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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국어실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지금까지 주로 방명록을 통해 공개된, 그가 남긴 글이 사진으로 제공되면서 그의 미숙한 국어문법 실력이 도마에 오르고 급기야는 인수위 시절부터 영어교육과 관련하여 질타가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3월 18일, 이번 일본 대지진 참사를 맞아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한 일본대사관을 직접 방문하여 조문을 표하였다. 문제는 일본대사관의 방명록에 남긴 글이 예전의 실수를 반복할 뿐만 아니라 우리 어법을 파괴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그가 남긴 글을 보자.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을 방문, 일본 지진 희생자를 애도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문록.

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희생자 여러분을 우리국민 모두가 애도 드립니다.

일본이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되리라 확신하고 가장 가까운 이웃인 대한민국이 함께하겠습니다.

2011. 3. 18

이명박

 

방명록의 한정된 공간에 적은 것이니 띄어쓰기는 문제 삼지 않는다 하더라도 큰 실수를 두 군데에서 하고 있다.

 

우선 첫 문장, '희생자 여러분을 우리국민 모두가 애도 드립니다'를 보자. 문제는 '애도'라는 말의 쓰임이다. 애도(哀悼)는 명사로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함', 즉 애척(哀戚)의 뜻이다. 이 명사에 '~하다'가 붙어 타동사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명사로 쓰일 때에는 '삼가 애도의 뜻을 표하다'로 쓰며, 그 외에는 접사 '~하다'를 붙여 '애도하다'라 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애도 드립니다'고 표현했다. 뭘 드린다고? 애도를 드린단다. 애도는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 드린다면 누구에게 드린다는 것인가. 앞에 '희생자 여러분을'이란 목적어가 있으니 희생자에게 드리는 것일까? 죽은 사람들에게?

 

결국 우리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되고 말았다. 정확하게 쓰자면 '일본 국민들의 희생에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혹은 '일본 국민들의 희생을 삼가 애도합니다' 정도가 될 것이다.

 

다음은 두 번째 문장의 마지막 부분 '함께하겠읍니다'이다. 이는 이미 4년 전에 작가 이외수가 지적한 바가 있다. 이외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7년 6월 6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글의 맞춤법 교정본을 올렸는데 그때 그가 문제 삼은 것은 띄어쓰기와 '바치다'의 오기 그리고 '~읍니다'의 잘못이었다.

 

이외수-이명박 작가 이외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명박 후보가 지난 2007년 6월 6일 국립현충원 방명록에 남긴 글의 맞춤법 교정본을 올렸다.

'―습니다'는 ㄹ 이외의 받침 있는 어간 등에 붙어, 합쇼할 자리에 현재의 동작이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문법용어로는 서술형 종결어미이다. '같습니다 / 아주 좋습니다 / 지금 오셨습니다' 등과 같이 쓰인다. 따라서 '함께하겠' 다음에는 '습니다'가 와야 한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2007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읍니다'를 쓰고 있다. 분명 '―읍니다'는 '―습니다'의 잘못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국어를 배울 당시에는 '―읍니다'와 '―습니다'가 같이 쓰였다. 그러나 문법이 바뀐 것이 언제인데 아직도 잘못된 표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도 4년 전에 이미 지적받은 것을 아직도 틀리고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가 쓰는 우리 말과 글은 자연인 이명박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의 말과 글로서 우리 국민들에게 그리고 세계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는 분명하게 알고 써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 http://lby56.blog.me/150104972869 에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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