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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6·2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정치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꾸준히 보도했다. 한국정치에 어떤 가치와 정책을 담을 것인가 여러 갈래 고민도 담았다. 한국정치의 대변신을 위한 토론과 논쟁의 제2부 '의제와 담론' 편을 시작한다. 이념적 스팩트럼을 통해 정당 간 통합의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이 대담은 이념논의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편이다. [편집자말]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왼쪽)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의 주선으로 만나 '진보의 집권전략'을 주제로 대담을 했다.
두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의 상징정책은 무상급식이었다"며 "2012년 진보개혁진영이 집권하려면 기억하기도 힘든 '100대 공약' 말고, 설날에 받는 종합선물세트처럼 대중이 간명하게 알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왼쪽)가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의 주선으로 만나 '진보의 집권전략'을 주제로 대담을 했다. 두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의 상징정책은 무상급식이었다"며 "2012년 진보개혁진영이 집권하려면 기억하기도 힘든 '100대 공약' 말고, 설날에 받는 종합선물세트처럼 대중이 간명하게 알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입을 모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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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공천권의 30%를 양보해야 한다. 영남권이 아니라 호남과 수도권에서. 강기갑·이정희 의원, 노회찬·심상정 진보신당 전 대표에게 장관 자리를 미리 약속하자. 2011년 가을쯤엔 공천 방법과 쉐도우 캐비닛(예비내각)을 내걸어야 한다. 빅텐트든 진보대통합이든 구체적 조건을 갖고 교섭해야 한다."(김호기 연세대 교수)

"진보개혁정당들이 환경적으로 가장 문제가 있는 몇 개의 4대강 댐은 집권 첫해에 폭파하겠다고 공동선언 했으면 한다. 실제 댐을 폭파함으로써 진보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 이걸 생중계하면 지지층에게는 강렬한 메시지가 될 것이며, 짜릿한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토건국가에 종말을 고하는 의식이다."(조국 서울대 교수)

김호기(51)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와 조국(45) 서울대 법대 교수는 진보집권전략을 최대한 구체화 시켜 교섭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가 전환의 기로에 선 시점에서 2011년 민주진보는 새로운 시대적 전환기에 맞서 2012년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와 조 교수는 <오마이뉴스>의 주선으로 12월 28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나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지난 2006년 이후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에서 보수가 세 번 승리했는데 여기에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의 선진화 담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시대정신으로 '선진화'가 있었고, 국가목표로 '선진일류국가'가 있었으며, 대중담론으로는 '경제 살리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개혁 세력은 여기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아직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진보개혁 연구자들이 합심해서 새로운 시대정신, 국가목표, 대중담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조국 "가설정당을 제안한다"

조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의 상징정책은 무상급식이었다"며 "2012년엔 무상급식과 같은 '진보의 종합선물세트'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억하기도 힘든 '100대 공약' 말고, 설날에 받는 종합선물세트처럼 대중이 간명하게 알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며 ▲ 비정규직 해결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제도화 ▲ 분양가 원가공개 ▲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주요 예로 들었다.

무엇보다 조 교수는 진보집권플랜의 구체적 실천방법으로 선거법상 가능한 '가설정당'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현행 선거법상 정당 내에서만 경선이 가능하다"며 "여러 당끼리 경선하는 방식의 국민경선제는 선거법상 불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가설정당(서류로 등록된 페이퍼정당) 준비위원회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개혁진영의 정당 지도자와 시민정치세력의 인사들이 2011년 가설정당 준비위원회를 설립하고 동시에 정당들은 두 개 정도로 소통합한다"며 "이후 두 정당의 모든 당원들이 이 준비위원회에 가입해 이 안에서 국민경선을 치르는 방법이 있다"고 일렀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와 유사한 '올리브동맹'을 결성하여 선거에서 이겼다는 곳이다.

다음은 두 교수의 대담을 정리한 글이다. 

