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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2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 컨벤션센터에서는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그러나 행사장을 찾은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탔기 때문"에 기념식 참가를 거부당했다.

 

장애인의 뜻을 헤아리고, 다시 한 번 그들의 복지를 위해 정책적인 개선안을 되살펴 봐야 할 날이건만, 정작 우리 사회 지도층은 사회적 이미지 관리에만 급급할 뿐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장애인 단체 회원들,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출입조차 거부당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및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은 이날 홍보대사를 위촉하고자 기념식에 참석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하지만 기념식에 미리 출동해 있던 경찰기동대에 저지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을 촉구하며 팻말 시위를 하고자 했으나, 출입조차 거부당해 결국 행사장 밖에서 목청을 높여야만 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한 하주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www.sadd.or.kr) 사무국장은 "휠체어를 타고 있는 장애인은 정작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인을 대표해 여러 차례 의견을 전달해 왔으나, 나아지는 것이 없어 행사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수입 얼마 안 되는 장애인에게 본인부담금 4배 인상"

 

이들이 전달하려 했던 정책요구안 12가지 가운데 3가지를 들어보면, 첫째는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보편적 복지를 제도화하라는 것'이다. 장애등급제가 오히려 차별의 낙인이 돼 복지서비스에 제한을 받는다는 소리다.

 

둘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고, 장애인소득보장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명시돼 있는데, 그 기준을 폐지하고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라는 것이다.

 

셋째는 '장애인활동지원법을 개정하고, 자립생활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장애등급과 연령에 따라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 신청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폐지하라는 것이다. 또한 본인부담금 인상을 철회하고,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박은수 의원이 제출한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도 포함된 내용으로, 현재 급여비용의 최대 15%까지 부과하도록 돼 있는 본인부담금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장애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 현 신청자격을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하주화 사무국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장애인은 일반인보다 몸이 불편한 까닭에 식사를 하고 용변을 보다 보면 하루 노동 기준 시간인 6시간은 너무 짧다. 결국 일을 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아 수입이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복지부가 장애인활동지원금을 15% 인상했다. 그나마 4만 원대였던 본인부담금이 4배 가까이 더 늘어났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경우, 생계가 어려운데 본인부담금마저 늘어나 생활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장애인의 날' 장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사회지도층

 

이날 기념식이 열린 백범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연 이들은 다시 한 번 한목소리로 단합을 다진 후 계속된 투쟁 및 결의대회를 위해 종로 보신각으로 향했다. 이들이 떠나자, 출동한 경찰기동대도 떠났다.

 

한편, '편견은 차별을 낳습니다, 배려는 평등을 낳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보건복지부 주최 하에 열린 기념식에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해 홍보대사를 위촉했다. 또 김황식 국무총리의 유공자 포상 및 치사가 있었다. 이날 행사는 홍보대사 위촉 및 장애인인권헌장 낭독, 유공자 훈·포장 및 올해의 장애인상 시상 등으로 채워졌다.


태그:#제31회 장애인의날, #백범김구기념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하주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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