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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공효진.
 탤런트 공효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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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줄근한 빨간 추리닝을 입어도 멋이 나는 여자가 있다. 2001년 SBS 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조연실(공효진 분)이 그랬다. 장철진(류승범 분)을 짝사랑한 조연실은 시내버스 차장이었다. 70년대 충분히 있었을 법한 버스 차장을 맛깔나게 표현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공효진(30).

그는 MBC 드라마 <파스타>를 통해서도 '붕어'로 떴다. 꾸밈없는 진솔한 여자, 누구보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여자 쉐프. 남성 중심 사회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고 끝내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끈질긴 노력. 정말 잘 표현했다.

망가지는 연기도 두려워하지 않는 여배우다. <미쓰 홍당무>에서 맡은 양미숙 역으로 그는 또 한 번 화제를 몰았다. "이쁜 것들은 다 묻어 버리고 싶다!" 이 멘트는 여성들에게 꽤 인구에 회자가 됐었다.

평소 옷 잘 입기로 유명한 배우다. 똑같은 청바지를 입어도 공효진이 입으면 멋이 난다. 섹시한 화보도 잘 어울린다. 다만 레드카펫이 깔린 위의 드레스만큼은 좋은 평가를 못 받았다. 워스트드레서로 뽑힐 때는 꼭 그가 드레스를 입을 때다. 그러나 평소엔 공효진만큼 멋이 나는 여자배우는 없다. 의리 있을 것 같고, 배신할 것 같지 않으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진솔할 것 같은 여자, 공효진.

그가 책을 냈다. 패셔니스타답게 '패션책'이겠거니 했다. 웬걸? 환경 책이란다. '깜놀'했다. 당장 구해 읽었다. 꼼꼼했다. 자기 고백적이다.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말만 번드러지게 한 건 아니었다. 실천도 담았다. 거창하냐? 아니다. 환경에 전혀 관심 없었던 분들도 충분히 하나둘 해봄 직한 실천이다.

평소 '자전거녀'로 알려졌던 공효진, 이 책에서도 자전거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맵찬 겨울이지만 공효진이 제안하니 올봄엔 나도 자전거를 살까 살짝 고민하게 된다. 맞다. 공효진이 이끄는 대로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그리고 한국, 서울에도 브리즈번과 같은 맑고 투명한 하늘이 열리게 되지 않을까.

그러나 공효진은 아직 머뭇거린다. 누리꾼들이 "니가 환경책을 써? 그래 너 잘 걸렸다! 어디 두고 보자" 할까 솔직히 겁도 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만큼의 환경실천을 제안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이 문제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있다. 가끔은 스스로 소비의 욕구를 참지 못해 '질러버리고' 말지만, 그래도 꼭 하지 말아야 하는 '내 안의 저지선' 정도는 갖고 사는 배우다. 공효진을 '솔직하고 개념 찬 여배우'라 부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최근 <공효진책>(이하 <공책>)을 내셨어요. 유명 패셔니스타가 왜 환경 책을 내실 생각을 하셨어요?
환경에세이집 '공책'을 낸 탤런트 공효진.
 환경에세이집 '공책'을 낸 탤런트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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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쓰기 전 자주 만나 뵙던 환경멘토가 있었는데 그분도 같은 질문을 하셨어요. 패션모델이자 배우인 내가 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느냐고요. 부모님을 떠나 저 혼자 독립된 생활을 하면서 환경실천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고민하게 됐던 것 같고, 아주 막연하게는 중3 때 남동생, 엄마와 함께 떠났던 호주 브리즈번 유학이 계기였던 것 같아요.

제가 브리즈번에 있던 그 시절엔 쓰레기가 없고 깨끗해서 사람들이 손에 신발을 들고 맨발로 걸어 다니고, 멀쩡한 의자를 두고 바닥에 앉아 수다를 떨기도 했어요. 아무 데나 주저앉아 뭘 먹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어떤 이들은 땅바닥에 그냥 누워 있기도 했어요. 그들에겐 그 모습이 자연스러웠죠.

너무 심심해서 4년 뒤 한국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잊을 수 없는 건 맑고 깨끗한 브리즈번의 하늘이었어요. 매연으로 뿌연 서울의 하늘을 볼 때마다 브리즈번의 하늘이 그리웠지요. 어쩌면 그때부터 뿌연 서울의 하늘을 브리즈번의 파란 하늘처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브리즈번의 하늘을 우리도 갖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작은 씨앗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수많은 환경문제 가운데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던 것은 어떤 문제예요?
"제가 동물을 참 좋아해요. 어릴 때 TV 프로그램인 <동물의 왕국>을 보면 그렇게 슬플 수가 없어요. 희귀동물들이 멸종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되게 속상했고, 빙하가 녹아 북극곰들이 갈 데가 없다는 소식을 들으면 참 마음이 아파요.