- 2012년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진보집권전략 논의가 무성하다. 우선 2012년 총선과 대선이 갖는 의미에 대해 말해 달라.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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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기 "2012년은 한국 사회에서 대단히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본다. 세계사적으로 보자면, 1970년대까지는 사회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진보의 시대가 지속됐다. 1980년대부터는 보수의 시대, 신자유주의시대가 도래했고 이 흐름은 최근까지 이어졌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신자유주의는 전환의 기로에 섰다. 이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2012년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이 되는 해다. 97년 대선에선 자민련이라는 보수세력의 도움을 받아 넓은 의미의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았고, 2002년 대선에선 진보개혁세력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 1대 1로 맞붙어 이겼는데, 2012년엔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갖고 있다. 일종의 삼세판, 세 번째 승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국민들은 2012년 총선을 포함해 대선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국 "우리 국민들은 2012년 4월엔 입법 권력을, 12월엔 행정 권력을 결정하게 된다.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입법·사법·행정 권력이 총체적으로 바뀌는 시기가 2012년이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 4월 총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4월 총선의 승부가 12월 대선까지 연동될 것이기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2012년엔 동북아체제에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중국에선 시진핑 체제가 들어설 것이고, 미국도 11월 대선이 있다. 북한도 강성대국 진입을 선언했고, 우리도 2개의 선거를 치르게 된다. 남북은 물론 한반도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두 국가의 권력이 교체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동북아에서 새로운 판이 짜일 가능성이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가 신자유주의에서 이탈하여 '왼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동북아에서도 여러 변화가 예상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 나라들의 움직임이 바빠질 것인데, 한반도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길 수는 없다. 2012년 한국에 어떤 권력이 들어서는가에 따라 동북아 체제의 향방이 달라질 수도 있다."

"문제는 진보든 보수든 세계사적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나는 이명박정부의 성격을 '신자유주의적 토건주의'로 보고 싶다. 부자감세 정책이 신자유주의를 상징한다면, 4대강 사업은 토건주의의 대표 정책이다.

주목할 것은 세계사적으로 신자유주의가 균열되고 전환기에 들어섰는데 이명박 정부만 고집스럽게 신자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우리의 경우 내수시장이 인구 5천만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편이고, 따라서 불가피하게 세계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 토건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는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는 DJ 정부의 경제정책을 계승해서 '온건한 신자유주의 노선'을 걸었다. 물론 복지국가 기틀을 세우려고 노력했고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운영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진보진영도 보수진영과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 균열과 전환 앞에서 여전히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보편적 복지, 역동적 복지국가, 사회투자국가 등 여러 패러다임을 제시하긴 했지만, 문제는 이것들이 국민 다수에게 여전히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진보개혁진영이 어떤 이념, 비전, 정책으로 2012년을 맞이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2011년 내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공유해야 한다. 우선 나는 '당신은 무슨 주의자인가'를 묻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슨 주의자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타인에게 신앙고백을 요구하는 행위다. 오히려 '가장 중시하는 구체적인 정책 5개를 말해보라', 이렇게 묻자.

2012년 진보개혁진영이 집권하려면 정책에 기초하여 접근해야 한다. 6·2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은 무상급식이었다. 경기도에서 김상곤 교육감과 김문수 지사 간에 논쟁이 붙었을 때, 제1야당인 민주당은 대중의 요구가 뭔지도 잘 모른 채 이 공약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무상급식은 새로운 시대정신을 포착한 공약이었다. 2012년 대중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김호기 "박세일은 보수의 숨은 신, 필적할만한 진보의 시대정신 없다" 

"선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먼저 구도다. 구도는 보수 대 진보개혁으로 정해져 있다. 두 번째는 비전이다. 세 번째는 전략인데, 이는 다시 둘로 나뉜다. 정책과 연합정치다. 마지막은 인물이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연합정치였다. 기본모토는 최소주의다. 그건 반MB였다.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토건주의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최소주의로 연합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이러한 연합정치에 정책연합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본다. 노동정책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만은 꼭 해야 한다, 예를 들어 5대든 7대든 정책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막연하게 하지 말고, 재원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 시행계획은 무엇인지 등 세밀하게 짜야 한다.

여기에 더해 말하자면, 지난 2006년 이후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에서 보수가 세 번 승리했는데 여기에는 박세일 서울대 교수의 선진화 담론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사회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박 교수는 보수 세력의 '숨은 신'이다. 시대정신으로 '선진화'가 있었고, 국가목표로 '선진일류국가'가 있었으며, 대중담론으로는 '경제 살리기'가 있었다.

진보개혁 세력은 여기에 필적할 만한 새로운 시대정신을 아직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목표의 경우 보수가 선진일류국가라면 진보는 복지국가다. 대중담론으로는 경제 살리기에 대응할 만한 담론이 여전히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진보개혁 연구자들이 합심해서 새로운 시대정신, 국가목표, 대중담론을 만들 필요가 있다."

- 무상급식에 덧붙여 하실 말씀은 무엇인가.

