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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위원 여균동 영화감독.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집행위원 여균동 영화감독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교동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2012년 12월 19일(대통령 선거일)에 민주진보정당 영화사에서 만드는 옴니버스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 흥행몰이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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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형. 더 섹시하게 해봐. 재미가 없잖아."

주룩주룩 비가 내리던 늦여름이었다. 경기도 일산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지만 자리가 없었다. 그 옆 스시바 파라솔 밑에 옹기종기 앉았다. 영화배우 문성근씨와 '국민의 명령 유쾌한 백만민란' 첫 인터뷰를 했던 지난해 8월 26일, 영화감독 여균동(53)씨는 문성근씨를 다그쳤다. 마치 감독이 배우에게 좀 더 실감난 연기를 주문하듯, 그는 배우 문성근을 다그쳤다. 너무 진지하면 젊은이들이 함께 하지 않을 거라면서 계속 '섹시하게', '샤방샤방'을 주문했다.

가뜩이나 정치, 정당, 공천 등 딱딱하고 재미없는 단어들인데 '진지 모드'로 가서야 누가 참여하겠느냐고 따졌다. 그도 여 감동의 제안이 그럴 듯 했는지 주문 대로 말을 바꿔 '샤방샤방 모드'로 노력했다. 진지해질라치면, 아, 형! 어, 그래!, 또 진지해질라치면, 아, 형! 어, 그래!가 반복됐다. 다섯살 터울 후배였지만, 문 배우는 여 감독의 말을 잘 들었다. 진짜영화를 찍는 감독과 배우처럼.  

실제 두 사람은 2012년까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찍는 심정으로 '국민의 명령 야권단일정당운동'을 시작한다고 했다. 2012년 12월 19일엔 딱 두 편의 영화가 무대에 오른다는 게다. 하나는 한나라당영화사에서 찍는 박근혜 혹은 김문수 주연의 보수영화, 다른 하나는 민주진보영화사에서 찍는 옴니버스식 영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캐스팅 되는 과정부터 국민 속에서 흥미진진한 흥행몰이를 하게 될 거라고 예고하면서.

한나라당영화사 대 민주진보영화사의 한판 대결

본래 판타지 영화로 뜬금없는 화두를 던지곤 했던 여 감독은 왜 '국민의 명령'에 합류해 시민정치운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영화가 잘 안 돼서?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글쎄? 그러기엔 그는 진지하고 지루한 건 잘 견디지 못하는 스타일 같았다. 인터뷰도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까, 눈동자를 굴리며 궁리하는 그는 천상 코미디를 잘 소화하는 영화배우이자 영화감독이었다.

최근 그는 늘 점잖은 재킷 차림으로 진지하기 짝이 없는 정치토론 사회자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의 발의 보라· 초록빛깔 운동화를 앞세우며 자신이 영화인임을 꼭 상기시킨다. 진지한 얘기를 할 때도 늘 한 구석에 코미디를 설정해 상황을 요리한다. 역시, 타고난 예술인이다. 늘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으로 살고 싶은 욕망이 분출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그가 딱딱한 정치를 유쾌한 백만민란으로 바꾸겠다고 나선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조만간 사람들을 모아 야당올레를 벌이겠다고 했다. 따뜻한 봄날, 재밌게 걷고, 유쾌하게 놀면서, 국민의 요구를 담아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당사에 옐로우 카드를 붙인다는 것이다. 그렇게 국민의 염원을 담아 야권에 요구한다고 했다. "야! 합쳐!" 야권단일정당을 만들라는 요구다. 다소 돌발적인 방식이 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는 해보고 싶다고 했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대고 할 것도 많지 않기 때문에.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24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그와 만났다.

- 지난해 8월부터 '국민의 명령 유쾌한 백만민란'에서 활동 중이시죠. 영화감독이 시민정치운동에 뛰어들어보니 어때요?
"일단 이게 해본 적이 없는 사회운동이잖아요. 솔직히 좀 낯설어. (웃음) 처음 시작은 이렇게 된 거예요. 6.2 지방선거 끝나고 문성근 선배가 여러 사람들한테 '제3지대 야권단일정당론'이라는 제안서를 돌렸어요. 그걸 받아 밑줄 그어가며 읽다 어느 날 회의에 참석하게 됐는데, 하여간 그놈의 잘난 척이 문제야! 이게 산으로 갈지 들로 갈지 답답하더라고.

