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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역량 강화사업'
'학부교육 선진화사업'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

'자율'은 허상에 불과하다.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는 정부의 지원 사업들이 '대학의 자율'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말이 사업이지, 과도한 시장경쟁 논리를 앞세운 사업들은 정부가 대학을 향해 당근과 채찍을 흔들며 서열경쟁을 부추기는 조삼모사식 통제에 다름 아니다. 경쟁에서 이기면 당근을, 지면 채찍을 나누어 주는 고등교육정책이 대학사회를 무한경쟁의 나락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순위에 들면 매년 수억 원에서 수백억 원씩 차등 지원하는 정부의 줄 세우기식 고등교육정책에 대학들은 안팎으로 멍들고 있다. 학생들을 잘 뽑고, 잘 가르치는 게 대학 본연의 임무건만, 굳이 이를 명분으로 내세워 대학들을 줄 세우고 통제하는 방식이 MB정부 내내 이어져오고 있다. '선진화'라는 그럴 듯한 사업취지가 담겨 있지만, 자세히 내막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끝없는 '경쟁'의 부추김 속에 대학사회가 '생존'의 무거운 화두에 짓눌려 질식하는 형국이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2008년부터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과 '교육역량 강화사업'을 추진한다며 수천억 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경쟁구도를 심화시켰다. 특히 한 대학에 연간 30억 원씩 4년간 총 120억 원을 지원하는 '학부교육 선진화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각 대학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0개 대학 미만(9개 대학 선정 예정)을 뽑는 이 사업에 100여개 대학이 참여해 1차 서류평가와 2차 현장실사를 거쳐 단계별로 우수수 탈락하는 형태가 꼭 서바이벌 게임을 보는 것과 같다.

누가 상아탑을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내모는가?

 <교수신문>이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도한 '교수-학생 상호 인식도’  결과.
 <교수신문>이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도한 '교수-학생 상호 인식도’ 결과.
ⓒ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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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입학사정관제 운영 지원사업은 매년 각 대학들이 선도대학과 우수대학 중 하나를 선택해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순위에 들어야만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학 간 서열다툼 조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대학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다른 대학을 제치고 중·상위 그룹에 진입하거나 머물러야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보를 파악하느라 사전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야만 한다. 대학 간 '총성 없는 전쟁'이 늘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누가, 왜 신성한 상아탑을 서바이벌 게임장으로 내모는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사업을 놓고 대학 간 경쟁과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순위에 올리지 않으면 존재 이유를 위태롭게 하기 때문에 대학들은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지원사업 평가에서 탈락하면 정부 지원금이 중단되기 때문에 평가에서 하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대학은 벼랑 끝 심정일 것이다. 이처럼 오늘날 대학들은 평가에서, 순위에서 밀리면 죽는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대학가의 최대 화두는 '생존'이다. 선도 또는 우수사업 유치를 위한 TF팀에 전임교수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차출되고 있다. 

이 같은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까.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다. <교수신문>이 최근 서울지역 5개 대학신문 <고대신문><대학주보(경희대)><연세춘추><중대신문><한대신문>과 함께 '교수-학생 상호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 52.9%는 "교수와 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 18일 <교수신문>은 "교수님 바쁘셔서 만나기 어려워요"란 제목의 기사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서로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란 물음에 대한 답을 설문조사를 통해 구하고자 했다. 많은 학생들은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를 "만날 수가 없다"라고 답했다. 신문은 "교수가 바쁘고 학생이 많아 만날 시간이 없다"는 불만 섞인 응답자 반응을 이렇게 적시했다.

"교수님은 워낙 연구하는 일로 바쁘고, 정부자문, 연구기관 연계 등 하고 있는 일도 많다. 그 이외의 시간에는 실험실 연구원들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은 수업시간 외에 만날 시간이 없다...상담교수가 있지만 어떤 분인지 모르고, 그분도 나를 모르는 상태에서 상담 받으러 가기는 꺼려진다. 게다가 교수가 담당하는 학생이 많고 자주 뵙기 힘들기 때문에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요."

대학생 43.4% "강의시간 외에 교수와 한 달에 한 번도 대화 나눈 적 없다?"