"총선이든 대선이든 큰 선거를 치르려면 이른바 '상징정책'이 있어야 한다. 2008년 미국대선에선 의료개혁과 금융개혁, 일본에선 얀바댐 건설 백지화와 아동수당이 상징정책이었다. 우리도 이런 게 필요하다. 진보개혁 세력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상징정책 개발을 해야 한다.

정책만 제시하는 게 아니라 재원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로드맵을 가질 것인지, 사회적으로 나타날 결과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유권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건강보험하나로 등이 제시되고 있지만, 국민 다수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주거, 교육 등에서 보수와 차별화 된 게 있어야 한다."

조국 "박세일, MB가 자기 플랜대로 안해 불만..짝퉁 설친다 비판"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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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자기 플랜대로 하지 않아 불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진짜 '교주' 입장에서 볼 때 '짝퉁'이 설치고 있다고 보는 거다. 보수 쪽에는 박세일이라는 '숨은 신'이자 거대한 이론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세일이라는 '유일신교'에 대항하여 진보개혁진영은 '다신교'로 맞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무상급식이 지난 지방선거의 상징정책이었다. 현재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과 관련해 서울시의회와 옥신각신 하고 있다. 만약 진보개혁진영이 무상급식을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유권자의 실망은 클 것이다. 6·2선거에 대한 A/S를 철저히 해야 한다.

2012년엔 무상급식과 같은 '진보의 종합선물세트'가 있어야 한다. 기억하기도 힘든 '100대 공약' 말고, 설날에 받는 종합선물세트처럼 대중이 간명하게 알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  뚜껑을 열면 참치캔, 식용유, 비누 등이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 말이다. 

예컨대, 비정규직 해결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제도화, 주택은 분양가 원가공개, 교육에서는 학력차별금지법 제정 등이 중요하다. 대중이 진보의 종합선물세트를 보고 "아, 이거야!"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5개 정도의 선명한 정책을 잡고 전력투구해야 한다. 그리고 보수진영 보다 선공(先攻)해야 한다. 홍준표의 반값 아파트처럼 보수가 먼저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연합정치와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이신가.

"한국 현대정치사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개혁적 정부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연합정치를 통해서였다. 한반도 남쪽의 판세와 세력구도를 생각해보면 진보개혁진영에게 연합정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다수파 전략으로 갈 때만 집권할 수 있다. 진보진영 내부에 있는 순결주의 또는 근본주의적 경향을 불식해야 한다."

"'무지개정치모색'을 통해 생활정치부터 사회주의까지 6개 패러다임을 다뤘는데 무엇을 공통분모로 삼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가장 최소적인 것은 생활정치와 진보적 자유주의인 것 같다. 그러나 과연 이것만 갖고 범 진보진영의 다양한 세력을 설득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두 가지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이번 기회에 '반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것이다. 또 보편적 복지국가를 내거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헌 2조에서 보편적 복지를 추구한다고 못 박았다. 반신자유주의의 경우에는, 2008년 이후 대부분의 나라들 심지어 보수 세력까지도 신자유주의 이후의 새로운 대안적 발전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신자유주의는 굉장히 중요한 경계인데, 민주당부터 진보신당까지 반신자유주의를 못 걸 이유가 없다. 보편적 복지와 반 신자유주의를 공통분모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적 신자유주의 정책은 감세,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국내시장 개방, 정부역할 축소 등이다. 이건 민주당을 포함한 중도진보 세력 다수도 반대한다. 따라서 과감하게 반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게 어떨까 싶다. 중도진보 세력의 경우 2008년 이전에는 대안이 없다고 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엔 달라졌다. 과감하게 던져볼 만하고, 또 던져야 한다."

"'반신자유주의'를 전면에 내걸자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와 별도로 도발적으로 들릴지도 모를 제안을 하고 싶다. 진보개혁진영의 정당들이 환경적으로 가장 문제가 있는 몇 개의 4대강 댐은 집권 첫 해에 폭파하겠다고 공동선언하는 것이다. 반환경적인 몇 개의 댐을 폭파함으로써 진보정책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다. 지지층에게도 강렬한 메시지를 던질 것이며 실제 폭파를 하면 짜릿한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토건국가에 종말을 고하는 의식이기도 하다."  