문득 동네 길을 걸어가는데 다리 한쪽을 잃은 길고양이가 절룩이며 다니면 그것도 마음 상하고, 서울처럼 팍팍한 환경에서 아스팔트 사이를 뚫고 풀 한 포기 올라오는 것도 참 대견하고 감사하다 싶고 그래요. 그런데 말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론이 꼭 인간으로 가요. 그래, 인간이 문제다, 인간의 탐욕 때문에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생태파괴가 일어나는 거다 싶어요."

패셔니스타가 왜 환경 책을 냈냐굽쇼?

- 이름난 패션모델이라 첫 번째 책은 당연히 패션관련일 거라 생각했는데.
"패션 관련 책을 내자는 요청은 줄곧 있었어요. 그러나 한 번도 패션 관련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어요. 유행은 금세 지나가잖아요. 먼 훗날 내가 낸 내 책을 보면서 뭐야 이게! 유행이라고 이런 걸 갖고 책까지 냈어? 이렇게 될 것 같아서 별로 당기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은 제가 회사에 먼저 제안을 할 정도로 꼭 내고 싶었던 책입니다. 공효진 하면 사람들은 모두 사생활과 패션에만 관심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로지 환경이야기만 담은 책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 임순례 감독 영화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찍고 바로 작업하신 건가요?
"아니오. 작년 초 MBC 드라마 <파스타>가 끝날 무렵 제게 한 권의 책이 소포로 배달됐어요. 출판사 '북하우스'에서 보낸 건대 <노 임팩트 맨>이라는 책이었어요. 뉴욕 한복판에 사는 맞벌이 부부와 3세 된 딸, 그리고 그들이 키우는 개와 함께 1년간 지구환경에 전혀 나쁜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보는 프로젝트를 담은 책이었어요. 그 책을 읽고 나도 이런 책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지요."

- 이 책을 통해 공효진씨가 꼭 하고 싶은 환경이야기는 무엇인가요?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많지만 환경문제가 쉽게 개선은 안 되잖아요. 왜 그럴까…. 가만 생각해보니까 다들 까먹은 척, 모른 척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다 아는 얘기지만 좀 더 감성적으로 호소하고 싶었어요.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계속 잔소리하고 싶었어요. 엄마가 쫓아다니면서 잔소리하면 어느 날 그게 습관이 돼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환경에 관련된 좋은 습관들이 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친구들, 향후 나의 자식들까지도 습관처럼 되도록 만들고 싶어서 이런 책까지 내게 된 거지요."

- 나무젓가락 안 쓰기, 지퍼백 재활용하기, 젖은 걸 태우면 다이옥신이 배가 되니 무엇이든 말린 뒤 버리기, 밤에는 간판 조명을 꺼 달라 등등 일상 속 환경문제를 조목조목 짚으셨더군요. 주변에 반환경적 인사들이 많으신가요? 하하.
"아니오. 하하. 우리나라에서 한 해 쓰는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25억 개래요. 이 정도 분량이면 남산에 나무 26그루를 심을 수 있지요. 그렇지만 우린 촬영장에선 어쩔 수 없이 도시락을 먹고 일회용품을 쓰게 돼요. 그럴 땐 그냥 주변에 큰 스트레스를 주거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요.

커피 마실 때마다 매니저에게 텀블러를 쥐어주고 사다 달라 할 수도 없고, 또 이미 종이컵에 커피를 부었는데 나는 종이컵 싫으니까 텀블러에 담아 달라고 재차 요청하기도 그렇고, 그럴 때 있잖아요, 살다 보면. 그럴 땐 그냥 주변이 불편해지지 않게 해요.

무엇보다 제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건 환경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꼬시는 거예요. 하하. 아예 환경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조금만 자극하고 싶었어요. 이 책을 읽고 나면 며칠은 분리수거에 관심을 갖겠지, 일회용품 쓰지 않겠지, 뭐 이런 거예요.

전문가 수준으로 깊어지면 가뜩이나 환경문제에 관심 없던 사람들이 지루해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환경문제를 말하는 책이지만 사진도 많이 넣고 삽화도 많이 넣어서 딱딱하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썼어요."

