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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다. 그러나 역시나 였다. 지난 12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이번 일본 대지진을 두고 "하나님의 경고"라고 발언한 데 이어 13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이신영 장로가 "이번 지진이 일본의 미신 타파 기회가 되게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과거 쓰촨성 대지진 때도 그러더니 또 다시 이런다.

참으로 의문이다. 만약 이런 논리대로라면 대부분이 카톨릭 교인인  뉴질랜드나 아이티의 경우는 무엇이란 말인가. 특히,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 처치는 대부분의 지질학자가 위험지역으로 분류하지 않던 곳이었다.

사실 필자는 이것이 일종의 '경고'라는 데까지는 동의한다. 분명 현재의 생태계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기후는 물론 계속해서 반복되는 대형 자연재해는 혹자의 말처럼 지구가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상처가 곪아 터진 것일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분명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란 얘기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에게는 지금의 생태문제에 대한 깊은 반성과 삶의 방향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의 원로라 불리는 대형교회의 목회자들은 이러한 인간의 삶에 대한 대안과 지혜를 제공하는 것이 맥락에 맞는 얘기일 것이다. 특히, 성경은 창조세계의 주인이 하나님이라 증언하고, 인간은 이를 잘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임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교회에서 이러한 모습은 찾아보기가 너무도 힘들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사실 그동안 세계 교회는 이에 대한 반성을 꾸준히 지속해 왔었다. 1975년 나이로비에서 열린 WCC(세계교회협의회) 총회는 생태학적 위기에 대한 의식을 갖고 이것을 신학과 교회의 핵심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선언하며 이를 극복할 것을 촉구하였다.1983년 캐나다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자연보전의 문제가 신학적 토론과 실천과제라 하였고, 1990년 서울회의에서는 정의-평화-창조세계 보존을 신학적 중요주제로 부각하였었다.

이는 단순히 '관심 갖자'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생태계의 문제는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이고, 이를 교회가 충분히 이해 및 해명하며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생태 정의운동을 통해 사회제도나 체제의 구조적인 변화와 일상에서의 무절제한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중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의 오늘의 문제에 대한 성찰을 받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WCC를 심지어 '이단' 또는 '적그리스도'라 여긴다. 물론 개개인의 신앙에 따라 판단할 수는 있겠으나 빈곤이나 생태문제 등은 종교나 이념을 떠나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이다. 지구의 생존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하는 이 시점에 이런 소모적인 논쟁으로 당면 과제를 외면해야 하는 것일까.

현재 일본은 사망자가 최대 4만에 이른다는 대참사를 겪었다. 따라서 신앙인은 '긍휼'의 심령과 자원하는 섬김의 자세를 가져야하지 이런 무책임하고, 개념없는 발언을 할 때가 아니다. 과거의 감정이야 어찌되었든 죽은 자를 애도하고, 살아남은 자의 마음을 위로하며 복구를 위한 지원의 손길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보편적 인간애를 지닌 존재라면 누구에게나 '상식'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보편적 인간애마저 거부하는 '종교의 하나님'이라면 과연 그 존재를 절대자로 믿고 따라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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