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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한국의 사격훈련 문제를 UN 안보리에까지 가져갔다. 한국은 UN 안보리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대응했다. 그런데 북한이 사격훈련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서 가해자인 북한이 오히려 위기 상황의 관리자처럼 돼 버렸다."

21일 오전에 만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한반도평화포럼 상임이사)은 우리 군이 연평도 사격훈련을 강행한 이후 나타난 동북아 정세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피해자(남한)가 (사격훈련으로) 상황을 고조시키면서 판을 키웠는데, 북한이 뚜껑을 닫아 판이 더 커지지 않았다"며 "여기다 NLL은 국제적으로 분쟁수역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져, 북한으로서는 도랑치고 가재 잡은 격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연평도 훈련 이후 북한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세계는 조선반도에서 누가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이며 누가 진짜 전쟁도발자인가 하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밝힌 대목을 덧붙이면서 "참으로 역설적"이라고 탄식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재앙적인 상황에 빠진 한국 외교'가 그 배경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북한은 전 세계적인 '문제아국가'였고 남한은 이 문제아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해 중요한 발언권을 가진 나라였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후 남북한이 외교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온도차는 있었지만 북한에 대해 비교적 남한과 같은 입장을 견지해온 중국과 러시아가 누구 편을 드는지 알 수 없게 됐다."

결국 '천안함 외교' 실패가 분수령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만류 가운데 우리는 연평도 포격훈련을 강행했고 북한은 이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정치력을 발휘해 잇속을 챙겼다는 의미로 "북한은 정치인처럼 행동했다"(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말까지 듣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체제경쟁이 끝난 지 23년 만에 한국 외교가 북한에 대한 이니셔티브를 상실했다"며 "남북이 체제경쟁수준은 아니지만 다시 외교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고, '이명박 외교 3년'을 평가했다.

"리처드슨 합의, 미국 대화파들이 움직일 여지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

이 전 장관은 이후 북한이 추가도발에 나설 수도 있지만,  성과물을 챙겼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 실리를 챙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크 주지사를 통해 유엔 핵 사찰단 복귀 등의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판단의 중요한 근거다.

그는  "북한이 그냥 양보를 한 건지,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는지는 계속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재 리처드슨이 전한 내용만으로 보면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며 "북한이 양보한 내용이 대단히 중요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대화파들이 움직일 여지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 중국이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고 러시아도 가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김대중평화센터 주관으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 학술회의'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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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둘러싼 긴장고조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냉전해체기인 노태우 정부부터 시작해서-김영삼 정부때 예외적 시기 있었지만-이명박 정부 전까지 정부는 남북한 사이의 갈등과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화해협력 시대로 나아간다는 목표아래 노력해왔다. 남북간 체제경쟁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권 하나 바뀌었다고 20여년간의 노력이 사라지고 전쟁을 이야기하는 상황이 되었다. 대북정책에 관여했던 사람으로서 실무를 담당 했을 때보다 더 심적으로 착잡하고 고통스럽다."

- 정부가 적지 않은 반대 속에서도 훈련을 강행한 배경을 무엇이라고 보나.
"남북 간의 추가적 충돌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까지 내재한 상태에서 훈련을 강행했다. 군은 자신들의 실추된 위신을 세워야 하고, (사격훈련이) 정당한 권리임을 확인하고 싶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이를 넘어서 국민의 안정과 안녕과 군의 상황을 비교 평가해야 했다. 이명박 정부가 그렇게 했는지 의심스럽다. 근본적으로는 이명박 정부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한 정부 대응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에, 사격훈련을 하지 않으면 정권을 제대로 운영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판단해서 훈련을 강행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으로서는 도랑 치고 가재 잡은 격"

- 북한이 즉각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후유증에 대한 우려도 많다.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추정하기가 참 어렵다. 이후 북한의 대응은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과거 관행대로 추가도발을 할 가능성이다. 다른 한 가지는 북한이 대응을 자제함으로서 외교적으로 상당히 많은 것을 챙겼고, 이를 갖고 외교의 장으로 나갈 가능성이다. 추가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후자에 무게를 두고 싶다.

