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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사건은 그 자체가 충격입니다. 그 전에도 국지도발이 있어 왔지요.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조금씩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전례없는 민가에 대한 육상포격은 더욱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서 한반도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겠다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물론 미국은 배치계획이 없다 했지만 일부 여론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웹 검색을 해보니 트위터를 비롯 여기저기서 전술핵무기 배치에 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모 포털에서 진행하는 투표에서는 전술핵무기 배치 찬성의견이 압도적입니다. 이를 통해 핵억지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Y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되는 투표에는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말이 계속 나오는 '전술 핵무기'란 무엇일까요. 흔히 우리는 전략 핵무기와 전술 핵무기를 혼동하곤 합니다. 전술 핵무기¹는 기존의 전략 핵무기²와 폭발 강도나 범위면에서 차이가 나고, 이동이 용이하다는 큰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반경 1~2km 안에만 폭발을 일으킨다 하지요. 또한 크기가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크기가 작다하여 핵무기가 아닌 것은 아니지요.

 

물론 혹자는 우리가 더 강한 핵억지력을 갖는 게 낫지 않겠냐는 말씀을 합니다. 이른바 '핵무기 평화유지론'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논리가 성립하려면 한쪽이 공격했을 때 동시에 대응해도 공멸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호 공멸할 수밖에 없는 핵전력의 보유는 본질적으로 제로섬 게임으로 선택의 옵션이 되기 힘듭니다.

 

또한 핵억지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호 비슷한 위력의 핵전력을 보유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전술 핵무기로 북한의 전략 핵무기를 억제하겠다는 건 상식적으로 그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정말 핵억지력을 보유하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면 우리 역시 전략 핵무기를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쉽게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운 내용이지요.

 

셋째로 남북한에 핵무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한반도 평화의 위협입니다. 북한의 주장은 늘 자기 중심적입니다. 물론 모든 나라가 그렇겠지만 북한은 특유의 자존심과 고립으로 인한 '독기'가 서려 있습니다. 그래서 분명 우리가 전술 핵무기 배치를 하겠다하면 자신들의 핵개발을 다시 한번 정당화할 것입니다. 안보를 위한 자위적 행위로 핵 억지력을 보유하겠다며 남북간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입니다.

 

더욱이 문제는 남북만이 아니라 동북 아시아의 권력 구도의 문제이지요. 원칙적으로 일본은 군 전력 보유가 안 되지만 이미 그들의 전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호시탐탐 전력 증강과 핵개발을 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핵 보유는 일본의 군비증강과 핵개발의 주요 근거가 될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비슷한 논리를 개발할 것이겠지요. 일본의 군비증강과 주한 미군의 핵보유는 중국과 러시아의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되며 자신들의 대북한 지원과 전력증강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을 것입니다.

 

끝으로 본래 핵무기란 미사일이나 포탄과는 다른 성질의 투하지역의 모든 생명의 뿌리 그 자체를 제거하며 그 피해를 대에 대를 이어가게 하며 동시에 전 인류를 파멸로 몰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최악의 무기입니다. 우리마저도 이 같은 옵션을 선택한다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판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칼로 흥한자는 반드시 칼로 망한다는 격언을 기억해야 하지요.

 

따라서 평화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한반도 자체와 동북 아시아의 긴장만을 야기시킵니다. 가만보면 자신의 안위를 지키겠다고 총기 보유를 허용한 나라일 수록 총기사고가 많지요. 서로 칼을 들고 있으면 서로의 안전을 지키기보다 다툼 후 상처를 입을 확률이 더욱 높아지고, 서로를 불신할 수밖에 없게 합니다. 그러므로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어야 합니다. 핵무기가 지배하는 한 평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저는 북한의 이런 만행에 분노를 느낍니다. 그렇지만 이 때문에 우리 나라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움직임이나 여론에는 반대할 것입니다. 오히려 한반도와 내 가족의 평화를 위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연평도의 피해자 구호와 복구에 힘쓰고, 대응체계를 수정하는 게 우선입니다. 전술 핵무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 꼬일대로 꼬여버린 북미관계의 물꼬를 트는 게 우선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주석 1.전술핵무기(戰術核武器, Tactical Nuclear Weapon) 
전술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소형 핵무기. 위력의 크기는 상황과 사용목적에 따라 다르나 통상 20KT 이하의 핵무기를 지칭함. (전술핵(戰術核, Tactical Nuclear) 군사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야포와 단거리 미사일로 발사할 수 있는 핵탄두, 핵지뢰, 핵기뢰 등이 포함됨.) 

주석 2. 전략핵(戰略核, Strategic Nuclear) 
대도시나 공업 중심지를 파괴하기 위한 것으로 일반적인 핵무기를 지칭함. 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 발사탄도 미사일, 전략폭격기 적재 핵폭탄 등을 말하며, 파괴력은 수백 킬로톤 이상임. 

*용어 뜻 출처: 대한민국합동참모본부(http://www.jcs.mil.kr)

이기사는 필자의 블로그 하늘바람몰이(http://kkuks81.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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