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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한 차례 '색다른 시선'이라는 형식으로 한국 사회와 생활방식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새롭고 다른 시각이 담긴 글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기자 말

 

"…이태원 프리덤 저 찬란한 불빛 오 이태원 프리덤 젊음이 가득한 세상 이태원 프리덤 다 알려주겠어 다 말해주겠어 새로운 세상 그곳을 말해봐 음악이 있어 또 사랑이 있어 세계가 있어 나에게 말해줘…" - 유브이(UV)의 '이태원 프리덤'

 

드디어 이태원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재조명되어 반갑다. 이태원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곳은 서울의 그 어떤 곳보다 더 흥미롭고 매력적이며 재미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에게 이태원은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두려운 장소로 여겨져 왔다.

 

맞다. 이태원에서는 몇몇 악명높은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다. 하지만 서울의 여타 지역 범죄율보다 더 빈번했던 것은 아니며 선정적 언론 보도와 달리 미군과 외국인의 범죄율은 한국인 범죄율에 비해 모든 범주에서 여전히 낮다.

 

다시 말해, 미군과 영어교사들 그리고 이들이 모이는 동네인 이태원에 따라붙는 부정적인 평판은 온당하지 못하다. 이들 외국인이나 이태원에는 미꾸라지 몇 마리보다 더 많은 긍정적인 모습이 있지만 한국 언론은 결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이들에게 고착된 부정적인 평판은 매우 왜곡된 관점에서 얻어진 결과다.

 

사실 외국인과 이태원은 문화적 공포, 이방인, 급격한 변화, 미지의 것들을 상징하고 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이태원과 외국인들은 문화적 비난을 도맡아 받게 되었고, 대다수 한국 대중들의 상상이 부풀린 이태원의 이미지로 인해 그들은 매우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었다.

 

이태원, 사회적 안전지대이자 문화적 '카사블랑카'

 

하지만 현실 속의 이태원은 한국 사회의 끄트머리에 자리잡은 이들을 반겨주는 집과 같은 곳이다. 외국인에서부터 동성애자, 성매매여성에서 이방인들까지 한국사회의 억압적인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반기는 곳이 바로 이태원이다.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어 판단하는 주변인들의 시선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태원은 사회적 안전지대다. 문화적 '카사블랑카'라고나 할까.

 

대다수의 도시가 잠드는 자정이 되면 아름다운 자유가 있는 이태원에서는 나이트클럽, 식당, 노래방이 지하에서부터 깨어나기 시작한다. 일반적인 한국의 정형화된 놀이문화에서 벗어나 엄숙함을 모두 떨쳐버린 채, 춤을 추고 싶으면 추고, 다른 문화와 교류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며, 점잖은 척하지 않고 그들만의 모험을 즐긴다.

 

이태원은 문화적으로 매우 독특하고 훌륭하게 섞인 한국의 문화혼합지역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곳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곳은 단지 미국인, 한국인, 러시아인, 일본인, 나이지리아인, 캐나다인, 인도인, 또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자유로이 섞여 있는 독특한 세계다. 그룹 UV의 노래 '이태원 프리덤'처럼 우리는 이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한 거리에서 춤을 추며 자유로운 밤을 만끽한다.

 

이태원은 위험하지 않고 위협적인 곳도 아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다정하고, 서로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서로의 차이에 대해 관대하다. 이곳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대부분 여기를 잘 모르거나, 자유에 대한 두려움처럼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태원은 스트레스, 경쟁, 사회적 감시 속에 세워진 사회 속에서 언제나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자유를 상징한다.

 

사진 속의 두 여성은 이런 자유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어느 더운 여름밤 우연히 만난 그녀들은 유머와 웃음으로 가득 찬 생기발랄한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이 사진에는 내가 제목으로 붙인 UV 노래처럼 신촌과 같은 한국의 전형적인 유흥가에서는 볼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나를 비롯해 이태원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이 사진의 분위기와 이태원 전 지역은 삶과 가벼움 그리고 웃음으로 가득 찬 자유를 의미한다.

 

(*번역 - 유재은)

덧붙이는 글 | 마이클 허트 기자는 1994년 미국 브라운대를 졸업한 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한국에 처음 와 제주도의 한 중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원에서 인류학으로 박사과정을 밟았으며 2002년 학위논문 연구를 위해 한국에 다시 왔다.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는 한국에서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소셜 네트워크 매거진 Yahae!'(http://yahae.tumblr.com)를 준비하고 있다.


태그:#이태원, #이태원 프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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