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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은 작품. 최근 그가 나왔던 영화들 대부분이 흥행 면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괜찮았던 작품이 <노잉>과 <킥 애스: 영웅의 탄생>정도이다. 2000년대 들어서 판타지 영화는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통해 전 세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여러 가지 상상속의 일들이 특수효과와 컴퓨터 그래픽의 발달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두 작품의 성공 이후 나왔던 판타지영화들이 관객들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단명한 경우가 많았단 것이다.

<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 역시 이런 분류에 속하는 작품이다. 물론 제작비가 4000만불로 판타지영화치고는 상당히 저렴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관객들의 눈높이가 <반지의 제왕>이나 혹은 <해리포터>, 그리고 두 작품 보다 못하지만 나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에 맞추어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이 한국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즐거움은 상당히 줄어들게 될 것 같다. 이유는 판타지로 시작했던 영화가 액션에서 오컬트 무비로 변화무쌍하게 탈바꿈하기 때문이다. 여러 장르를 썩으면서 영화 정체성에 심각한 혼란을 주고 있다.

영화 속 이야기는 1344년 중세의 유럽이다. 당시 중세유럽은 흑사병이 창궐하고 있던 시대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시대, 그리고 십자군 전쟁이 벌어지고 있던 시대이기도 했다. 영화의 주인공 베이맨(니콜라스 케이지)과 펠슨(론 펄만)은 십자군 전쟁에서 보여준 활약 때문에 영웅으로 세인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말 못할 고민들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죽고 죽이는 전쟁과 종교 갈등 때문에 환멸을 느낀 것. 그래서 전장을 이탈해서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쉽지가 않다. 흑사병이 창궐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흑사병으로 고통 받는 마을을 지나가다 그들의 정체를 들키게 된다. 두 사람이 흑사병이 창궐하는 마을에서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일이다. 그런데 한 가지 제안이 들어온다. 바로 마녀로 의심되는 소녀(클레어 포이)를 수도원으로 호송하라는 것. 이제 두 사람을 도와줄 마녀 호송단이 꾸려지게 된다. 과연 이 소녀는 진짜 마녀일까? 아니면 단순한 종교 갈등 때문에 마녀로 오인 받은 희생양일까?

CG와 스토리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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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이 기본적으로 외피가 판타지 영화란 것을 감안하면 많은 관객들이 현란한 CG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보여준 CG는 평균보다 조금 못한 것이 눈에 느껴진다. 제작비가 4000만불이란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해도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떨어지는 CG효과를 만회시켜줄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의 이야기 구성마저도 관객들을 만족시켜주기에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마녀라고 의심되는 소녀와 호송하는 기사단들의 갈등과 의문일 것이다. 소녀가 과연 진짜 마녀인지 아니면 종교적 희생양인지 하는 문제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이 영화에서 큰 중심축이 되지 못하고 소소하게 흘러간다. 이렇게 가장 중요한 중심축인 드라마가 약해지면서 나름 선택한 것이 중세시대 칼을 사용한 액션신이다.

하지만 액션신이 아무리 관객들의 눈길을 끈다고 해도 이것은 큰 관점에서 보자면 잠시 동안의 즐거움을 줄 뿐이다.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확실한 눈길을 붙잡아두는 아이템은 될 수 없단 것. 결국 초반 마녀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가져다주었다면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맥없이 흘러가면서 영화에 대한 좋은 느낌을 거의 다 거두고 있다.

그렇다면 이 작품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판타지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후반부로 가면 <오멘>이나 <엑소시스트>같은 신비한 현상을 다룬 오컬트 무비로 변하는 부분이다. 마녀로 오인 받는 소녀가 무슨 귀신 들린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주면서 앞의 궁금증을 모두 갉아먹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호송하는 소녀가 마녀인지 아니면 종교적인 갈등 때문에 희생되는자 그나마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던 요소마저도 후반부에 완전히 사라지게 되고 마는 것이다.

<시즌 오브 더 위치: 마녀 호송단>은 4000만불의 제작비로 만들 수 있는 최대치의 영화 완성도를 뽑아내지 못했다. 특수효과나 CG의 부족함은 충분히 이야기로 매울 수 있다. 제작비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감독 스스로 이야기 자체를 허무맹랑하게 만들면서 판타지 영화도 아니고 오컬트 영화도 아닌 그렇다고 액션 영화도 아닌 상태로 만들고 말았다. 장르 자체가 애매모호해지면서 초반부 흥미로웠던 소녀에 대한 호기심과 그나마 잔재미를 주었던 액션신마저도 모두 날려버린 것이다.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1년 1월13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시즌 오브 더 위치 : 마녀호송단 니콜라스 케이지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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