- <공책>을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한강에 음식물쓰레기통이 전혀 없다고요?
"아마 편의점에서 준비한 것밖에 없을 거예요. 컵라면 국물 분리하는 거요. 생각해보면 행정 하시는 분들도 도둑고양이들이 난장수라장을 칠 수 있으니까 음식물쓰레기통을 너무 많이 만들어두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요. 또 쓰레기통이 너무 많으면 도시 미관을 해친다, 뭐 이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건 불만이고 애로사항이 되는 거지요. 그렇지만 그런 것까지 일일이 다 지적하면 사람이 지치겠죠?"

- <공책>의 주요 타깃 독자는 어떤 층입니까.
"환경에 무관심한 20대, 30대, 그리고 이제 막 결혼을 했거나 독립을 해서 스스로 살림을 꾸려가는 여성들, 남성들. 환경에 무관심했거나 까먹으신 분들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주자는 차원에서 기획했으니까요.

이제 막 애기엄마가 되신 분들, 살림을 꾸리기 시작한 여자들이 보시고 함께 고민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여자들이 독립하는 순간 소소해지기도 하고 깐깐해지기도 하잖아요. 엄마랑 살 때는 날마다 어지르느라 정신없이 살다가 혼자 독립하면 가계부도 쓰고 어떻게 사는 게 멋진 삶인가 생각도 하고요. 환경적으로 알찬 하루를 살게 하는 지침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흐흐흐."

탤런트 공효진.
 탤런트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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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피는 절대 안 돼, 안 돼, 안 돼... 그러나 결국"

- 어떤 멋을 강조하는 건가요?
"된장녀 논란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은 과하게 소비하거나 절제 없이 허황된 삶을 좇는 것을 분명히 반대하는 성향이 있어요. 개념 있는 사람들에 대해 환호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현대사회에서는 환경문제에 관심 갖고 텀블러에 커피 마시며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그 자체로 매우 즐겁고 멋있는 일인 것 같아요.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멋' 같아요. 아무리 웰빙이라도 멋이 없으면 안 하거든요."

-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환경적인 삶이라는 게 어떤 걸까요?
"자전거가 대유행을 하는 걸 보면서 환경문제를 멋과 연결시키고 자극하면 붐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배두나 언니가 멋스럽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된 측면도 있잖아요. 멋스럽고 영혼이 자유로워 보이잖아요. 비주얼로 느낌이 팍 오는 멋이 있지요.

그리고 예전엔 투박한 자전거밖에 없어서 예쁘고 깜찍한 걸 사려면 외국에 가서 사갖고 가져와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어요. 하하. 자전거포 찾기도 힘들었는데 요즘엔 금세 찾을 수 있어서 참 좋아졌습니다.

환경적인 삶은 고리타분하다 이러면 젊은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환경적인 삶은 멋스럽다, 알차 보인다, 간지 난다, 이럴 때 붐이 일어난다고 봅니다. 그렇게 한 3년 하면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요? 하하."

- 자전거 예찬론자이기도 하시죠?
"혹시 길을 가다 어머니용 선캡을 쓰고 짐을 가득 싣고 가는 자전거녀를 보셨다면 그는 공효진이었을지 모릅니다. 하하하.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울 때가 아니면 자전거 타기가 참 좋아요. 저는 자전거를 타고 백화점도 갑니다. 백화점 주차장을 지나 마을버스들 서는 곳에 있는 의자 옆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어머니용 선캡도 함께 두고 자전거 바구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짐은 사지도 않아요. 충동구매 하지 않게 되고 참 좋아요. 그리고 정말 좋은 건, 선캡을 쓰면 아무도 몰라본다는 사실입니다. 자전거 타면 얼굴에 벌레가 달라붙는데 그런 것도 차단되고 햇볕도 차단됩니다."

- 동물학대도 중요한 사회문제입니다. 끔찍한 동물학대를 해도 가벼운 벌금형에 처리되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대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아난민에 대한 다큐멘터리보다 동물다큐를 볼 때 더 마음이 아픕니다. 지구생활이 워낙 인간 중심이기는 하지만 동물에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많이 화가 나요. 사람은 힘들면 힘들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는데 동물들은 그마저도 할 수 없는 아주 약한 존재들이잖아요. 그렇게 약한 존재라면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는데 그런 동물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것은 정말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동물보호단체 홍보대사는 하지만 직접 활동에 나서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임순례 감독님처럼 직접 행동에 나설 정도로 제가 강단이 있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동물보호운동가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기아난민대책본부 같은 데서 자기 걸 모두 희생하고 사회운동에 헌신하는 분들을 보면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입니다. 보통사람과 다른, 어떤 사회적 사명을 띠고 태어나신 분들 같아요."