2009년 5월 25일,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하고 난 후 북한의 이미지는 전 세계에 문제아 국가로 더욱 굳어졌다. 반면 한국은 이 문제국가를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중요한 발언권을 가진 나라였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의 잘못된 행동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UN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압박을 가하려고 할 때 강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과 온도차는 있었지만 비교적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 북한이 한국과 외교적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누구 편을 드는지 알 수 없게 됐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의 자체적인 천안함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이어 연평도 포격이 발생했고 뒤 이은 우리의 사격훈련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러시아는 한국의 사격훈련 문제를 UN 안보리에까지 가져갔다. 한국은 UN 안보리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대응했다. 그런데 북한이 사격훈련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서 가해자인 북한이 오히려 위기 상황의 관리자처럼 돼버렸다.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무대응이 자신들의 호소를 들어준 격이 되었으니 북한에게 얼마나 고맙겠나. 이제 북한은 중국은 물론 러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게 됐다."

- 연평도 사태로 북한이 이익을 챙겼다는 것인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고립된 불량국가의 위치였던 북한은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자제'력을 발휘함으로써, 하나의 일정한 지분을 갖는 행위자로 국제 사회에 나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참으로 역설적이다. 훈련 이후 북한의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가 '세계는 조선반도에서 누가 진정한 평화의 수호자이며 누가 진짜 전쟁도발자인가 하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큰 소리 치지 않았나. 연평도 사태로 키운 판돈을 북한이 다 챙겨서 외교 현장으로 '먹튀'한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피해자(남한)가 (사격훈련으로) 상황을 고조시키면서 판을 키웠는데, 북한이 뚜껑을 닫아 판을 키우지 않은 것처럼 만들었다. 여기에다 NLL은 국제적으로 분쟁수역이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북한으로서는 도랑치고 가재 잡은 격이 되었다.

반면, 한국 외교는 재앙적인 상황에 빠졌다. 1988년 서울올림픽으로 체제경쟁이 끝난 지 23년 만에 한국 외교가 북한에 대한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상실하고 남북이 체제경쟁수준은 아니지만 다시 외교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우리정부가 국제사회에 북한과 관련 주도권을 가지고 얘기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남한, 23년만에 이니셔티브 잃고 북한과 외교경쟁 벌이게 돼"

 (서울=연합뉴스) 해병대 연평부대가 20일 오후 2시30분 해상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연평부대는 이날 K-9 자주포 등으로 연평도 서남방 우리측 해상에 설정된 해상사격훈련구역(가로 40㎞×세로 20㎞)으로 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공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토록 했다. 사진은 2008년 12월 F-15K 전투기 편대가 한반도 상공을 편대비행하고 있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해병대 연평부대가 20일 오후 2시30분 해상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연평부대는 이날 K-9 자주포 등으로 연평도 서남방 우리측 해상에 설정된 해상사격훈련구역(가로 40㎞×세로 20㎞)으로 사격훈련을 시작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공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토록 했다. 사진은 2008년 12월 F-15K 전투기 편대가 한반도 상공을 편대비행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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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해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전한 북한과의 합의내용이 주목된다. 유엔 핵 사찰단 복귀 허용과 남북한과 미국이 참여하는 분쟁감시를 위한 군사위원회, 남북간 군사 핫라인 구축 등에 관한 협의 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한이 정치인처럼 행동했다'고 표현했다. 우리는 사격훈련이라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정치력을 발휘해 잇속을 챙겼다는 뜻이다.

리처드슨은 자신의 남북간 군사 직통 라인 설치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2004년에 남북이 만든 라인이 이 정부 들어 무력화된 건데, 이제는 남북대화조차 북한이 선점한 것처럼 되었다. '우리는 할 용의가 있으니 하고 싶으면 나오라'는 것 아닌가. 이제는 남북한 문제조차 미국과 북한이 합의한 내용을 두고 진행하게 생겼다.