가장 답답한 건 문 선배의 컴퓨터였어. 아주 오래된 구닥다리 컴퓨터인데 자판도 잘 두들겨지지도 않고, USB 꽂는 데는 먼지로 막혀 있질 않나. 아휴. 그런 컴퓨터를 들고 앉아 밤새 제안서를 쓰고 그랬더라고. 그래서 일단 문성근을 돕는 사무소가 되자. 그러니까 이 운동에 처음 동참한 사람들은 비단 정치뿐 아니라 그저 '답답해서' 모인 사람들이라고 봐도 돼. (웃음)

나는 그저 문 선배를 뒤에서 돕는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기획팀을 맡고 있는 거 있지. 하여간 그 놈의 잘난 척이 문제야. 구구로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 그럼 지금 백만민란에서 기획팀을 총괄하는 위치에 계신 거군요.
"디자이너야. 홈페이지 관리하고 잘 운영되는지 체크하고. 처음 시작할 때 포토샵 만질 사람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죠. 그래서 내가 깊이 관여하게 된 건지도 몰라. 하지만 좋은 사이트는 아니에요. 토론이나 논의에는 굉장히 불친절한 사이트지. 솔직히 난 싫증이 나서 죄다 바꾸고 싶은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 하여간 소통이 잘되는 사이트를 만들고 싶어요."

- 지난 미국 대선에 큰 영향을 끼친 무브온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던데.
"우리 나름대로는 창의적인 시민정치운동을 해보자 해서 시작한 거예요. 벌써 7만 명이 넘게 회원으로 가입해주셨잖아요. 난 이게 기적 같은데? 참으로 감사한 일이죠.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어. 그나저나 미국 무브온 사이트 들어가면 참 깔끔하데? 재능기부도 받고. 이런 법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의견도 묻고. 아주 깔끔한 30초짜리 CF도. 우린 좀 지저분하죠?"

1000명의 사람들이 민주당사에 옐로우 카드 붙이면?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위원 여균동 영화감독.
 야권단일정당 창출을 위한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집행위원 여균동 영화감독.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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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요. 사이트 재밌어요. 요즘도 문성근 대표는 거리민란을 적극적으로 다니시나요?
"물론이죠. 하지만 지역에서도 자생적인 민란이 벌어져요, 날마다. 거참 신기하지? 이젠 문 선배 없이도 일반인들끼리 회원가입을 받아오는데 하루에 600~700장은 돼요. 문성근이 좌판 깔고 앉은 것도 아닌데. 그만큼 이 운동이 우리 사회에 대중화 된 건 사실이에요."

- 7만 명이나 모였는데 운영에 대한 불만이나 문제제기는 없나요?
"왜 없겠습니까. 하하하. 문 선배, 나 몇몇을 제외하곤 그야말로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운동가들이 실무자로 참여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오해도 있고 그래. 왜 너희들끼리 알아서 하느냐, 독재 아니냐, 그런데 우리 다 재능기부한 거예요. 정책위원, 집행위원 이렇게 이름붙이니까 딱딱한 상명하복조직 같은 느낌이 드는데, 굉장히 유연한 연성조직입니다.

아니, 생각을 해봐. 우리도 대외활동 나가야 하는데, '백만민란' 자봉, 이럴 순 없잖아! 상대쪽이 대표 나오니까 우리도 대표 직함 걸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오해는 좀 풀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잘못도 했을 거예요. 반성은 날마다 해. 하하."

- 유쾌한 백만 민란, 단체명이 참 재밌어요.
"사실 나는 민란이라는 걸 붙이기 싫었어. 성공한 민란이 없잖아. 성공한 시민혁명으로 기록되려면 뭔가 더 샤방샤방 하고 섹시한 제목이 필요해. 그렇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민란'이라고들 하시데?"

