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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 또는 '세종대왕'을 생각할 것이다. 물론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는 곳이 남쪽이라 항상 차로 이동할 때나 마주쳤던 그곳을 처음으로 걸어서 가보았다.

청계천에서는 세계등축제가 한창이고, G20세계정상회의가 서울에서 개최되고 있었으며, 게다가 11월 11일 빼빼로데이까지…. 그곳은 축제의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늦은 밤 안개가 자욱하게 낀 광화문광장에서 나는 처음으로 가까이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으로 군중들을 호령하는 듯한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안개 빛에 더욱 신비로워보인다. 그리고 그 뒤를 묵묵히 지키고 있는 세종대왕과 인사를 하고 뒤쪽으로 돌아가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공간을 만나게 되었다.

광화문에 세워진 세종대왕동상
 광화문에 세워진 세종대왕동상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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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님 동상 뒤로 돌아가고 있는데 함께한 함께간 동생이 신기한 눈빛을 보내며 이리로 와보라고 손짓을 한다. 아니나다를까 쪼르르 달려갔더니 구멍 나 있는 것이 아닌가? 구멍이라고 해서 쥐구멍이나 개구멍을 상상하지는 마시라. 사람 구멍이다. 일종의 통로.

세종 이야기. 계단을 따라 내려가보니 이런 문패가 걸려있다. 잠깐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태종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세종대왕은 충녕군에서 충녕대군이 되며 1418년 조선의 4대 임금으로 즉위한다. 그로부터 1년 후 대마도 정벌을 이뤄냈으며 2년 후인 1420년에는 궁중에 집현전을 설치, 경자자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혼천의, 금속활자, 해시계, 물시계, 측우기 등 과학분야에서 꾸준한 업적을 이뤄낸 것은 말할 것도 없는 사실이며 영화로도 제작되어 더욱 화제가 되었던 로켓 화기 신기전을 제작한 사람도 세종대왕이다.

그는 이 외에도 음악적으로도 뛰어나 편경, 편종을 제작하는 등 국악의 기초를 확립하였다. 편경의 소리를 듣고 음이 틀린 것을 단번에 알아 맞힐 수 있었다니 그가 절대음감의 소유자라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그 밖에도 위대한 업적들이 많지만, 그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우리글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그의 업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광화문 동상 지하에 자리하고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이다.

세종이야기전시관
 세종이야기전시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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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에 개관한 곳이라 입구에서부터 아직 새것의 냄새가 폴폴 풍겨온다. 개인적으로 박물관이나 전시회에 관심이 없어 별 기대없이 들어섰는데 의외로 너무 흥미로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게 된다. 밖에선 또 다른 일행들이 추위에 벌벌 떨며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이다.

입구에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공간은 '위대한 성군 세종'이라는 주제로 세종의 업적들과 한글의 아름다움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세종대왕을 대표하는 유물과 그림들을 음각화모형으로 연출한 공간도 보인다.

세종이야기 전시관
 세종이야기 전시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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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로를 지나 만나는 공간은 '민본사상'이라는 주제의 전시장에서는 세종대왕의 어진을 한글 그래픽 패널로 전시하고 있으며 백성을 사랑한 세종의 애민사상을 이야기화해 복합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세종이야기 전시관
 세종이야기 전시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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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관은 '과학과 예술'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다. 세종대왕 관련 문헌들을 디지털 탁본으로 체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홀로그램으로 연출된 측우기, 간의 등의 발명품과 해시계, 천상열차분야지도 등이 전시되고 있다. 박연과의 일화를 소개하는 동영상 감상과 보태평 연주를 디지털로 체험할 수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찍어 안내데스트 앞 스크린으로 전송도 가능하니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도 있겠다.

세종이야기 전시관 훈민정음 언해본
 세종이야기 전시관 훈민정음 언해본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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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창제 전시관에서는 한글 창제 과정을 모형과 그래픽 패널로 구성,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 용비어천가 등 한글로 된 유물이 전시되고 있으며, 한글 제작의 원리와 디지털화 된 한글을 체험할 수가 있다. 이밖에도 세종대왕의 출생에서부터 가족관계 등 연대기를 보여주는 인간세종전시관, 세종대왕시기에 이루어낸 군사정책을 엿볼 수 있는 전시관 등이 있다.

한글갤러리는 세종대왕의 한글과 현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융합된 전시장이다.

세종이야기 전시관 상상제안의자
 세종이야기 전시관 상상제안의자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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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상상제안으로 만들어진 의자가 특이하다. 시민 3700명의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품이 의자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 모양이 신선해서 자꾸 눈이 간다. 한글을 이용해 제작한 의상도 전시되어 있다.

'꽃,봄,꿈,춤,숲,별' 한글의 여섯 가지 단어를 선정한 후 캘리그래퍼 강병인의 글씨를 새겨 패션디자이너 이도이씨가 감각을 입혀 의상을 만들었다.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디자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갤러리내의 한글도서관에는 세종대왕과 충무공 이순신에 대한 서적들이 구비되어 있다. 도서관내에서만 책을 읽을 수 있으며 대여는 불가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이곳에서 책 한권 꺼내들고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밖으로 나온다고 나왔는데 또다른 공간이 있다. 길눈이 어두워 퇴장한다는 것이 또다른 통로로 들어갔더니 충무공 이야기 전시관이 있다.

충무공이야기 전시관, 외국인들이 쓴 한글
 충무공이야기 전시관, 외국인들이 쓴 한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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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니 한글체험한 외국인들의 붓글씨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직접 써놓은 한글을 보니 왠지 뿌듯해지는 것을 감출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한민족의 피가 흐르는 한국인인가보다.

충무공이야기 전시관
 충무공이야기 전시관
ⓒ 최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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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이야기 전시관은 올해 4월에 개관되었으며 크게 6개의 테마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이순신의 삶과 일대기를 소개하며 그의 도전정신과 혜안, 나라에 대한 충효정신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성웅 이순신의 생애'라는 주제를 갖고 있다.

두 번째는 조선의 함선이라는 주제의 전시관이다. 조선의 주력전투함인 판옥선과 거북선등의 전투함을 소개하고 승선체험과 격군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으로 특히 나만의 깃발만들기체험을 할 경우 지불하는 500원의 비용은 유니세프에 기부가 된다고 하니 의미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밖에도 7년간의 해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 난중일기를 통해 볼 수 있는 이순신의 감성과 애민, 효사상에 대해 소개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4D체험관에서는 체험의자에 앉아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도 있다.

전시관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외국인들을 위한 한글체험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붓글씨가 오랜만이라 의자에 앉아 명필이 된양 붓을 놀려본다. 그리고선 함께한 동생들과 서로의 글씨가 제일이라며 아우성이다.

세종이야기·충무공이야기 전시관은 화요일부터 일요일 10:30~22:30 개관이며, 입장마감은 22:00이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서의 진입 뿐 아니라, 광화문KT나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진입도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개인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dandyjihye.blog.me/140118218178



태그:#광화문, #세종이야기, #충무공이야기,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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