북핵 관련해서 주목할 점은 이 합의들이 6자회담 재개로 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미국 정부는 리처드슨이 전한 내용을 그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6자회담 재개와 관련된 사항들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그냥 양보를 한 건지, 까다로운 조건이 붙어있는지는 계속 살펴봐야 하겠지만, 현재 리처드슨이 전한 내용만으로 보면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북한 양보가 대단히 중요해서가 아니라, 미국의 대화파들이 움직일 여지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이 6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고 러시아도 가세할 것이다. 내년 1월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 그런데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차관보는 "우리는 북한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보고 정책을 결정한다", "북한이 IAEA 사찰단의 방북을 받아들이려 한다면 그 입장을 IAEA에 얘기해야 한다"고 했다.
"첫 반응은 그렇게 나올 수 있지만 조율 될 수 있다. 미국입장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대화가 원활해 질 수 있다. 북한이 서해사격훈련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서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을 세워줬고, 미국과도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힌 셈이다. 남한을 뺀 나머지 국가와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춘 것이다.

물론, 북한은 도발과 대화를 동시에 쓸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행동을 하나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연평도 사태 관련해서 보면 이런 점이 있다. 북한의 대응사격 여부를 둘러싸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군이나 한미연합군의 전력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북한은 어떠한 도발이라도 할 수 있는 집단이다. 하지만 대응을 하지 않음으로써, 북한식으로 보면 외교 지향적 측면을 보였다."

"러시아에 뒤통수 맞은 게 아니라, 외교능력이 부족한 것"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전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민간기관인 세종재단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통합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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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제외하고 남북 양측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남북에 특사를 파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합의문 초안을 준비했다. 우리 정부입장에서는 이대로 합의문이 나왔을 경우 상당한 타격을 입을 뻔했다.
"지금 한국의 외교는 주관주의적이다. 객관적인 현실을 봐야 하는데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외교를 하고 있다. 미국과는 60여 년 동안 동맹을 맺어왔고 별 문제가 없다. 지금 중요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다. 한국 외교관들이 전략적 안목이 없는 건지 지도자가 그걸 원하기 때문에 그 방향만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뒤통수 때린 게 뭐 있냐. 대국 외교는 원래 모호하다. 이걸 내 입장으로 해석해서 그런 거다. 뒤통수 맞은 게 아니라 외교 능력이 부족한 것이다."

-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격훈련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우리 주권에 개입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런 측면이 있다. 그런데 천안함 사건을 국제사회에서 풀겠다고 UN안보리에 가져간 게 우리 정부다. 그런데 한반도에 인접한, 이해관계 국가들이 문제제기한 것에 대해 주권문제이니 간섭하지 말라고 하면, 두 사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불일치하는 것 아닌가. 국내 정치적으로 그렇게 표현할 수는 있지만, 외교적으로 세련되지 못한 발언이다. 또 서해가 동북아 안보에 해당되는 지역이니 '주권' 발언이 꼭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 미국은 이번 훈련을 적극 지지했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중-러를 적극 견제했다. 미국의 대응은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이 한국 정부에 대북정책 외주를 줬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 이번 경우 미국이 해야 할 '안전관리 책임의 방기'라는 논란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우리를 압박해서 한반도 위기를 고조했다면 문제제기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이 위기를 고조 시키고 있는데 미국이 이를 견제하지 않았다고 탓하는 건 올바르지 않다. 우리 문제를 우리가 풀어야지 미국 탓을 할 수 있겠나. 결국 우리 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NLL강조로 피해보는 건 우리"

- 정부나 보수층에서는 사격훈련을 하지 않으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킬 수 없다고 하고 있다.
"연평도 포격은 NLL의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다. NLL은 우리 쪽에서 북방 한계선을 그어서 관할 구역이 된 경계선이지만 연평도 포격은 아예 우리 땅에 대고 공격을 한 것이다. 이러한 본질적인 문제를 부각시켜야 하는데 사격 훈련을 재개하고 NLL만을 문제시하면서 본질이 묻혔다. NLL과 정전협정을 동렬에 놓고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연평도 공격은 군사분계선 남쪽의 우리 땅을 공격한 것과 똑같은 매우 엄중한 사건이다.

