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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군형법 제92조'가 군대 내 동성애자의 평등권과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 등에 어긋 난다는 취지의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표명한 가운데 군대내 동성애자 문제를 들러싸고 교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기총 등 기독교 단체, '동성애자 군 복무= 에이즈 확산'

인권위 의결 직후 사흘만인 지난달 28일 바른성문화를위한국민연합(이하 바성연)등 기독교 단체들은 인권위 앞에서의 시위를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바성연 등 이날 시위 참가 단체들은 "인권위 의견대로 군형법 92조가 위헌으로 심판될 경우 군 기강 해이는 불가피하고 에이즈를 확산 시킨다. 이 때문에 실제 대다수 국가는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동성애 확산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인권위를 즉각 해체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이하 한기총)의 대응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기총은 인권위 의결직후인 지난달 28일 성명을 통해 "'소수자 차별금지법'추진에 있어서 '성적 지향'삽입을 강력 반대한다"면서도 "모든 동성애자들이 단지 동성애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쫓겨 나거나 신체적인 폭력을 당하는 등의 인권유린을 당하는 것에 반대하며 동성애자들의 인권 상담 및 치유를 위해 치유회복센터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기총은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지 한달이 채 안된 지난 16일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있었던 '국가인권위의 군내 동성애 허용 의견 표명과 민노당, 진보정당의 동성애차별금지법의 추진 반대 기자회견'을 통해서 인권위 뿐 아니라 진보정당들의 입법활동까지 문제 삼으면서 한층 강경해졌다. 

한기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군내 동성애 관련 일부 피해 장병들은 스트레스성 장애로 조기전역하거나 기억상실증 등의 후유증으로 고통당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는 군내 동성애문제에 대해 심도있고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일부 진보적 시민단체들의 입장만을 경청함으로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경솔한 결정을 하였다"고 비판했다.

한기총은 계속해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은 경솔한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국가인권위원회를 강력 규탄하며 헌법재판소가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의견들로 판단의 오류를 갖지 않고 국민의 정서와 부합하는 신중한 판결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한기총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위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의 입법추진에도 반대했다. "동성애가 잘못된 일이며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고 발언하거나 종교경전의 가르침에 따라 죄라고 설교, 강론, 설법할 경우 2년이하의 징역과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도록 하는 동성애차별금지법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대해 대다수 국민의 정서와 한국교회의 입장과 반하는 법이기에 이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를 만드신 이가 하나님인데 누가 누구를 차별할 수 있습니까!

동성애자를 반대하는 한기총 등 기독교단체와는 달리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의 주장도 나왔다.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 연대' 공동대표이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는 10월 2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를 만드신 이가 하나님이신데 누가 누구를 차별할 수 있겠습니까! 성경에서 말하는 가장 큰 계명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며 일부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동성애를 혐오하는 근거로 삼아 폭력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을 회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이하 새기운)는 어제(19일) 성명을 내고 "'동성애 차별금지법안'을 지지한다"며 "동성애 혐오하는 한기총은 성경 문자주의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새기운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동성애를 기본적으로 성인들 사이의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 중 하나의 유형으로 보고 특히 평등해야 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 차원에서 존중하면서, 최근 추진되고 있는 '동성애 차별금지법안(案)'을 적극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새기운은 계속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레위기와 로마서 등 신구약 성경 모두에서 동성애는 죄'라는 점을 들어 항변하고 있지만, 이는 무종교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궤변에 불과하다"면서, "국내 기독교계 일부 교단인 한기총(인권위원회)이 성경의 몇 구절을 근거로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한 '문자주의'식 해석으로, 오히려 동성애자들에 대한 차별을 부추기는 반(反)인권적인 행위로 볼 수 있다"고 천명했다.

새기운은 자신들의 홈페이지를 통해 "가톨릭 갱신을 불러온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더 나아가, 모든 기독교를 상대로 '원형의 예수정신'을 지향하며 기독교변혁을 통해 세계변혁을 도모할 '2020 새로운기독교세계공의회' 준비를 향해 활동한다"면서 "2천년 기독교가 저지른 오류와 비극을 반성하지 않고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강요하는 '폭력적 기독교'를 기독교로 인정하지 않으며, 변혁운동의 대상으로 삼는다"고 밝히고 있는 기독교 단체다.  

또 전경으로 복무하다 동성애 사실을 커밍아웃한 후 전역당한 이계덕 씨는 '동성애자도 정상적으로 군 복무를 할 권리가 있다'며 지난 16일 국방부에 '군대 재입대를 신청'하는 민원서류를 접수하기도 했다. 이계덕 씨는 지난 2008년 1월 동성애자 임을 커밍아웃 한후, 같은해 6월 전의경 제도에 회의를 느낀다며 육군으로 전환복무를 신청했다가 지난 3월 '직권면직'을 사유로 강제 전역 당한 바 있다.

이계덕씨는 계속해서 18일 기독교신문인 <뉴스앤조이>등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저도 하나님을 믿는 동성애자"라면서, "하나님은 여자·노예·이민자 그리고 동성애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혐오하고 그들을 거리낌 없이 차별하도록 부추기는 잔인한 분이 아닌 지극히 작은 자에게도 그의 모든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붓고, 들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에도 더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베푸시고 사랑하시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차별하고 학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회의 하나님이 제가 예배하고 찬양하는 사랑의 하나님과 다른 분인가?"라며 한기총을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의 반 동성애 목소리에 대해 공개적으로 맞서고 나섰다.

군대 내 동성애자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그룹에 속해 있어

현재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붙고 있는 동성애 논란의 초점 중 하나는 군대내 동성애자를
'가해자로 볼 것인가' 아니면 '피해자로 볼 것인가'하는 점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논점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4년 한국성폭력상담소와 국가인권위원회가 공동으로 조사한 <군대 내 성폭력 실태 용역 보고서>가 합리적 판단의 기준을 제공하는 것 같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군대 내 성폭력은  선임병에게서 후임병에게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동성애자가 가해자로 나타난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으며  오히려 피해자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적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성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된 사병들은 대부분 자신을 이성애자로 보고 있으며  동성애를 혐오하거나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로 전역이후 이성과의 교제를 하거나 이성애자와 교제할 것이라고 밝혔고 동성애자는 오히려 군대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오해받을 행동을 더욱 조심하기 때문에 성폭력의 피해자는 될 수 있어도 가해자는 될 수 없다'고 결론 지은 바 있다.

또한 '한 사회에서 성폭행을 하는 남성은 권력을 행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성적으로 소수자이면서 차별 받는 입장에 있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를 가해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으며 '오히려 동성애자의 경우는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그룹'이라고 분석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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