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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문화재단이 작년 10월 국무총리실 감사 결과를 이유로 문화사업팀장(2급), 무대기술팀(3급) 등 5명의 직원을 무더기로 퇴직시킨 것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2월 9일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다.

경기노동위 측은 2일 고양문화재단 측에 판결문과 5명에 대한 복직 요구,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명령서를 함께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고양문화재단 측은 "중앙노동위에 재심의를 신청하고, 거기서도 안 되면 민사소송까지 갈 것"이라며 "이행강제금을 물더라도 복직 명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4대 보험 미가입 단체 객관적 경력 인정 못해

작년 10월 국무총리실 공직복무담당관실은 공직복무와 관련한 감사를 통해 고양문화재단의 한아무개씨 등 5명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동 재단의 직급별 채용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력증명서를 제출하여 임용된 자들로 인사규정상 당연 퇴직 대상"이라는 공문을 경기도를 통해 고양시에 전달했다.

국무총리실 공문에서는 '한모씨 등은 고양문화재단에 2급으로 입사하면서 재단 임용 규정의 문화예술 관련 단체에서 7년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자격기준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4대 보험 미가입, 정기적인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점 등 객관적인 경력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대기술팀 박아무개씨는 경력에 기재된 호암아트홀에 대해서는 '비상근으로 공연이 있는 기간만 근무한 경력'으로 객관적 증빙자료가 없다고 지적됐다. 공연기획팀 유아무개씨는 방송국 PD와 방송작가 경력에 대해 '××방송은 자원봉사자, ××방송은 프리랜서로 활동한 것에 불과하며 모두가 자격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경력'이라는 것이다.

열악한 문화예술계 현실 공대위 결성돼

이에 대해 해고된 한씨는 "영세한 문화예술단체의 특성상 제대로 된 서류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아 빚어진 일이다. 문화예술계의 문제이기도 한데 채용 당시 문화재단 측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2005년 1차 징계 이후 문화예술인들의 경력이 계속 문제가 되자 문화재단은 조석준 대표 재임 당시 프리랜서 경력 등 관련된 채용 규정을 완화하기도 했다. 

서울연극협회와 한국무대감독협회, 한국소극장협회 등 11개 단체는 고양문화재단 직원 5명 무더기 해고된 것을 계기로 23일 '공연예술인 권익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공대위 측은 "배우와 스태프 등 공연 예술인 대부분이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공연계에서 4대 보험을 적용받는 단체는 대략 20%뿐이고 나머지 80%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예술인들이 기본적인 권익을 찾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대예술인전문인협회, 한국무대감독협회, 서울연극협회 등도 고양문화재단의 이번 조치가 부당하다며 1월 진정서를 제출했다. 작년 12월에는 고양문화재단 직원들도 5명에 대한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동일 사건으로 호봉삭감 등 이미 징계받아

해고된 한씨 등이 같은 사건으로 이미 2005년 자체 감사에서 호봉삭감, 초과 지급된 2500만 원의 급여 환수 등의 징계를 받았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고양문화재단 설립 당시인 2004년 채용됐던 한씨는 "2005년 감사에서 공무원 보수규정에 의한 객관적인 근거를 대지 못한 17명 정도가 지적을 받았다. 당시 고양시에서 채용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는데 문화재단 측에서 호봉을 서류상 경력에 맞게 삭감하고, 이미 지급된 급여까지 환수하는 등의 징계를 내렸다"고 말했다. 한씨는 당시 다른 4명의 직원들과 함께 문화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부당해고·복직·밀린임금 지급명령도

송성민 경기노동위 조사관은 "판결과 함께 복직 명령,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명령이 함께 전달된다"며 "복직 명령에 따르지 않을 경우 1인당 500 만원에서 2000만 원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복직 기간 역시 해고기간을 산정돼 이 기간 동안의 근로자들에게 임금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양문화재단 측은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철 문화재단 경영지원팀장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소하고, 거기서도 패소하면 민사소송까지 갈 것"이라며 "강제이행금을 부과하더라도 최종 판결에서 우리가 이기면 돌려받을 수 있다. 이미 고양시 문화예술과와 이에 대한 협의를 끝냈고, 이사장이신 시장님과 대표님께도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문화재단은 공공기관인 만큼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상황을 종료할 수 없다"며 "만약 이번 판결을 우리가 수용하면 정상적인 경력을 갖추고 입사한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이미 인사조치를 받은 직원들이 추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여파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복하면 5명에 대한 이행강제금만 억대 넘어

고양시는 문화재단의 판단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시 감사담당관실 정영안 팀장은 "우리는 국무총리실의 입장을 전달만 했을 뿐이다. 감사결과가 나왔는데 이행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인사권은 문화재단 있다. 노동위 판결에 대한 대처도 문화재단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국무총리실 입장은 조금 다르다.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담당관실 류충렬 담당관은 "제출된 서류를 보고 통상적인 조치를 한 것뿐이다. 최종 권한은 지자체가 하는 것"이라며 "규정에 따라 조치를 하든지, 검토해보고 이견이 있다면 해석이 달라질 수도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종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1인당 강제이행금을 최하 500만 원으로만 계산해도 1회 2500만 원을 문화재단이 물어야 한다. 이행강제금은 4회까지 부과가 가능해 계속 문화재단지 복직을 거부할 경우 억대가 넘는 금액이 된다.

아무리 국무총리실 감사결과가 있었다 해도 '끝까지 가보겠다'는 고양시와 문화재단에 대해 세간에서는 '심한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한번 징계를 받았던 사항이고, 국무총리실 역시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다른 까닭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고양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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