- 7만 명 넘는 회원들과 함께 '야당올레'를 시작하신다면서요.
"문 선배가 회원 가입 5만 명이 넘으면 야당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 연다고 했잖아요. 차제에 그걸 좀 더 크게 해보자, 그래서 기획된 거예요. 아주 따뜻한 봄날, 걷자, 이렇게 된 거죠. 즐겁게 걷고, 즐겁게 놀고, 즐겁게 모든 야당 당사에 옐로우 카드를 붙이면 어떨까? 뭐, 어떤 사람은 레드카드도 붙이고. 1천여 명의 사람들이 민주당사에 딱 들러붙어 일제히 옐로우 카드를 도배하면? 그림은 되지 않을까.

조그만 수첩처럼 그 노란 카드에 우리의 요구를 써서 당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도 하면 어떨까. 더불어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야권통합에 대한 그대들의 생각은 뭐야? 묻기도 하고. 그냥 이런 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인 거예요."

"국민의 명령은 새로운 어버이연합인가?"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의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은 여균동 영화감독이 23일 정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2년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민주·진보 진영의 야권단일 정당 구성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집행위원 여균동 영화감독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12년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민주·진보 진영의 야권단일 정당 구성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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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국회 앞 1인시위도 기획하셨죠?
"일전에 우리가 국회의사당 쳐들어간다고 했었잖아요. 그런데 막상 국회 앞에서는 집회를 못 한다네? 아 정말 꿀꿀하다. 할 게 없구나 했지. 그런데 최민희 집행위원장이 1인 시위를 하면 된다는 거야. 형형색색 서로 다른 요구를 하면 괜찮다는 거지. 오케이! 그래서 '집단적 쌩1인시위'를 하자! 이렇게 된 거지. 문성근이 1인 시위 한다! 그럼 구경 올 사람들도 많지 않을까? 이렇게. 하하하. 비주얼도 괜찮고 재밌을 것 같았어.

그런데 정말 재밌었던 게 뭔 줄 알아? 어버이연합이 악역으로 출연해주셨다는 거야. 될성부른 집회에는 늘 어버이연합이 출동한다며? 그런데 딱, 나타나주셔서 너무 기분 좋더라고? 큭큭큭. 더 재밌는 건 뭐 게? '백만 민란'에도 어버이연합이 있다는 거야.

그쪽이 굉장히 당황했을 것 같아. 민란 할아버님들 연세가 그쪽보다 더 많았거든. 어쩜 그분들이 이렇게 생각했을지 모르지. 국민의 명령은 새로운 어버이연합인가? 하하. 내가 군대에 가서 나라를 지켰어, 이 빨갱이 새끼들아! 이러면 뭐? 이 자식들아, 친일인명사전이나 제대로 뒤져봐! 이 친일 부역자들! 하고 맞섰지."

- 7만 명이나 모여 야당더러 합치라고 요구하는데 정작 야당의 반응은 어때요?
"그들로선 꽃놀이패 아니야? 자기들이 모아야 할 사람들을 국민들이 대신 모아주고 있잖아. 이 국민적 힘은 어떤 식으로든 한국정치의 힘으로 작용하게 될 테니 결과적으로는 정치권에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돼요.

소통합이든 대통합이든 어쨌거나 저쨌거나 2012년 선거 국면에선 합쳐야 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낮은 차원에선 후보단일화, 높은 차원에선 정당통합인데 어떻게 결론날지 알 수 없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건 무엇을 하든 이겨서 제발 이 고통을 끝내달라는 주문이잖아. 그걸 정치권이 제대로 알아주면 땡큐지 뭐."

 30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예' 소극장에서 <아큐-어느 독재자의 고백> 본 공연 개막에 앞서 열린 프리뷰 공연에서 주연을 맡은 명계남과 조연배우를 맡은 여균동 감독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30일 저녁 서울 마포구 홍대 앞 '예' 소극장에서 <아큐-어느 독재자의 고백> 본 공연 개막에 앞서 열린 프리뷰 공연에서 주연을 맡은 명계남과 조연배우를 맡은 여균동 감독이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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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정치운동에 푹 빠져서 작품 활동은 아예 못 하는 것 아닌가요?
"그새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연극을 했지요. 성황리에 마감을 했어요. 생각보다 잘 돼서 나는 좀 전국을 돌면 어떨까 했는데, 함께 참여하신 분들의 생각은 달라서 그냥 접기로 했어. (웃음) 그리고 지역에서 연극작품을 하면 주중에 딴 일 하기가 어려워요. 이것도 해야 하고. 그래서 일단 접었지. 또 작품을 하려면 머리가 말랑말랑 해야 되는데 여기 사정이 그렇지가 않아요. 내 작품을 하려면 최소 이틀은 술 먹고 놀아야 돼. 그래야 머리가 말랑말랑해지면서 작품구상이 되거든요. 그런데 그럴 시간이 없어요."

