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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 연합정치의 향방을 두고 설왕설래 말이 많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민주당과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과의 만남을 강조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김해을 불출마 선언 이후 다시 한번 민주당과 유시민 원장과의 만남을 주장했다.  <편집자말>

한나라당은 총리 벨트를 내놓는다고 하는데 진보개혁진영은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는 것 같지 않아 걱정입니다. 저는 궁극적으로는 빅텐트가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4월 재보선에서는 상호 신뢰 구축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신뢰는 모든 일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두 진보정당과 시민사회까지 연합정치의 모든 당사자들이 지켰으면 하는 신뢰의 원칙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에서 몇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김해도 내놓으라, 순천도 내놓으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희망대장정 보고회에 참석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대와 연합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습니다. 남는 문제는 '어떻게' 입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하라고 합니다.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연합정치의 가장 중요한 전제가 돼버린 듯합니다.

 

거기에 깔린 논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습니다. '연합이 실패했을 때 가장 잃을 것이 많은 게 민주당이니, 양보도 제일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연합이 성공하면 민주당이 최대 수혜자일텐데 여타 정당에 미리 양보를 좀 하더라도 크게 억울한 건 없지 않는가?' 대충 그럴 겁니다. 그러면서 그 모든 뜻을 '기득권을 포기하라'라는 말에 담아서 민주당에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해서는 연합정치가 안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듭니다.

 

첫째, 기득권이란 표현 자체가 좋지 않습니다. 진보란 기득권층이 독점하고 있는 잘못된 사회 구조를 바꾸자는 데서 출발한 이념입니다. 즉 진보개혁에 있어 기득권이란 타파의 대상입니다. 그런데 민주당더러 자꾸 기득권이라고 부르면 민주당을 욕하는 셈입니다.

 

둘째, 자꾸 기득권을 포기하라고 하는데 민주당이 포기할 게 무엇일까요? 호남 의석입니까? 아니면 소속 의원들이 갖고 있는 선거구입니까? 아니면 다가올 총선에서의 공천권인가요? 이것이 불분명합니다.

 

김해도 내놓으라고 하고, 순천도 내놓으라고 합니다. 각자마다 민주당에게 내놓으라고 합니다. 다른 당이 보기에 민주당이 가진 모든 것이 기득권이라는 얘긴데, 어디까지 내놓아야 되는 겁니까? 아니면 어디랄 것도 없이 그냥 알아서 다 내놓으라는 얘긴가요?

 

친노의 이름으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다시 뭉치길

 

이렇게 해서는 관념 속에서의 민주당은 몰라도 현실 속의 민주당은 그 무엇도 양보하거나 포기할 수 없습니다. 정치는 현실과 명분이 같이 가야 합니다. 민주당을 기득권이라 부름으로써 명분도 빼앗아가고, 실리의 문제인 공천권도 번번이 포기하라면 민주당은 무얼 가지고 정치하라는 겁니까?

 

연합정치는 고도의 정치협상입니다. 논의의 범위와 깊이가 대단히 크고 깊기 때문에 당위론만 가지곤 절대 되지가 않습니다. 자칫하면 감정싸움이 날 수도 있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이 큰일을 그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일찌감치 수뇌부에서 논의의 가닥을 잡아나가야 하는 일이기에 일전에 민주당이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원장과 먼저 마주 앉아야 한다고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일이 김해에서 벌어졌습니다. 저는 친노의 이름으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다시 뭉치는 모습을 기대했습니다. 아마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들도 그러했을 것입니다. 선거 승패를 떠나 마음이 무겁습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갈리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갈리는 이런 분열을 치유해보자고 하는 게 야권연대의 깊은 뜻이요, 정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선과 정서의 차이, 물론 엄연합니다. 하지만 진보개혁이 내부의 차이를 넘어서지 못해 번번이 보수에 패퇴 당함으로써, 역사에 누를 끼치고 국민들의 피와 눈물을 흘리게 했던 역사를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는 '국민의 명령' 문성근 대표의 호소가 그래서 우리 가슴에 절절한 것입니다.

 

대체전략을 합세전략으로

 

4·27 재보선은 연합정치의 시금석입니다. 이 시금석이 길한 징조가 되기 위해 민주당 입장에서 여타 정당에 드리는 저의 호소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연대와 연합에 임하면서, 분명히 해주실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갈라진 국민참여당 그리고 민주당을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보수정당으로 규정했던 진보정당들의 기본 방침은 민주당을 대체하는 '진보적 야당 건설'이었습니다. 즉 대체전략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도 공격이지만 민주당에 대해 더 맹렬하게 공격했습니다. 마치 러시아혁명기의 볼세비키가 멘세비키를 주타격 방향으로 삼은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나 이제 연합을 하자는 마당이니 그동안의 '대체전략'을 폐기하고 앞으로는 '합세전략'으로 전환해주셨으면 합니다. 대체전략이 '민주당이 망할수록 우리 당이 더 흥할 것'이라는 기조라면, 합세전략은 '민주당이 흥할수록 우리도 더 흥할 것'이라는 개념이 될 것입니다.

 

사실 2004년과 2008년 총선의 경험이 보여주는 바가 그렇습니다. 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진보정당은 더 올라갔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 진보정당의 그것도 여지없이 하락했습니다. 물론 '진보정당이 올라갈 때 민주당도 올라가더라' 라고 말해도 무방하겠습니다.

 

연합정치 자체가 좌초될까 두렵다

 

 국민참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

명분과 실리를 민주당으로부터 다 빼앗아 가겠다는 태도는 이 '대체전략'에서 나온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그래 가지고는 민주당이 응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민주당의 내부 사정을 좀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합니다.

 

'연합정치가 실패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쪽은 민주당'이라는 전제도 틀렸을 수 있습니다. 지금 민주당 의원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던 18대 총선에서도 살아 돌아온 분들입니다. 19대 총선은 18대 총선보다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게 중론입니다. 그렇다면 설사 선거연합이 안 된다 해도 개개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를 봐야지 왜 자기 살 길만 생각하느냐, 왜 김경수 국장처럼 '거름'이 되려 하지 않느냐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따지겠습니까? 상대를 욕하고 겁박하면서?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연합정치에 우호적인 세력이 민주당 내에 늘어나도 시원찮을 판에 점점 더 냉소적으로 바뀔까 걱정입니다. 차마 내놓고 하기 어려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기득권이라 한 번 매도할 때마다 진짜 기득권자라면 두려움 때문에 한 명씩 돌아설 것이고, 매도당한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불쾌감 때문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날 것이기에, 정작 연합정치 자체가 좌초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유시민 원장을 민주당이 만나야 한다는 제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유 원장도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혼자 하는 정치라면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만 그러나 같이 할 정치라면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정도의 헤아림은 보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사람들이 합심하는 모습, 나아가 진보세력까지 단결하는 대동의 물결,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바람입니다. 그 전에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관계회복은 예고편에 불과할 정도입니다.

 

김해 같은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합니다. 동시에 김해 같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야 합니다. 상호 신뢰가 연합정치의 심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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