북한의 공격을 놔두면 NLL이 무력화된다는 것은 논리상 맞지 않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했을 때 우리가 가만있었던 게 아니라 대응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NLL을 지키지 못한 게 아니라 지킨 것이다.

문제는 NLL이 강조될수록 피해보는 건 우리라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무역의존도가 80%가 넘는 나라다. 통상국가로서 한반도가 안정적임을 항상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한반도가 위험지역이고 NLL이 분쟁지역임이 부각되어 북한만 유리하게 되었다. NLL을 두고 남북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상대의 논리보다 우위에 서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  일부 보수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10.4선언에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합의한 것이, 사실상 NLL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주장한다.
"참여정부에서 NLL과 관련해 북한에 양보한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북한 논리를 제압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대응했다. 내가 김정일 위원장이 NLL을 인정한 대목이 포함되어 있는 <김정일 위인상>이라는 책을 복사해 우리 협상단이 갖고가도록 하기도 했다. 북한 외무상을 지낸 허담이 쓴 책으로 2000년에 발행된 2판에, 84년 9월 대남 수해지원 물자를 싣고 간 북한 대동호가 백령도 맞은편 장산곶 인근에서 좌초하자 김 위원장 인민무력부에 '해주에서 출발한 장산호가 해상군사분계선을 넘기 전에 (수해물자 전달 요원들을) 장산호로 옮겨 태우라'고 지시한 내용이 적혀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 치의 NLL도 북한에 양보하지 않았다. NLL을 그대로 두고 이 수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만들고 공동의 경제이익이 나는 평화지대로 만들어 NLL선상에서의 충돌을 근본적으로 막아보자는 것이었다. 즉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NLL을 중심으로 한 서해일원을 공동이익, 공동번영의 지대로 만들어 군사적 충돌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이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 김태영 전 국방장관은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F15로 폭격하지 않은 이유가 교전규칙때문이라며 교전규칙을 고치겠다고 했다. 그런데 김관진 현 국방장관은 자위권에 따라 위협의 원천을 제거하기 위한 폭격, 미사일 공격도 가능하다고 했다.
"김태영 장관의 말이 옳다고 본다. 교전규칙이라는 것이 단호하고 강하게 대응하되 확전을 피하게 하기 위해 오래전에 만든 것다. 단호하게 때렸는데 정확성이 문제였면 정확하게 때릴 길을 만들어야 한다. 전폭기 등을 동원해 제 3의 방법으로 공격하면 확전될 수 있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햇볕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6.15 -10.4 선언은 안정된 동북아 체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햇볕정책의 이론화에 참여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햇볕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건 일면적으로 맞는 얘기고 일면적으로는 오해가 될 수 있는 얘기다. 남북관계에서의 문제는 햇볕정책 책임일 수 있다. 그러나 핵 문제는 북한문제이기도 하고, 미국과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북한의 핵 개발을 막는 데 최대한 노력해야 하지만 햇볕정책 하나만으로는 막을 수 없다. 그러려면 미국과 중국 등이 다 우리 말을 들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다. 이런 점에서 햇볕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할 수 있으나, 햇볕정책이 안보를 경시했다는 지적이라면 이는 잘못됐다. 햇볕정책은 안보를 전제로 대화를 통해서 한반도 평화를 증진해 나가자는 방안이다. NLL문제만 놓고봐도 수역 안정화를 위해서 북한과 대화하는 동시에 K9 자주포를 서해에 배치했다. 북한 경비정을 압도하는 400톤급 최신 고속정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참여정부 들어와서 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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