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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날까지 국격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식후에 남은 잔반에도 나는 부끄러웠다. 변을 참아내는 마음으로 이 모든 가식적인 것을 외면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감을 매달아야겠다. 오늘밤에도 행인이 경찰에 체포된다." (트위터, more_log)

 

시 한 편이 트위터를 울리고 있다. G20을 맞이해 부치는 <서G>다. G20을 앞두고 벌인 호들갑들에 어퍼컷을 날리는 종합 서정시다. 정말로 이 <서G> 같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

 

백미는 가장 중한 자유 중 하나인 '쌀 자유'를 앗아간 일이다. 서울시가 G20 기간에 분뇨 반입을 중단하겠다고 선포한 것이다. 악취를 줄이기 위함이란다. 트위터리안 'youGood'은 자신의 트위터에 "싸지 말고 참고 버텨서 쥐20을 받들라!!"고 선동하고 있다.

 

연출가 탁현민씨는 자신의 트위터(@tak0518)에 "아 정말 2년 반 전엔 몰랐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면 똥도 못 쌀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더라면"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결국 항복을 선언했다.

 

"명박 앙투아네트... 빵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똥은 싸게 해달라. 배가 너무 아프다. 내가 졌다, 항복이다. 항문을 열어 달라. 부탁이다."

 

코엑스 주변 펜스에 "명박산성에 이은 명박우리?"

 

G20 회의장인 코엑스 주변은 녹색성장을 위한 녹색 단장을 새로이 했다. 높이 2.2m, 길이 750m의 녹색펜스가 삥 둘러쳐진 것. '접근 금지' 명령에 누리꾼들은 '썩소'를 날리고 있다.

 

"전생에 벽돌쌓기 못해보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정말." (듀나의 영화게시판, 졸려)

"후진국 자진 인증인가요." (듀나의 영화게시판, 스파이)

"명박산성에 이은 명박우리?" (트위터, Silversteed)

 

각종 풍자 영상 제작으로 유명한 '대한민국자식연합(대자연)'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쥐라기공원' 영상물을 만들었다.

 

"G20 국제회의를 맞아 한국을 찾아주신 귀빈들을 환영하며,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쥐라기 공원을 만들었습니다). 공원 반경 600m 주변의 철통같은 2.2m 담벼락, 외국인을 보고 겁 없이 웃는 발랄한 시민들, 3센티 머릿결로 무장한 정갈한 택시기사들, ID카드 보유고객만이 출입 가능한 텅 비고 쾌적한 쇼핑환경, 땅 밟기 완료된 성령청정구역. 쥐라기공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외국인을 보면 겁내지 말고 'hello'라고 말하라는 친절한 G20 에티켓 안내서, 택시기사 두발 단속까지 벌인 치밀한 준비성, 회의장 주변 출입을 엄금해 출입카드가 없으면 직원도 못 들어가는 코엑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상이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 감!

 만유인력을 거스르는 도깨비 방망이, G20"

 

G20에 등장한 신문물은 '쥐라기 공원'만이 아니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 감이 나타났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그야말로 신발견이다. 비법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철사였다. 코엑스 3층 입구에 자리한 감나무의 감이 떨어질까봐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가 일일이 감을 나무에 매달아놓은 것이다.

 

"이런 감 떨어지는 작자들을 봤나." (트위터, nicejinny)

"가카께 G20은 도깨비 방망이다. 집회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무시로 제한할 수 있고, 항문의 자유까지 간섭하더니 마침내 만유인력까지 거스르는 경지에 이르렀다." (트위터, BluPn)

 

누리꾼과 트위터리안들은 절로 나오는 감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10일 가장 많은 리트윗을 받으며 "최고의 개그"로 꼽힌 트위터 멘션을 본 이들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 못하고 있다. "ㅋㅎㅎ 지X도 풍년이라는데, 이건 완전 대박이구나"(트위터, ShakerZ35)라는 것.

 

"코엑스 책 사러 왔는데 경찰 둘이 검문을 한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G20 관련으로, 불법집회 예방이란다. '무슨 소리냐, 난 책 사러 왔다' 이랬더니 내가 입은 옷이 문제란다. '왜 문제냐!?' 따졌더니 단체 이름 및 메시지가 담긴 옷을 입은 사람은 검문대상이란다. 내 옷엔 이렇게 써 있다. unicef!!" (트위터, michaelPARK83)

 

"그분은 지금 드라마를 찍고 있어요, 국격을 올린 영웅 스토리"

 

이 모든 야단법석을 지켜본 누리꾼 중에는 실생활을 예로 들며 현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한 이도 있다.

 

"여보~ 내일 우리 집에 외국인 손님 오시니까 냉장고에 (있는) 김치, 깍두기, 된장, 쌈장, 마늘 다갔다 버려. 냄새 나니까. 그리고 손님들 오셨을 때 방구라도 뀌면 안 되니까 오늘부터 굶어. 이게 정상이냐? 여보, 내일 우리 집에 손님 오시니까 청소기 한번 돌려, 이게 정상이지." (다음, muscleman)

 

'냅둬'라는 쿨한 시각도 있다.

 

"놔두세요. 지금 그분은 드라마 찍고 있어요. 국격을 올린 영웅이 나온다는 스토리인데 지금 자기가 주연하고 있어요." (듀나의 영화게시판, 비밀의 청춘)

 

소란 속에 G20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다. 이에 "항문을 열어달라"며 항복 선언을 한 탁현민씨는 G20을 제대로 치르기 위한 점검 시리즈 3편을 연달아 트위터에 올렸다. 하루 남은 G20 정상회의, 지침을 꼭 숙지해서 무사히 치르길 바란다.

 

"쥐이십최종점검 시리즈 1 - 쥐이십 기간 동안 지나가는 외국인들이 무언가 물어보면 '우린 가카의 영도 아래 조낸 행복해요. 어제는 똥도 쌌어요' 하는 거 다 아시죠!

쥐이십최종점검 시리즈 2 - 쥐이십 기간 동안 조깅하시려면 정장이나 한복 입고 고수부지 뛰셔야 하고 뛰다가 외국인들이 쳐다보면 '우린 늘 이 정돈 입고 뛴다고요' 하며 씩 웃어주시는 거 다 아시죠!

쥐이십최종점검 시리즈 3 - 쥐이십 기간 동안 정말 어쩔 수 없이 화장실에 가면 고운 목소리로 '즐거운 나의 집'이나 '오해피데이'를 부르시면서 일을 보셔야 합니다. 이때 소리와 소리가 어긋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시는 거 다 아시죠!"


태그:#G20 , #분뇨 수거,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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