- 영화감독 눈높이에서 한국정치를 평가하자면, 뭐가 가장 먼저 변화돼야 할 것 같아요?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력 없이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게 내 생각이에요.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에 기초해서 정치를 바꾸는 노력을 하면 안 될까. 그런데 한 편으로 이런 생각을 해요. 문 대표와 저는 함께 영화도 제작해보고, 출연도 해보고 안 해본 것 없이 같이 해왔는데, 그 사람이라고 나와 다를까 싶어요.

처음엔 그도 나도 이 딱딱하고 먹기 힘든 빵을 잇몸 터져가며 부석부석 씹어 먹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6개월간 거리에 서 있었던 거지. 그새 수만 명과 만났고 악수했고, 고개 숙여 야권단일정당을 호소한 거죠. 그새 그는 잇몸이 굉장히 강해졌어요. 정치적 직관능력이 발달했다고 해야 할까. 인간이 저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날마다 느껴요."

"문성근은 자기장면 촬영에 충실한 똑똑한 배우"

- 영화배우와는 다른 정치적 지도력이 생긴 건가요?
"아니. 지도력과 상관없어요, 그건. (웃음) 음, 뭐냐면 그는 지금 자기 장면 찍는 거에 너무 충실한 배우인 거죠. 지금 찍는 장면에 너무 충실하다 보니까 전 장면을 자꾸 까먹어서 웃기고 또 문제가 될 때도 있어. 굉장히 똑똑한 배우가 자기 장면에 정말 충실하는 중이죠."

- 벌써 6개월이 흐른 거군요.
"말이 6개월이지, 그 긴 시간을 거리에서 보낼 수 있겠어요? 난 못 해. 문 선배는 그걸 하더라고. 정치인들 참 바보 같아. 나 같으면 문 선배 손을 꽉 잡고 같이 길거리에 좌판 깔 것 같아. 처음엔 쇼라고 그래도 그게 한달, 두달, 6개월 이렇게 지나면 진정성을 인정해줄 텐데. 그런 정치인이 없더라고. 아마 그랬으면 지금 우리 이러지 않아도 되겠지?"

- 영화로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을 설명하자면, 이제 전반부 촬영은 끝난 셈인가요?
"영화는 시작하면 최소 1~2년은 걸려요. 시나리오 쓰는 데만 6개월 정도? 시나리오 나오면 주변에 제작여건 알아봐야지, 캐스팅 해야지 바쁘다고. 영화에 비유하면 이제 시나리오 단계에 있는 거죠. 제안서라는 시나리오를 들고 이게 재밌겠느냐, 돌아다니는 중이라고 해야지.

우리는 2012년 관객 1500만 명이 보는 영화를 지금 찍고 있는 거예요. 관객 1500만 명이 들면 대박인 거고, 아니면 지는 거지. 2012년 12월 19일엔 딱 두 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는 거예요. 한나라당영화사에서 찍는 보수영화, 주인공은 박근혜 혹은 김문수. 반대로 민주진보정당 영화사에서 만드는 옴니버스 영화, 누가 주인공이 될까 그 감동 리얼스토리를 찍고 있는 거라고 난 생각해. 큭큭.

어떤 영화가 더 재밌을까. 내 돈 내고 보는 영화인데 관객은 당연히 둘 중 재밌는 영화를 볼 거 아니에요? 그런데 나는 확신해. 우리 영화가 훨씬 재밌고 감동적일 거야. 한나라당영화사의 보수영화보다 민주진보영화가 재미없으면 지는 거야.

