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바토프의 선취 결승골 사진이 실린 맨유 누리집(manutd.com) 첫 화면

베르바토프의 선취 결승골 사진이 실린 맨유 누리집(manutd.com) 첫 화면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이번 경기가 안방에서 열렸지만 상대가 만만한 팀이 아니기 때문에 퍼거슨 감독과 맨유 선수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선덜랜드는 지난 11월 14일 런던 스탐포드 브리지에서 벌어진 첼시 FC와의 방문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바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빠른 패스를 준비해서 나온 맨유는 달랐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는 우리 시각으로 27일 이른 새벽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안방 경기에서 불가리아 출신의 골잡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수준 높은 골 감각에 힘입어 선덜랜드 AFC를 2-0으로 이기고 리그 선두(10승 7무) 자리를 굳게 지켰다.

베르바토프 백작의 '우아한 위력'

안방 팀 맨유의 골잡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는 흔히 축구팬들 사이에서 '백작'이라 불린다. 비교적 큰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받아놓는 동작이나 골로 마무리하는 동작이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다른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공을 예쁘게 차는 선수다.

시작부터 82분을 뛰며 혼자서 두 골을 모두 만들어낸 베르바토프는 경기 시작 5분만에 동료들의 특급 도움을 받아 이마로 선취골이자 위력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완승의 주역이 되었다. 라이언 긱스가 부드러운 드리블로 루니에게 찔러준 공이 자로 잰 듯 자신에게 날아왔기 때문이었다.

베르바토프는 그로부터 5분 뒤에도 골이나 다름없는 위력적인 오른발 슛으로 상대 문지기 고든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벌칙 구역 안에서 공을 잡은 그가 기습적인 오른발 슛으로 선덜랜드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린 것. 가운데 미드필더 안데르손이 왼발 감아차기로 크로스바를 때린 것(15분)까지 포함하면 전반전을 1-0으로 끝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경기였다.

베르바토프는 후반전 초반에도 특유의 침착한 볼 처리 능력을 자랑하며 결정적인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57분, 상대 벌칙구역 오른쪽에서 안데르손의 노 룩 패스를 받은 베르바토프는 발목 힘을 이용하여 오른발 바깥쪽 슛을 시도했고 이 공은 선덜랜드 가운데 수비수 안톤 퍼디낸드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며 그물을 흔들었다.

해트트릭의 욕심이 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던 베르바토프는 70분에 백작의 자태를 정말로 우아하게 뽐냈다. 깁슨의 잘못 맞은 슛이 자신에게 날아오자 공을 살짝 띄워 놓은 상태에서 오른발 발리슛을 시도한 것. 아쉽게도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이 상대 문지기 고든의 정면으로 날아갔지만 안방 관중들의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박지성, 이제 아부다비로 간다!

2011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 한국 대표팀의 핵심 선수로 참가하게 되는 박지성은 이 경기에서 주로 오른쪽 미드필더로 뛰면서 팀의 2-0 승리에 보탬이 되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대표팀의 아부다비 전지 훈련에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박지성은 특유의 가로채기 실력을 통해 루니에게 빠른 연결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고 변함없는 활동력으로 상대의 위험 지역을 누볐다.

그런데, 71분에는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중앙선 부근에서 높은 공을 다투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누워있는 장면이 한동안 보여지면서 걱정을 불러일으킨 것. 다행스럽게도 선덜랜드의 교체 선수 메일러가 휘두른 손에 얼굴을 맞은 것 뿐이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박주영의 부상 결장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던 이들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완승을 거둔 맨유는 오는 29일 새벽 5시 버밍엄과의 방문 경기를 위해 세인트 앤드류스 스티다움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맨유에게는 2010년 마지막 경기이지만 곧바로 또 하나의 방문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새해 첫 날 밤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의 방문 경기(더 호손스)가 연거푸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몹시 부담스런 일주일이다.

한편, 같은 시각 리복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볼턴 원더러스와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의 맞대결에서는 재치있는 패스로 도움 기록을 추가한 이청용의 활약에 힘입어 안방 팀 볼턴 원더러스가 2-0으로 이겼다.

덧붙이는 글 ※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 결과, 27일 새벽 0시 올드 트래포드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2-0 선덜랜드 AFC [득점 : 베르바토프(5분,도움-루니), 베르바토프(57분,도움-안데르손)]

◎ 맨유 선수들
FW : 베르바토프(82분↔에르난데스), 루니
MF : 긱스(63분↔마케다), 안데르손(63분↔깁슨), 캐릭, 박지성
DF : 에브라, 비디치, 리오 퍼디낸드, 하파엘
GK : 판 데 사르

◎ 선덜랜드 선수들
FW : 아사모아 기안, 대런 벤트(68분↔메일러)
MF : 말브랑크(82분↔조나단 쿡), 리베로스, 헨데르손, 젠덴(88분↔앙헬레리)
DF : 바슬리, 안톤 퍼디낸드, 오누오하, 무함마디
GK : 고든

★ 볼턴 원더러스 2-0 웨스트 브로미치 [득점 : 매튜 테일러(40분,도움-이청용), 엘만더(8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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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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