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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가 이슬람채권(수쿠크)에 과세혜택을 주는 '이슬람채권법'에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순복음교회 창립자인 조용기 원로목사가 24일 "정부가 이슬람채권(수쿠크)법의 입법화를 계속 추진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목사는 이날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교회협의회(NCCK) 신임 회장인 이영훈 목사(순복음 교회 담임목사)의 취임 감사예배에서 축사를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MB 당선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조용기 목사.
▲ 조용기 목사. 조용기 목사.
ⓒ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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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예배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조 목사는 "내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느냐며 매우 격앙된 어조로 '정권퇴진'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조 목사가 보수기독교계의 상징적 인물로,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앞장섰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발언은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개신교계의 반발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 목사는 또 "정부가 이슬람 지하자금을 받기 위해 이슬람을 지지하는 일이 생기면 이 대통령, 현 정부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며 "이건 단순한 돈이 아니라, 이슬람 포교가 수반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어제(23일) 관련 장관을 만났는데, 그가 1시간 동안 이슬람채권법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기에 '내가 달변가인데 지금 화가 나서 말을 떨고 있다, 당신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우리는 결사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목사가 만난 장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보인다. 조 목사는 23일 몇몇 원로목사와 함께 정부과천청사를 방문했다.

조 목사는 최근 이슬람채권법과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절대 통과돼서는 안 된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낙선운동 불사" 압박... 민주당 "완전 폐기해야"

개신교계는 '이슬람채권법'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해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길자연 신임대표회장을 비롯한 교단 대표들은 지난 17일  안상수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만나 "(일부 찬성 인사의)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22일에는 한나라당 기독인회 조찬기도회에서 이태희 성복교회 담임목사가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 의원들이 이 법의 국회 통과를 막아주면 하나님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일단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는 이슬람채권법을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슬람채권 시장이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금융 시장을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이 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불로소득인 이자 대신 투자 수익을 임대료나 배당금 형태로 받는 이슬람채권의 독특한 운영 방식을 고려, 이슬람채권의 투자 수익을 면세함으로써 이슬람 자금의 투자 유치를 도모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2월 국회에서뿐만 아니나 완전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파병과 자금지원을 통해 수주한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수주 관련 대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급하게 이 법안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반대움직임에는 개신교계의 반발이 작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태그:#조용기 목사, #이슬람채권법, #MB퇴진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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