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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인지(The Change)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는 대규모 이벤트로서의 컨퍼런스가 아니라 매년 중요한 사회적 의제를 담아내고, 컨퍼런스를 계기로 사람들이 모이고 함께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컨퍼런스를 지향합니다. 이와 같은 컨퍼런스의 취지를 살리고 또 참여하시는 분들에게도 사전에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하였습니다.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 15개 주제 테이블 가운데 "제12테이블 : 지방자치 20년, 우리가 바라는 지방자치의 모습은?"의 호스트인,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상임이사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는 5월 7일 이메일로 진행했습니다.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상임이사.
 오관영 좋은예산센터 상임이사.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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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3일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에서 테이블 대화의 호스트를 맡으셨죠? 어떤 주제죠?
"1991년 4월 27일은 지방의회가 개원한 날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20년이 되었습니다.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지방자치 20년, 우리가 바라는 지방자치의 모습은?'이라는 주제로 대화테이블을 마련했습니다."

- 지방자치 20년이라는 계기가 이 주제를 택한 이유라 하셨는데, 어떤 방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것인가요?
"20년이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도 이제 성년이 된 것인데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제대로 성장했는지를 평가해보고 바람직한 모습을 상상해보자는 취지입니다. 학술적으로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현재 지방자치의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가 원하는 지방자치를 위해 해결해야 될 화두를 모아보자는 것입니다."

- 지방자치와 관련한 이슈 중에서 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개념은 노무현 정부 시절 특히 강조된 것인데, 그 성과와 한계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지방자치 20년을 평가하는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생각됩니다. 하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측면에서,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인 '분권'이고요. 두 번째로는 공간의 측면에서, 현재의 불균형 발전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의 문제인 '균형'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의 본질인 자치의 측면에서, 주민 '참여'입니다.

행정구역 개편이나 취득세 감면과 같은 문제들은 조직권이나 재정권 등 분권에 해당하는 이슈이고, 행정수도 이전이나 공기업 지방 이전, 혁신도시 등은 균형발전의 의제에 해당할 것입니다. 얼마 전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싸고 진행된 주민소환투표나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참여예산제도는 주민참여에 해당하는 이슈입니다.

분권과 균형발전은 노무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였고, 실제 앞에서 말한 의제는 모두 노무현 정부 때 실시되고 제도화된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노무현 정부는 지방자치의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분권에 걸맞은 자치역량이 강화되었는가?'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답이 많습니다. 제일 비판을 많이 받는 것이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온 국토의 부동산 값을 올려놓았다는 것입니다."

- 사실 분권과 균형발전보다 '자치'라는 개념이 더 핵심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자치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다시 평가하신다면 어떨까요?
"분권이나 균형발전이 주민의 자치권을 확대시키고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진행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동남권 신공항이나 과학벨트 등은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지역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 핵폐기장을 건설하면서 주민투표라는 주민참여제도를 악용해 지역을 경쟁시킨 것은 지방자치의 현실을 잘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자치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발전, 즉 '내생적 발전'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 2000년대에 주민자치운동은 상당히 확장되었다고 평가받기도 하는데, 지방자치라는 영역에서의 사회운동의 현황은 어떤가요?
"약간 도식화시키면 사회운동은 분권과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흐름과 참여와 자치역량을 강화하는 흐름, 그리고 대안적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흐름들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지방분권운동'이 첫 번째의 흐름을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흐름에서는 서울의 '성미산마을'이나 '도봉사람들'처럼 주로 기초단체나 동 단위에서 활동하는 많은 단체들이 주민참여에 기초한 사회운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마지막 흐름의 운동으로는 먹을거리, 의료, 교육, 주거 등의 문제를 정부나 시장의 원리가 아닌 '협동'의 원리로 풀어보자는 각종 생활협동조합과 대안학교 등이 성장해오고 있습니다."

- 이번 테이블대화를 통해 특별히 기대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 풀뿌리 지역단체들을 중심으로 '풀뿌리좋은정치네트워크'를 구성해 대응했습니다. 하지만 연합정치의 담론이 전체 흐름을 좌우했고, 정당공천 등 현재의 선거제도 벽 앞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꾸었던 꿈은 선거를 통해 얼마나 현실이 되었나'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지방자치의 모습이 선거를 통해 실현될 수 있는 것인지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자치'란, 말 그대로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지방자치가 여러 가지 논의 주제 중 하나이고 참석자들도 제한되었지만, 다음 기회에는 지방자치를 주제로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보는 싱크카페가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그 과정 자체가 좋은 정치를 꿈꾸는 풀뿌리세력들이 현실정치에 문제를 제기하고 개입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http://thinkcafe.org/conference 에도 실려 있습니다



태그:#씽크카페, #오마이뉴스10만인클럽, #오관영, #씽크카페컨퍼런스, #지방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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