그러니까 뭐든지 재밌는 방식으로 해야 돼. 슈스케 방식으로 공천제도도 바꾸고, 하나 하나 당선되는 전 과정을 국민의 감동으로 몰고 갔으면 좋겠어요. 주인공을 뽑는 과정도 대중과 함께 호흡하면서 말이에요."

- 재밌는 영화를 찍을 조건은 마련돼 있나요?
"이걸로는 좀 부족해. (웃음) 조명기를 더 달아야 여자의 눈물이 더 감동적으로 확 들어올 텐데 조명기 달 돈이 없네? 물론 없으면 없는 대로 찍어야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좀 더 분위기 있게 찍고 싶은 욕심이 있는 거지. 토론회만 열어도 300~400만 원이 필요해요. 사람들은 이제 꿀꿀한 걸 싫어해요. 좋은 장소에서 제대로 돈 주고 자료집도 잘 내고 그러길 바라죠. 간지 나잖아!"

영화감독 여균동의 직장 수난사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위원 여균동 영화감독.
 야권단일정당 창출을 위한 '국민의 명령 백만 민란' 자원봉사집행위원 여균동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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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열린우리당 입당한 적이 있으시잖아요. 예전부터 정치할 생각이 있었던 건가요?

"이 코미디 같은 얘기를 내 입으로 해야 되겠지? 2004년은 문화적으로 동북공정이 한참 심해질 때예요. 나도 관심 있어 함께 연구하고 흥미롭게 보다가 '고구려의 날'을 제정하면 어떨까 생각을 했어요. 그날만큼은 모든 사람들이 고구려 복장을 하고 고구려 춤도 추고 막 그런 상상을 해본 거지. 축제 형식으로 이걸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어떻게 하면 그 돈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 그랬는데 누가 국회의원이 되면 그걸 지원받을 수 있대. 그래서 함께 영화 준비하던 영화팀이 몽땅 선거본부를 꾸려서 해본 거야.

충분한 숙의와 고민 없이 돈키호테처럼 난리 블루스를 추다가 석 달 만에 집에 탁 돌아오는데 그제서야 풍경이 보이는 거 있지. 그때 느꼈어요. 정치하는 사람들은 사람이 사람으로 안 보이겠다, 모두 표로만 계산되겠지? 그때 어쭙잖게 선각이 오더라고. 내가 정말 잘못 접근했구나, 깊게 반성했어요."

- 서울대에선 철학을 전공했는데 어떻게 하다 영화를 하게 되셨나요?
"난 대학을 졸업한 적이 없어요. 학교 자체를 다니지 않았으니까. 3학년 2학기까지 다녔는데 다 합쳐 학교에 한 1달 갔을까? 헤겔미학회 등등 우리끼리 모여 공부하고 그랬어. 마지막 등록금은 노동운동 하러 가는 친구가 방 구하는데 필요하다고 해서 걜 줬어. 그 뒤론 자연스럽게 학교에 안 갔지 뭐.

학교를 왜 안 갔을까. 너무 바빴어. 너무 바빠서 학교 갈 시간이 없는 거 있지. (웃음) 고등학교 때 목표가 꼭 대학 가야지, 였어. 왜? 연극반 들어가려고. 연극반엔 왜? 예쁜 여자들이 많아서. (웃음) 그런데 정작 연극반엘 갔더니 예쁜 여자는 없고 꽹과리 장구만 있더라? 나 참. 여튼 계속 연극하고, 사진 찍고, 사회사진연구소 만들고."

-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직장생활은 안 하신 거네요?
"내가 <창작과 비평>을 2년 다녔어요. 임재경 선생님 등이 추천해서 갔는데 조건이 2년 다니는 거였어. 그래서 2년 되는 날 사표 썼고. 또 <마당> 기자도 했지. 딱 석 달만. (웃음) 만날 술먹고 계단에서 잠자고 그러다가 관뒀는데, 그때 나랑 같이 기자생활 했던 후배가 <뷰스앤뉴스>의 박태견 국장이에요. 그 친구는 그냥 막 써. 약값 이러면 앉아서 쭉쭉 쓰는 거야. 난 그게 안 됐어. 그래서 포기했지, 아, 나는 기자는 못 하겠구나. 사실 뜬금없는 소리 많이 해서 나는 '기사' 쓰는 거랑 잘 안 맞았어요. 이게 나의 직장 수난사요."

