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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폭력성을 입증하겠다던 MBC 기자의 실험. 아이들이라고 말도 없이 게임을 꺼버리는건 취재가 아니라 폭력이다.
 게임을 하는 아이들의 폭력성을 입증하겠다던 MBC 기자의 실험. 아이들이라고 말도 없이 게임을 꺼버리는건 취재가 아니라 폭력이다.
ⓒ MBC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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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MBC <뉴스데스크>에 한 기사가 올랐다. 일부 인터넷 게임들의 폭력성이 초등학생들에게 노출되어 위험하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이 기사를 올린 기자는 직접 실험(?)까지 진행해가며 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이 폭력성을 증명하려 노력했다.

기자는 어린이들이 모인 피시(PC)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갑자기 피시방의 전력을 차단해 컴퓨터를 모두 꺼지게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멘트.

"순간적인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곳곳에서 욕설과 함께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옵니다.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린 겁니다."

이 기사는 두 가지가 잘못됐다. 첫째, 잘못된 유추의 오류다. 기자는 게임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컴퓨터를 모두 꺼버렸다. 그리고 화를 내는 학생들을 찍어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성격이 물든다는 뉘앙스의 연출을 했다. 갑작스럽게 방해를 받으면 게임이 아니라 뭘 해도 화가 난다. 기원에 가서 바둑을 두고 있는 아저씨들의 판을 엎고서 욕을 먹는다면 그 사람은 바둑의 폭력성을 입증한 것인가?

둘째, 기자에겐 손님의 컴퓨터를 마음대로 끌 권리가 없다. 기자는 친절하게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컴퓨터의 전원을 끄는 장면을 연출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는 이슈를 이렇게밖에 연출할 수 없는지 의문스럽다.

만약에 아이들이 게임 중에 전원이 꺼져 손해를 봤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인기 RPG 게임에서의 아이템은 고가에 매매되기도 한다. 갑자기 게임이 꺼진다면 캐릭터가 소지한 아이템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아무 거리낌 없이 전원을 내리는 기자의 손길이 무섭다.

만약 그 대상이 성인들이었다면 무슨 장면이 연출되었을까. 기자가 어린아이들이라고 그까짓 게임 한번 꺼져도 상관없다 생각해 저지른 일이라면, 기자의 취재 태도엔 문제가 있다. 기자는 취재라고 생각했겠지만 아이들 입장에선 어른의 폭력에 불과하다.

이 실험을 본 많은 누리꾼들은 "보도국의 전원을 내리면 기자들의 폭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자는 데 누가 깨워서 화를 내면 잠을 잤기 때문에 화를 낸 것인가?"란 쓴소리를 냈다.

최근 MBC의 뉴스가 연성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자극적인 화면을 얻기 위해 무리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또한 게임이 개인의 인성에 영향을 끼친다고 단정짓는 모습도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저 무모한 실험 후에 아이들에게 사과는 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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