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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지진 초기, 한국과 일본 언론에 보도된 한 야구전문 커뮤니티 사이트의 "일본 센다이시 입니다"라는 글을 기억하시는지요? 글은 일본에 유학 중이던 한 학생이 지진 현장에서 일본 사람들을 도왔던 내용을 솔직담백하게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일본의 livedoornews에 소개되면서 아직까지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livedoornews의 기사는 트위터를 통해  RT 또 RT 되면서 조용기, 김영광 목사 등의 기독교 지도자와 <중앙일보> 등의 언론이 떨어트린 한국인의 인정과 국격을 그래도 조금은 회복시켜주고 있습니다. 

 

@piron_ch님은 "지금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받쳐주고 있다."는 말을, @lime369님은 "읽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일본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는 멘션을 보냈습니다. @shohey_O님도 "감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단하다. 대단하다. 눈물이 멈추지않는다."는 글을 RT하며 "(우린 서로)연결되어 있는 것이죠~~"라고 했습니다. @hamamatsuabe님과 @Yupp516님 역시 각각 "정말 좋은 이야기다.", "아시아 친구들도 역시 일본을 응원해주고있네요." 라고 말했습니다.

 

@royceandroyce님은 "이런 사소하지만 좋은 이야기가 우리들(일본인)의 마음을 구원해준다"라는 멘션을 남겼습니다.

 

@yucoo2001님은 "요번 지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본 손해는 계산하기도 어렵겠지만, 이렇게 뿌려진 희망의 씨앗은 분명히 우리가 잃어버린 것 이상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가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littleplum_ayus님은 "내일 숙박예약을 캔슬한 한국인으로부터 온 예약취소 메일에는 일본인 모두를 응원한다는 메세지가 첨부되어 있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 영향인지 @littleplum_ayus님은 당분간 매출의 10%를 지진 피해자를 돕는 일에 쓰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ssgokd님은 "누구에게도 고향은 고향이고, 소중한 장소는 소중한 장소다. 그 고향과 소중한 장소의 사이에 국경이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고 적어놨습니다.

 

그런데 "일본 센다이시입니다"라는 미담과 관련된 트윗을 읽으면서 혹시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 즉 이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한 '그남자'라는 블로거가 내용을 창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미담의 주인공인 센다이시에서 체육을 공부한 ShutdownCB님이 있더군요. 지난해 3월28일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하여, 3월 15일 쓴 "일본 센다이입니다"가 반향을 일으키자 부담을 느꼈는지, 3월 19일 "센다이에서 마지막 글을 남깁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탈퇴해버렸지만 말입니다.

 

"제가 여기서 하고 있는 일들은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며, 여러분들의 칭찬을 들을만큼 훌륭한 인간도 아닙니다. 다만....그날 11일의 아비규환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었기에 그냥 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그 혼란속에서 마음씨 따뜻한 대책본부 여러분들과 인연을 맺게된 것으로 이어오고 있을 뿐 저에겐 그 예전 고 이수현씨와 같은 위대한 그 무언가는 없습니다--: 전 그냥 평범한 인간입니다..."

 

그러면서 악플을 단 네티즌들에게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않습니다.

 

ShutdownCB님 2008년 여름에 동북지방과 북해도를 여행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의 길이 여행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라는군요. 홋카이도 지방도 106호라는 평범한 도로이지만 거대하고 장엄한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곳이라구요.

 

"오로지 나 혼자만이 이세상에 존재하는듯한 착각에 살짝 공포감마저 들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아주 가끔 마주치는 바이크나 자전거 여행자들과 서로 손을 흔들어 주고, 거의 30~40분에 한대꼴로 자동차가 지나가는게 너무 반가웠던"

 

위 글과 사진을 보면서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의 거대함과 장엄을 그대로 느낀다 -> 살짝 공포감 ->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

 

우리 인간은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고, 자기의 생명은 끔찍하게 챙기면서도 다른 생명체에 대하여는 잔인하게 냉혹한 우리들의 문명이 자연앞에서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가를 확인시켜준 것이 일본 동북대지진이 아닐까요?

 

그런데 언제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가 폭팔할지 모르고, 더구나 원전에서 그리 멀지않은 센다이에서 사람으로 인하여 사람에게 봉사할 수 있는 Shutdown님의 동기는 자연의 장엄함과 거대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그:#일본대지진, #센다이유학생, #한일관계, #홋카이도우,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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