<교수신문>의 이번 조사에서 대학생 43.4%는 "강의시간 외에 교수와 한 달에 한 번도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수와 한 달에 평균 1회 대화시간을 갖는다"는 학생은 30.7%였고, '2회'는 13.0%, '3회'는 5.5%, '4회 이상'은 7.3%에 불과했다.

"교수와 학생은 바람직한 관계 형성을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부터 늘리자'고 이구동성으로 답했다"는 기사에서 오늘날 대학사회의 소통부재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이런 때문일까. 이번 조사결과에서 나타난 '존경하는 교수가 없는 이유'가 주목을 끈다.

학부생 74.4%가 "존경하는 교수가 있다"며 그 이유를 "강의할 때는 매우 엄격한 태도를 유지하지만 상담을 할 때는 그 내용이 무엇이든 열린 마음으로 상담을 해주시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존경하는 교수가 없다고 했다.

그 이유로는 "교수 자체를 잘 모른다", "수업시간 외에 교수를 만날 시간이 없어서", "학생들과의 대화․교류가 부족해서" 등이 단연 앞선다. 생존과 경쟁의 무거운 화두가 지배하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위한 교수'가 점점 사라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기조차 싫지만, 이미 그것은 현실에 가까이 와 있다. 

<교수신문>의 이번 조사결과 "한 학생은 '교수는 사회기득권 집단이라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자신의 안일에만 신경 쓰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기사에선 최근 잇단 대학생과 교수들의 자살사건이 대학사회에 만연된 생존 경쟁과 더불어 소통·배려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도 읽힌다.

"시급제 교원들로 정규교수 대체한다면, 지식인 '소금역할' 어려워질 것"

 교과부가 지난달 22일 각 언론사에 유포한 보도자료.
 교과부가 지난달 22일 각 언론사에 유포한 보도자료.
ⓒ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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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대학 강단의 절반을 담당하고도 '교수노동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떠밀려 교원 아닌 '시급제 강사'로 고착화될 위기에 놓인 시간강사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지난 3월 22일, 교과부가 시간강사 제도가 폐지된 것처럼 국무회의 내용을 확대·포장해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유포한지 한 달 만이다.

비정규교수노조 등 시간강사들은 아직도 화가 단단히 나 있다. '정부가 기만적인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거나 임시국회에서 내실 있는 교원 지위 부여를 먼저 약속하지 않을 경우 현 정부 규탄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한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위원장 임순광)은 지난 21일 오전 11시 교육과학기술부(광화문)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국회를 겨냥해 쓴 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명에서 "강사라는 이름의 무늬만 교원, 반쪽짜리 교원, 시간제 교원제도가 지금 국회를 떠돌고 있다"며 "지난 4월 19일과 20일에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법안소위에서 논의된 정부 안(전임교원의 범주인 고등교육법 14조 2항에 1년 계약 비공무원 시급제 강사제도 도입)이 원안 그대로 통과된다면, 앞으로 이 나라에서 지식인이 소금의 역할을 다하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제했다.

이들은 이어 "시급제 교원들로 기존의 정규교수를 대체한다면 앞으로 교수는 교육자·학자·노동자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어중간한 존재가 될 것이다. 실체를 인정받기 힘든 떠돌이 유령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며  "지난 3월 22일 확정된 정부 안은 이제 정규 교수직마저 시간강사직으로 대체하는 역대 최악의 개악 안"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교과부는 시간강사 제도를 계속 유지할 것이면서도, 시간강사 제도를 폐지했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자료>의 형식으로 언론에 유포하고, 보수언론과 방송은 정권의 앵무새 노릇만 하는 방식으로 교과부의 대 국민 사기극에 동참했다"는 이들은 "그래서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은 시간강사 제도가 폐지된 걸로 오해하고 있다"며 MB정부의 고등교육정책을 이렇게 비난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학을 기업처럼 만들고 운영하기 위해 혈안이 된 듯하다. 한편으로 국립대학을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1단계 악법, 서울대법인화법을 2010년 12월에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시켜 고등교육부문에 '구제역'이 돌게 했다. 이미 여러 대학의 많은 구성원들이 정부가 퍼뜨린 역병의 고통을 받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정부는 교수들을 기업식 운영에 순종시키기 위해 각종 통제 제도를 도입해 왔다. 교수 계약제와 성과 연봉제가 그것이다. 이제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시간제 교원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한다는 미명으로 말이다."