- 정말 2012년 정권교체 할 때까지는 상업영화 안 하실 건가요?
"음악영화를 구상 중에 있어요. 또 용산문제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건 누가 한 대요. 잘 됐다 싶어. 굉장히 대중적이고 편안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런데 영화판에 대체로 정설이 있어요. 음악영화, 동물영화, 이런 건 망한다. (웃음) <원스> 같은 건 의외의 흥행을 거뒀지만 실제 음악영화는 흥행이 잘 안 돼요."

제2의 최고은 안 나오게 하려면

 야권단일정당 창출을 위해 모인 여균동 감독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들이 13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백만민란 한마당'에서 기차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야권단일정당 창출을 위해 모인 여균동 감독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들이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백만민란 한마당'에서 기차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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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한국영화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자본독점에 의한 영화구조가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판타지 리얼리즘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런 영화적 상상력이 자본의 독재에 눌려 있는 게 아닌가 싶고. 영화진흥위원회가 과연 창작을 고취하는 방향에서 제도적 고민을 하고 있는 건지 참으로 안타깝고. 이명박정부 이후 한국영화는 주소지를 잃어버리고 배회하는 섬과 같은 존재가 된 건 아닐까."

- 굶주림에 시달리다 사망한 작가 '최고은 사건'은 어떻게 보십니까.
"영화 생산인력구조의 현실이죠. 비정규직 강한 노동. 낮은 임금. 나는 이 문제를 복지국가 측면보다는 여성영화인의 문제로 접근하고 싶어요.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한 여자들이 과반 넘지만 성공한 여성영화인은 드물거든요. 똑똑하고 창의력 좋지만 1년에 생산되는 한국영화의 여성감독 비율이 얼마나 될까? 1%? 여성감독이 입봉하기 참 어려운 조건이거든. 그래서 나는 이런 주장을 해요. 한국영화 제작사에 여성감독 투자비율의 최소치를 20%로 두라. 한국영화에서 여성은 사회적 약자로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누가 내 말을 들어야 말이지. 씨바."

- 끝으로 이명박 대통령께 하고 싶은 말은 없나요?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 3년을 지내셨는데, 한 30년은 된 것 같아. (웃음) 한편으론 한나라당이 재집권해서는 안 되겠구나 확실히 알려줘서 고맙긴 해요. 그런데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지. 그래도 제왕적 통치자의 종말을 가져다주신 분으로 기록될 것 같아요. 종결자로서 화끈하게 마침표를 찍어주시지 않을까 싶죠.

이젠 그 누구도 제왕적 통치자를 원하지 않거든요. 그 점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은 불리해요. 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유산이 있기 때문에 제왕적 통치의 길을 걷지 않을 수 없거든요. 그녀의 입만 바라보면서, 거울에 비춰진 그녀의 얼굴만 보는 현실, 어때? 나는 너무 끔찍할 것 같아."

- 그래도 현실적으로는 박근혜 의원이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잖아요. 야권엔 인물이 없고.
"그놈의 인물 얘긴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어. 국민의 명령을 받들고 연립정부를 수립하겠다면 그 누구라도 좋다! 국민은 그를 밀 것이다! 내 생각은 그래요. 연대연합이 2012년 민주진보가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 아니야? 더 이상의 최고은을 만들어내지 않으려면 뭐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우리.

어쩌면 이 소리를 정치의 ㅈ자도 모르는 영화감독의 무식한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 그런데 뭐? 정동영, 손학규, 유시민,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 등.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야. 연합해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내는데 혼신을 다하라는 거지. 인물을 찾는 게 아니라 역할을 찾는 거야. 인물은 그 누구여도 관계없다, 그 생각이에요. 한 마디만 더 할게요. 20대와 30대가 진보와 자유주의에 매력을 느낄 만하게 노력 좀 해줬으면 좋겠어. 제발 부탁이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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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입니다. <장윤선의 팟짱> 진행자이기도 해요.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소셜테이너> 등이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기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