- 진보의 집권전략 논의를 해보자.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오른쪽).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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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소수파에 대한 배려다. 엠마 골드만이 말했던 것처럼, "내가 춤출 수 없는 혁명은 혁명이 아니다." 연합정치가 민주당 중심의 단결론으로 흐르면 깨진다. 소수파가 춤출 수 있는 연합정치를 해야 한다. 거지한테 적선하듯이 다수파가 소수파에게 떡 하나 던져주는 것은 연합정치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야권단일정당론이 상대적으로 의미 있는 기획이 아닌가 싶다. 다만 조건이 있다. 공천권과 쉐도우 캐비닛(예비내각)이다. 올 지방선거와 2012년 총선은 성격이 다른 선거다. 지방선거는 연합정치를 구사할 수 있는 전략들이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총선은 그렇지 않다. 연합한다면,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이 타당에게 공천권의 30% 정도를 양보해야 한다. 영남권이 아니라 호남과 수도권에서 30% 내외를 양보해야 한다. 그래야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동의할 것이다. 진보정당 관점에서 보면 이념이나 비전, 정책에서 차이가 있는데도 보수의 집권을 막기 위해 연대하는 것인데 이 정도의 양보도 없다면 연합정치를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쉐도우 캐비닛을 총선 전에 정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민노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전 대표에게 장관 자리를 미리 약속하자는 거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인사를 국무총리로 하겠다는 과감한 제안과 같은 진정성을 보여야만 연합정치가 가능하지 않겠나.

이런 약속이 없이 그냥 자기 당의 이익을 떠나 뭉치자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갖고, 설사 그것이 가설정당이라 하더라도 단일정당을 만든 다음에, 쉐도우 캐비닛을 만들고 또 공천을 결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소수세력에게 설득력이 있다."

- 쉐도우 캐비닛을 공개적으로 하는 방법은 어떻겠나.

"다수당이 최소 30%의 공천권을 양보하고, 두 번째는 아예 쉐도우 캐비닛을 공표했으면 한다. 2011년 가을쯤엔 공천 방법과 쉐도우 캐비닛을 내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비판적 지지'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빅텐트론이든 진보대통합론이든 야권단일정당론이든 구체적 조건을 갖고 교섭할 필요가 있다."

"'빅 텐트'나 '야권단일정당'은 복잡한 선거연대 보다는 한 정당 내에서 다른 계파로 존재하면 오히려 배분도 더 쉬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타당한 말이다. 그러나 백기완 대선캠프에서 시작하여 민주노동당·진보신당·사회당 등으로 이어진 진보정치세력을 민주당과 합한다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

80년대 이후 진보개혁진영의 집권전략은 '천하 삼분계'냐 '천하 이분계'냐로 갈린다. 보수정치 일색의 한국 정치지형에서 진보를 추구해왔던 진보정치세력의 노력을 무시하고 당을 합치라고 요구하는 것은 타 정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정치현실을 고려할 때 김 교수께서 말씀하신 민주당의 공천지분 30% 양보는 현실성이 없다.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분립하고, 민주노동당 이 분당되는 정치현실을 냉정히 보아야 한다. 덮어놓고 합하면 다시 쪼개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

- 어떤 방안이 있겠나.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 진보정당은 즉각 통합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유시민으로 대표되는 국민참여당도 자신의 향방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2011년 진보개혁진영의 정당을 두 개 정도로 소통합하고, 이렇게 정리된 정당 간에 정책연대, 선거연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 '쉐도우 캐비닛'을 만드는 것은 필수이다. <진보집권플랜>에서 제안한 '드림팀 놀이'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탈리아의 '올리브동맹' 같은 가설정당을 만들 필요도 있다. 사실 브라질 룰라의 PT당 안에도 여러 정파가 있으며, 남아공 민족회의(ANC) 안에도 여러 정당이 존재한다. 우리도 그런 모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 선거법상 경선 문제는 어떻게 되나.

"현행 선거법상 정당 내에서만 경선이 가능하다. 여러 당끼리 경선 하는 방식의 국민경선제는 선거법상 불법이다. 그래서 가설정당(서류로 등록된 페이퍼정당)을 제안한다. 현행법상 정당의 이중 멤버십이 가능하다. 도상계획일지 모르지만 이러면 어떨까 한다. 진보개혁진영의 정당 지도자와 시민정치세력의 인사들이 2011년 가설정당을 설립한다. 동시에 정당들은 두 개 정도로 소통합한다. 이후 두 정당의 모든 당원들이 가설정당에 가입한다. 그리고 이 가설정당 안에서 국민경선을 치른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러한 가설정당을 '올리브동맹'이라고 불렀고, 이를 통하여 이겼다."

"보수와 비교해 진보는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분화는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야권단일정당론을 말하는 것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 먼저, 87년 6월 항쟁 이후 우리 사회에는 넓은 의미에서 두 개의 진보가 있었던 것 같다. DJ로 표상되는 자유주의적 진보가 있었고, 또 다른 진보로는 민노당 창당으로 나타난 사회주의적 진보가 있었다. 이 두 진보는 모두 21세기 들어와 새로운 재구성을 요구받고 있다.