"비리, 불통, 부조리, 착취, 차별, 배제를 만나는 건 너무도 손쉬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21일 오전 11시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를 겨냥해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21일 오전 11시 교육과학기술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를 겨냥해 비난의 소리를 높였다.
ⓒ 한국비정규교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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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결정권도, 생활 가능한 임금도, 머물 공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언제 제거될지 몰라 불안해하는 시간강사들의 존재를 6개월짜리 시급제 비전임 교원으로 고착화 하려는 정부의 법안은 수십 년째 실체를 부정당한 채 방치해오며 '대학의 유령'이란 소릴 듣게 한 시간강사와 다를 바 없다는 논리다.

학생과 교수들 간 소통부재도 대학들이 시간강사 문제에 눈과 귀를 막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교수노조는 이날 "우리가 지난 10여 년간 '대학 시간강사를 포함한 비정규 교수를 법적 교원으로 인정하라'고 주장한 이유는,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 활동을 하는 사람은 분명히 교원이고, 그 교원의 지위와 물적 급부 및 권리 보장은 국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교육 공공성의 원칙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며 "이를 실현하는 가장 좋은 방안은 (고등교육법 14조 2항에 명시된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학생 15명당 교원 1명)에 맞게 줄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0년 4년제 대학의 정규 전임교수 수는 5만9381명이고 전문대학과 대학원까지 포함하면 총 7만7000 명쯤 된다"는 이들은 "현재의 교원 확보율은 재학생이 아닌 재적 학생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적 학생 수 기준 전임교원 확보율 100%를 달성하려면 약 7만7000 명을 더 뽑아야 하는데, 현재 7만7000 명의 시간강사를 흡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교과부는 지난달 22일 시간강사 처우개선을 내용으로 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며, "지난해 10월 대통령직속 사회통합위원회 권고안 등을 고려하는 등 입법에 매우 신중을 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전국 시간강사들은 곧바로 "임용 절차만 교원처럼 하고 권리와 대우는 1년짜리 시급제 노동자로 하면서 전임교원 충원률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한 바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될까. '우리에게 대학은 무엇인가, 출세를 위한 학력과 학벌 챙기기 코스인가, 취업용 스펙 쌓기 학원인가, 지식을 팔아서 월급을 받는 지식 공장인가, 의결권을 쥔 자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마음껏 해 보는 실험용 기업인가, 정녕 우리에게 대학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대학을 다니고 운영하고 있는가'란 물음들을 던져 보게 한다. 

대학 내 소통부재와 경쟁의식 심화는 상아탑을 점차 기괴한 기업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상품 가격이 되어버린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이에 정부는 서열 다툼을 계속 부채질하고, 불투명한 인사와 채용 문제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대학 시간강사와 청소·시설관리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부당해고 및 각종 차별은 여느 기업 못지않다. "비리, 불통, 부조리, 착취, 차별, 배제의 사례를 대학에서 만나는 건 너무도 손쉬워 두려울 정도"라는 원성이 대학 구성원들 사이에 늘고 있다.

대학 종속관계 꼭짓점에 선 전임교수들, 왜 아무런 말이 없을까?

 대학유형별 시간강사 현황.
 대학유형별 시간강사 현황.
ⓒ 한국교육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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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자율' 이란 허상 뒤에 정부의 통제가 늘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 정책과 연관되지 않고 정부 예산과 무관한 자율 영역이 한국의 대학에서 도대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대학사회의 실질적 주체이자, 종속관계의 꼭짓점에 선 전임교수들은 아무런 말이 없다. 학생들조차 그들을 좀처럼 만나기 어렵고, 무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모른다고 할 정도다.  

