히 치열하기 때문에 선거연합으로는 승리하기 어렵다"며 "모든 정당이 한 우산 속에 함께 하되 상호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정책공조를 펴는 식으로 '1 : 1 구도'를 만들어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성근 대표가 이끄는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이 주장하는 정파등록제를 수용하고 각 정파가 가진 가치와 강령, 독자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서로 공조해간다면 그 자체로 전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정치실험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그:#한명숙, #무지개정치모색, #민주당, #유시민,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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