- 그럼 어느 정도에서 환경운동에 간여하고 싶은 건가요.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것은 제 몫은 아닌 것 같아요. 그건 환경운동가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패션모델이고 배우가 직업인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전 동물들이 죽어가는 걸 보면 눈물이 철철 나도록 슬프고 속상하지만 너무 예쁜 가죽옷이나 모피를 보면 고민을 하는 존재입니다.

일단 고민하고 눈에 아른거려도 사지 않지만 며칠 동안 계속 머릿속에 잔상이 남으면 끝내 사고 말지요. 오늘은 내가 좀 우울한데 나 하고 싶은 대로 모피 좀 사면 안 돼? 뭐 이런 감성이 있는 사람이에요. 내 이성은 '모피는 절대 사면 안 된다'는 쪽으로 생각하고 계속 찜찜하지만, 감성적으로 '정말 예뻐! 꼭 사고 싶어!' 이러면 사고 마는 나약한 존재인 거지요."

탤런트 공효진.
 탤런트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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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폭력적이지 않게 함께할 수 있는 실천 찾아보아요"

- 여배우로서 동물실험 안 한 화장품 쓰기, 모피코트 안 입기 뭐 이런 운동 정말 어려울 것 같아요. 사실 기업 광고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쉽게 거절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해요.
"모피코트 CF 죄송하지만 전 못 합니다. 모피 위주로 하는 화보는 안 찍습니다. 두세 번 마다해본 일이 있습니다. 모피광고도 마다했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제가 돈을 벌 때 제 원칙과 철학을 분명하게 하는 건 할 수 있어요. 이성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지요. 그렇지만 내가 사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 이런 건 참 통제가 안 돼요. ㅠㅠ

사실 제가 특정 화장품 모델도 하고 옷 회사 모델도 하고 있잖아요. 고객들에게 물건을 사도록 광고하고 그 모델 활동으로 돈을 버는 직업인이잖아요. 강력하게 소비를 줄이자! 사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모델이 이런 말을 해도 돼? 이런 내적 충돌이 있습니다. 상업배우로서 상업모델로서 상품광고로 돈을 벌지만 어쨌든 나의 이런 소신이 제 이미지와 신뢰도와도 연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다지 나쁜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처음 이 책을 기획할 때는 나의 이런 생각이 회사들에게 이율배반적으로 들리지 않겠나 고민했는데 그냥 우리 모델이 개념이 있구나, 신뢰할 만한 사람이구나 이렇게 생각해주기를 바라면서, 용기를 냈어요."

- 어떤 쇼핑노하우를 전하고 싶으세요?
"똑같은 아이템을 반복적으로 사지 말자. 바꾸고 싶을 때 재활용쓰레기로 버리지 말고 벼룩시장에 내놓고 교환하자. 제 책에 교환하면 좋을 벼룩시장 정보들을 넣어두었습니다."

- 연예인은 비난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환경 관련 책을 내? 뭘 안다고? 뭐 이런 식의 비난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점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를 쫓아온 문제입니다. 너 잘 걸렸다, 마녀사냥이 있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가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것을 제일 싫어하는 것 같아요. 너무 계몽적인 것 아니야? 그래 내가 반환경적으로 잘못 살았다 이거지? 이런 식의 비난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교정을 보고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그 점입니다. 전 완벽하지 않아요. 그렇지만 공효진이 환경 책을 쓴 건 사실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절대 환경운동가가 아직 못 되고, 제 직업은 배우입니다. 저도 여러분과 똑같이 모자라고 때로는 귀찮아서 슬쩍 눈 감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내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하자 여기까지를 말하고 싶었어요.

내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범위에서 보다 더 친환경적인 삶을 살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좋은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입니다. 환경문제에 대한 대대적 참여가 시급한 건 사실이지만 환경운동까지는 좀 과하고, 사람들이 환경적인 습관을 길들이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다, 이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환경이 좋아지는 쪽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물론 내가 너랑 같냐? 나도 먹고살기 바빠 죽겠다, 이럴 수 있지만요. 너무 폭력적이지 않게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탤런트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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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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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소셜테이너,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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