지난달 정부가 시간강사 대책으로 강사를 '기존 교원 외 교원'으로 전환하는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지만 그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분명 이것은 시간강사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대학 전체의 문제다. 특히 법정교수를 시급강사로 대체하는 것은 그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수노동의 신자유주의 유연화 정책에 속한다.

전임교수들에게 해당되는 법안임에도 그들은 한사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교수신분의 안정성 위협 뿐 아니라 학문의 자유 억압도 초래되어 대학은 기능적인 내용만 가르치는 직업훈련소로 전락할 것"이라는 강사들의 주장에 그들은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뜨거운 감자는 다시 국회로 넘어 갔다. 지난 3월 정부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시간강사 문제와 관련된 고등교육법 개정안은  7개나 발의돼 있다. 이 중 한나라당은 지난해 11월 박보환·황우여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과 정부안을 중점처리 법안 목록에 올렸다. 민주당 등 야당 역시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한나라당·정부안과는 다르다.

우선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이 2008년 발의한 개정안은 전임강사와 시간강사를 통합해 '연구교수'로 하자는 게 핵심이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을 끌었다. 여당과 정부안이 전업강사 일부만 구제하고 사립대에는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 탓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발의한 '연구강의교수제' 또한 한나라당과 정부안과는 다르다. 특히 겸임·초빙교수 제도를 남겨둔 조항은 수정돼야 한다는 권 의원의 발의안은 비정규교수노조 입장과 그나마 맥을 함께 한다.

'신임교수 평균 40.1세 고령화'...대학사회 종속관계·기득권 심화 반영

 연령별, 전업여부 등 시간강사 현황
 연령별, 전업여부 등 시간강사 현황
ⓒ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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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비정규교수노조 등 시간강사들은 "한나라당이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사립대 지원여부, 교원 지위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안이 통과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안은 비정규직 교수뿐만 아니라 정규직 교수 신분도 불안하게 하는 것이어서 정부가 밀어붙이고, 한나라당은 통과시키려하고, 야당은 끌려간다면 결국 대학사회는 또 다른 경쟁과 계층 간 갈등으로 겹겹이 에워 쌓이게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전임교수들이 나 몰라라 할 때가 아니다.    

되짚어 보면, 1977년 10월 교육법이 개정되면서 교원 지위를 잃은 강사들이 7만7000 명에 이른다. 전임교수와 맞먹는 숫자다. 그런데 이들이 대학에서 받는 처우는 어떤가. 누구보다 전임교수들이 잘 알고 있다. 전임과 비전임의 차이는 하늘과 땅, 천당과 지옥에 비유될 정도로 쏠림의 대척점에 서 있지 않은가. 이를 견디다 못해 1998년 이후 8명의 시간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다시 MB정부는 시간강사를 '교원 외 교원'으로 묶어 두면서 "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및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을 적용할 때에는 교원으로 보지 아니한다"라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대학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교원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놓겠다는 속셈이다. '무늬만 교원', '반쪽짜리 교원'이라는 소릴 듣는 이유다.

신임 교수의 고령화 추세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고스란히 투영됐다. <교수신문>이 18일 보도한 '신임교수 '고령화'…평균 40.1세'란 제목의 기사는 오늘날 대학사회의 종속관계와 기득권이 어느 정도 심화됐는지를 잘 반영해 준다. 이 신문이 올 상반기 133개 대학에서 채용한 1천596명의 신임교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인 교수와 대학을 옮겨 임용된 경력교수를 제외한 초임 교수의 평균 나이가 40.1세로 나타났다.

"초임 교수의 평균 나이가 40세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기사는 "인문 분야는 43.0세로 여전히 초임 평균 나이가 가장 많다"며 "인문 다음으로 예체능(42.9세), 농수해양(41.9세) 분야가 초임 교수 전체 평균(40.1세)보다 나이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사는 "박사실업난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고, 특히 인문 분야는 대학 이외에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전업강사를 중심으로 시간강사 지원 대책이 마련된 가운데, 각 대학에서도 강의전담교수 등 비정년트랙으로 이들 전업강사를 임용하고 있는 것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아탑의 철학과 존립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이래도 전임교수들은 시간강사 문제에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입신양명에만 전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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