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마감일을 200일 앞둔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과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설립자 버나드 웨버로부터 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28개 후보지로 선정된 인증서를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마감일을 200일 앞둔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과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뉴세븐원더스(The New7Wonders) 설립자 버나드 웨버로부터 세계 7대 자연경관 최종 28개 후보지로 선정된 인증서를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제주도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세계자연과학분야 3관왕이라는 매혹적인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3관왕이라도 세계에 팔려면 브랜드와 포장이 필요하다.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은 제주도를 세계의 명품으로 만드는 것이자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국민들이 도와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슬기로운 민족은 지엽적인 사안에 매달려 눈앞에 온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우근민 제주지사가 제주도-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에 사활을 건 듯하다. 공무원을 동원 한 투표와 불확실한 경제효과로 논란이 됐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특히 최근 행사 주체인 뉴세븐원더스(New7Wonders) 재단이 공신력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우 지사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우 지사는 "오늘과 같은 기회는 과거에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라며 "오로지 이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재단에 대한 신뢰를 버리지 않았다.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그동안 유엔 협력사무국과 파트너 관계라고 주장해 왔지만 최근 누리꾼들에 의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관련기사 : "7대자연경관 N7W재단 UN 파트너 아냐")

24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잔디마당에서 열린 'N7W 제주선정기원 문화관광축제'에 참석한 우 지사는 그렇게 2000여 명의 제주 도민들 앞에서 결의를 세웠다. 그는 "지금 제주도는 낮은 재정자립도와 미미한 해외인지도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오는 11월 11일(선정 발표일)은 제주의 역사를 새로 쓰는 날이 돼야 한다. 우리의 절대적 책무"라고 호소했다.

정운찬, 주장해온 경제효과 언급 안 해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제주도민들이 제주도가 선정되길 염원하며 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의자에 앉아 'N7W JEJU' 글자를 연출하고 있다.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제주도민들이 제주도가 선정되길 염원하며 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의자에 앉아 'N7W JEJU' 글자를 연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 참석한 도민들이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 참석한 도민들이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의 인사말을 경청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행사 시작 전 분홍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았다. 푸른 잔디 위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며 눈에 확 띄었다. 의자는 'N7W JEJU'라는 모양으로 배치돼 있었고 헬기가 성산일출봉 인근을 오가며 그 모습을 담았다.

제주도의 선정을 기원하는 자리니 마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가족과 함께 나온 송아무개(남, 37)씨는 "이번 일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설령 있다고 해도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그랬다면 도청과 정부에서 이렇게 할 수는 없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자리에 앉아 있던 고아무개(여, 44)씨는 "제주도에서 이렇게 큰 행사는 정말 오랜만"이라며 "4.3항쟁 기념식보다 사람들이 더 모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사무소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행사장에 왔다. 주차장에는 '용담1동 주민센터' 같이 동네 이름이 적힌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고씨는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꼭 선정 될 것"이라며 최근 제기된 논란은 "문제가 안 된다. 무조건 '고(Go)'!"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배수빈 KBS 아나운서는 이날 행사의 사회를 보며 "세계의 보물섬인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오히려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지 않는 것이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마감일을 200일 앞둔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투표 마감일을 200일 앞둔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성화를 든 기수들이 파말마를 타고 'N7W 제주 선정 기원'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옆을 지나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성화를 든 기수들이 파말마를 타고 'N7W 제주 선정 기원'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옆을 지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무대에 선 범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 정운찬 전 총리는 "세계7대자연경관은 세계적인 이벤트이지만 국민의 큰 희생이나 정부의 지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라며 "의무와 강요가 아닌 즐거움을 가지는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는 선정으로 인한 경제효과에 대해 "세계 석학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저서에서 뉴세븐원더스의 7대 불가사의 이벤트를 국제관광 신장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며 "2007년 새로운 세계7대불가사의 선정을 통해 50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전 총리의 말과 달리 이번 유치과정에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된다. 중앙정부의 예산은 아니지만 제주도 예산 20여억 원이 책정돼 있으며 정부도 언론진흥재단을 통한 광고비 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공무원을 대거 동원한 전화 투표로 제주도 관공서의 전화요금만 7억 원 가량이 소요됐다.

정 전 총리는 얼마 전까지 "선정 될 경우 경제효과가 최대 1조 3000억 원"이라고 공언해왔지만 이날은 꺼내지 않았다. 또 수차례 언급했던 "경제효과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연구 중"이란 말도 하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관련기사 :공무원 한명당 584통, 전화요금만 7억원).

그동안 해왔던 주장이 일부 무너졌지만 정 전 총리도 우근민 지사와 마찬가지로 사업에 올인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세계7대자연경관을 가진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친환경 관광국가로 올라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쿵저러쿵 하든 말든" 밀어붙이는 정부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이 해녀로부터 건네받은 문어를 들어보이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뉴세븐원더스 설립자 버나드 웨버,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이를 지켜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이 해녀로부터 건네받은 문어를 들어보이자,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과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뉴세븐원더스 설립자 버나드 웨버,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이를 지켜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뉴세븐원더스 설립자 버나드 웨버,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에게 해산물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뉴세븐원더스 설립자 버나드 웨버,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에게 해산물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힘을 보탰다. 그는 축사에서 "우리는 제주도를 대한민국의 보물로, 세계속의 보물로 내놓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재단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하든 말든 세계7대불가사의(자연경관)를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세계7대자연경관의) 가치는 달리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며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제주도가 된다면 도민들이 바라는 모든 소망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발표 D-200일을 맞아 방한 한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월드투어에 맞춰 개최됐다. 뉴세븐원더스 재단은 세계 28개 후보지를 돌며 각 지역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뉴세븐원더스 재단 설립자 버나드 웨버와 정 전 총리, 정 장관을 비롯해 이배용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찬 한국관광공사 사장, 안경모 청와대 관광진흥비서관, 김재윤, 김우남 민주당 의원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행사에 대거 참석했다. 우근민 도지사를 비롯해 문대림 도의회 의장, 양성언 교육감 등 도내 인사들과 배우 한재석, 채림, 고두심 등 연예인 홍보대사들도 함께했다.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환경과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지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환경과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지기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기습시위를 벌이자 제주도청 공무원(왼쪽)이 현수막을 빼앗으며 저지하고 있다.
 24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 일출봉 잔디광장에서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계 7대 자연경관 제주 선정기원 관광문화축제'에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주민들이 기습시위를 벌이자 제주도청 공무원(왼쪽)이 현수막을 빼앗으며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편, 이날 행사 도중에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의 기습시위가 있었다. 이들은 '해군기지NO'라는 글씨가 적힌 몸띠를 두르고 '한 손에는 세계7대자연경관, 한 손에는 군사기지? 환경과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기지 건설은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현수막을 펼쳤다.

행사장과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시위가 펼쳐졌지만 제주도청 소속 공무원들이 이를 저지해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세계7대자연경관을 추진하면서 그 좋은 경관에 군사기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군사기지가 들어서면 제주도는 평화와 환경, 모두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제주도, #세계7대자연경관, #뉴세븐원더스, #정병국, #정운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