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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형님도 아마 이런 짓은 못할 것이다."

 

MBC 사장 출신 민주당 최문순 국회의원이 종편사업자 채널 선정 과정을 두고 한 말이다. 지난 17일 오후 7시 30분 <오마이뉴스>에서 마련한 10만인 클럽 특강에서 최문순 의원은 '조중동 방송 시대 대처법'이라는 주제로 약 1시간 40분 동안 강의를 진행했다.

 

최 의원은 강의 초반에 히틀러와 괴벨스를 예로 들며 "베를린에 소련전차와 미군전차가 진입을 하고 있을 때에도 괴벨스는 돌아다니면서 자기 국민들을 속이고 있었다"며 "언론이 통제된 마지막 순간까지 괴벨스는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괴벨스가 세계 최초로 TV와 라디오를 정치에 이용하고 정규방송을 시행한 것이 히틀러 우상화의 성공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정치와 언론이 한몸이 되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는지를 상징하는 아주 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방송법, 보수층이 먼저 반대해"

 

이후 본격적으로 종편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면서 최 의원의 목소리는 한층 고조됐다. 최 의원은 종편채널 사업자 선정에 대해 "무바라크 형님도 아마 이런 짓은 못할 것이다"며 "이렇게 전국 규모의 방송사를, 연합뉴스까지 포함해 5개를 한꺼번에 허가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편사업자 선정 문제를 ▲ 방송 송출에 대한 권역제한 폐지 ▲ 편성제한 폐지 ▲ 종편 채널 설립 명분의 허구성 ▲ 중간광고 규제 폐지로 나눠 조목조목 비판했다.

 

방송 송출에 대한 권역제한 폐지에 대해 최 의원은 종편채널이 확정되면 케이블망을 통해 전국 모든 곳에 종합편성채널이 방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것은 여론다양성을 기초로 해서 성립한다"며 "(종편방송이 시작하면) 하나의 압도적인 여론만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라고 종편채널 방송으로 생겨날 수 있는 여론획일화를 우려했다. 

 

최 의원은 방송편성 제한 완화에 대해 MBC를 예로 들며 18시간 방송 시간 중 80%대 이상을 의무적으로 국내에서 제작된 프로그램으로 사용해야 하는 반면, 종편은 이 규제가 절반수준인 40%대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미국에서도 지난 정권에서 이와 비슷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며 "그 때 이 법안을 반대하고 나선 이들이 미국의 보수우익 세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 슬로건이 '음란과 폭력의 판도라상자를 열지 마라' 였다"며 미국 보수층들이 새 방송 사업에 대해 전통적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종편 먹여 살리려고 2차 사기 감행"

 

최 의원은 "종편채널사업자를 너무 많이 선정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결혼 사기극에 비유했다. 그는 "종편채벌사업자 선정은 어떤 남자가 한 아가씨를 사귀어서 약혼을 한 상태였는데, 그 상대가 4명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능력도 없으면서 어떤 남자가 여자를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것이기 때문에 2차 사기에 들어 갈 수밖에 없다"며 이 손실을 막기 위해 종편채널에 과도한 혜택을 부여했다 주장했다.

 

현재 KBS 1TV는 국민이 부담하는  수신료(2500원)로, 2TV는 광고비로 운영하고 있다. 최 의원은 현재 KBS수신료를 1000원 가량 올리고, KBS 2TV의 광고를 종편으로 옮기는 법안이 KBS이사회를 거쳐 방통위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널 편성 문제 역시 "좋은 번호는 문화방송이나 한국방송 부근에 있다"며 "근데 그 자리에는 (홈쇼핑 채널 등) 딴 분들이 들어가 있다, 그 사람들을 쫓아내고 종편이 그 자리에 들어가겠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의약품 광고 규제완화와 관련해서는 "병원 의사는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광고를 하게 되면 돈 있는 병원들로 환자들이 몰릴 뿐더러 그것이 허위광고일 수도 있어 직접적인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 연대와 SNS가 종편 저지 해답"

 

최 의원은 종편을 저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불매운동, 특혜저지, 야권연대와 SNS를 통한 저항을 꼽았다. 최 의원은 "지금 종편은 주주모집 단계에 있다"며 "우리는 그분들이 들어가지 말라고 불매운동을 하려는 거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방통위에서 종편 투자기업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2월에 국회가 열리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거기에(투자) 들어간 기업체들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일 생각이다"고 말했다. 불매운동 방식에 대해 최 의원은 직접 스마트폰을 꺼내 "이번 불매운동은 이것으로 하려 한다"며 SNS으로 불매운동을 할 것임을 시사했다.

 

야권연대에 관해서는 "근본적으로는 정치세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차 대전 이후 집권한 독일의 기독민주당을 예를 들었다. 나치의 집권을 반성하고 이후 같은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 다시는 정권을 뺏기지 않을 통합된 하나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지금의 기독민주당이라는 국민정당을 탄생시켰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었다.

덧붙이는 글 | 박종원 기자는 <오마이뉴스> 13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최문순, #10만인클럽,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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