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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내게 올 수 없어 내가 산에 간다네.
나무가 내게로 올 수 없어 내가 나무 곁에 서 있네
<산과 내가 친해진 이야기>중-김남조

우리 선조들이 가장 좋아했던 매화
 우리 선조들이 가장 좋아했던 매화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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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가 물고 온 봄
 까치가 물고 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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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짜여진 직장 생활의 시간표에 맞추어 살다가, 주말이 오면 비로소 해방감에 충일하다.
지난 1일 솔향기 폴폴 풍기는 봄비 속에 기장군 내리 마을에서 해운대 장산마을까지 걸었다. 3~4시간 걷다보니 까치가 깍깍 울고 매화가,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그윽한 마을로 들어가는 시냇가'에 활짝 피어 있었다.

기장군 내리 마을. 부산에서는 그닥 멀지 않는 고장. 그러나 마을이라는 이름에서 먼 시간 속의 어릴적 고향 마을을 찾아온 듯 느껴지는 옛스러움이 남아 있는 고장이라 하겠다. 마을의 농장의 이곳 저곳 매화 분분하고 정겨운 닭들도 봄비 속을 거닐고 있었다.

걷고 걷다보니 걷는다는 것이 너무 좋다. 내가 생각하는 속도만큼 발걸음이 앞으로 나가주는 듯했다. 오랜만에 걷는다는 그 자체에 행복을 느껴보았다. 촉촉히 내리는 봄비 탓인지도 모르겠다.

화품 매화
 화품 매화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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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는 우리 선조들이 가장 좋아했다는 꽃. 생김새도 아름답지만 그 향기가 천리를 간다는 매화향기.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물리적 기준보다는 매화의 정신적 기준으로 매화꽃을 고매한 '선비의 정신의 꽃'이라고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매화. 겉은 한없이 유약해 보이는 꽃. 그러나 추운 꽃샘바람 속에 굳건하게 꽃을 피워서 어쩜 여성적인 이미지보다 남성의 지조를 상징케 하는 매화꽃. 그 고매한 정신의 향기가 어디까지 메아리처럼 퍼져나가는 듯하다.

봄 봄 봄이 왔어요
 봄 봄 봄이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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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취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감아라.
<매화> 중-조지훈

봄기운
 봄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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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아직 내 마음에도 봄이 찾아든다.
60이 된 지금에도,
사랑은 두근거려 내 마음을 새롭게 하여
우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봄>-'R. W. 에머슨'

버들강아지
 버들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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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마을 명물 내리저수지
 내리마을 명물 내리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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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군 내리 마을은 부산시에 속하고, 이 내리마을에는 명물 내리저수지가 있다. 내리 저수지는 기장군에 있는 저수지 중 중형급에 속하는데, 개체가 여러 개이다. 봄빛으로 물이 든 저수지 물빛은 진한 초록빛이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아저씨에게 물으니 이 저수지에 사는 어종은 잉어, 향어, 잉붕어, 붕어 등이 많다고 말씀하신다. 기장군 내리저수지를 구경하려면 우선 부산의 송정해수욕장에서 울산 방향으로 약 5km쯤 지나야 한다. 내리마을 입구에 이정표가 있다.

내리 저수지 인근에는 대원낚시터가 있다. 대원 낚시터는 낚싯꾼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는 낚싯군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얼마간 지켜보다가 봄비를 맞으며 걷고 또 걸었다. 봄비를 맞은 나무며 풀이며 꽃들은 봄향기를 물씬 풍기며 봄, 봄, 봄이 왔다는 것을 노래하고 있었다.

막 새싹이 움트는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 한 마리도 봄이 왔다는 소식을 알리는 냥 까악까악 정겹게 노래했다.

내리마을
 내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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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품
 화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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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뜰
 봄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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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내리마을, #봄, #장산마을, #버들강아지, #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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