시장은 무엇인가,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인권보호와 평화유지 등에 대해 자유주의적 진보든 사회주의적 진보든 이념과 정책을 재구성할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차제에 진보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정치가부터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진보의 재구성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과제다.

더불어, 부자감세나 4대강 사업, 한반도 평화 위기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보수 세력에게 국정을 더 이상 맡기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사회 양극화 지표를 보면, 이런 국가운영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지속불가능하게 된다."

김호기 "공동체 자유주의 맞서 연대적 개인주의로"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오른쪽).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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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방식으로 진보의 재구성이 가능하겠나.

"우리 사회 순수진보 세력은 한편으로는 보수세력과 다른 한편으로는 중도세력과의 경쟁 및 투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왔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고 해서 소중한 정체성을 일거에 양보하라는 것은 예의가 아닐 수 있다. 조국 교수의 말대로 진보 소통합을 이루고 하나의 단위로 가설정당을 해보는 것도 중간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기존의 민주대연합론과 유사한 논리, 또 진보대연합과 유사한 논리로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효과적으로 대응 못한다. 진보의 진화가 필요하다."

- 그나저나 한국에서 가설정당을 해본 역사가 없지 않나.

"한 번도 실험해본 일이 없지만, 해볼 만한 실험이라고 본다. 즉각 통합 보다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 원스텝(야권단일정당론)의 문제점은 실현가능성이 낮고, 소수파 배려가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는 점에 있고, 투스텝(진보소통합 뒤 연합정치)으로 갈 경우에는 과연 정당 간 공천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세력들 간의 성실하고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 끝으로 진보진영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보수든 진보든 나이든 세대든 젊은 세대든 노동자계급이든 중간 계급이든 개인을 경유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변화에도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이제까지는 중도진보 세력이든 순수진보 세력이든 자신들의 일정한 이념과 비전이 있었다. 이걸 어떻게든 개인의 정체성에 부여했다. 깃발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게 아니다. 무엇을 바꾸려면 개인부터 바뀌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 자신의 가치로부터의 혁신이 필요하다.

2008년 금융위기가 세계사적으로는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었지만, 진보개혁 세력에게는 2008년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그 전과 그 이후가 바뀌었다고 본다. 촛불 이전엔 집단주의였다. 노동조합을 건설하고 시민단체를 만들어 변화를 추진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촛불집회는 그 출발점이 개인이 돼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진보개혁 세력이 새로운 비전을 만들든 연합정치를 하든 그 무엇을 하든 출발점은 개인으로 해야 한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적 시각에서 그들과 함께 얘기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으로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진보정치가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보개혁진영은 촛불시민에 대한 빚을 갚으라고 말하고 싶다. 촛불시위가 어떻게 등장했나. 진보의 기획과 지도가 아니라 밑으로부터 터져 나온 것이다. 현장에서도 진보개혁진영이 지도하지 못했다.

2012년은 촛불시민에 대한 빚을 변제해야 할 만기일이라고 생각한다. 촛불시민이 채권자다. 진보개혁진영의 정당, 지식인, 학자 모두 말로는 대중민주주의라고 하지만 계몽적 관점에서 가르치려는 경향이 있다. 80년대 운동권 문화의 습성은 전위가 있고 이념을 격발시켜 동원하는 것이었다. 전략상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이러 사고에서 이제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 촛불시민들의 자발성과 역동성을 배우면서 투쟁이자 축제인 2012년을 맞이하자."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박세일 교수의 선진화 담론을 떠받친 것은 '공동체 자유주의'였다. 보수가 말하는 공동체주의는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이에 맞서는 개념으로 연대주의를 생각할 수 있다. 공동체주의는 수직적 관계다. 그러나 연대주의는 수평적 관계다. 자유주의도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채 오염된 부분이 있다. 따라서 과감하게 개인주의를 쓰자는 것이다.

진보적 대안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공동체 자유주의에 맞서 '연대적 개인주의'를 쓰면 어떨까 싶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는 연대를 중시하고, 개인의 자발성 및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책임이 담보되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을 승인하는 연대적 개인주의야말로 진보정치의 철학적 출발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 이래야만 진보적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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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입니다. <장윤선의 팟짱> 진행자이기도 해요. 지은 책으로는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소셜테이너> 등이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기자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 모든 워킹맘을 응원합니다.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