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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2단계 구간이 지난 1일 정식으로 개통됐다. 각종 언론에서는 전 구간 고속철 시대가 개막됐다며 수도권과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고 시간도 크게 단축될 전망을 점치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와는 달리 KTX노선과 맞닿아 있는 마을들은 열차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누리고 있는 국책사업의 그늘에 가려져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과 4일에 찾아간 경남 양산시 동면 개곡마을과 영천마을 취재는 마을사람들의 고통과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기자주

 KTX 노선과 국지도 60호선 고가도로가 개곡마을 입구를 가로막은 모습.
 KTX 노선과 국지도 60호선 고가도로가 개곡마을 입구를 가로막은 모습.
ⓒ 김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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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곡마을 모습. 뒤로 보이는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개곡마을 모습. 뒤로 보이는 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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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곡마을] 새벽부터 자정까지 뒤통수 치는 소음 공해 시작

지난 4일 KTX 개통으로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경남 양산시 동면) 개곡마을로 향했다. 부산~울산 간 국도7호선을 따라가다 국도와 연결되어 있는 마을 입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국도에서 지하통로를 거쳐 마을 입구로 들어가자니 KTX선로와 국지도60호선도로가 지상 십여m 높이의 고가로 설치돼 엄청난 위압감을 주고 있었다. 그러나 입구를 통과해 구부러진 길을 가다보면 어느새 산이 마을을 감싸는 아늑한 마을이 눈앞에 보였다. 대부분의 논에서는 가을걷이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길에서 만난 주민들의 얼굴에는 수확의 기쁨 대신 수심이 가득했다.

한 주민에게 다가가 KTX소음에 대해 물어보자마자 "와, 얘기하면 해결해줄끼가?"하고 짜증내며 이내 가버린다.

설득 끝에 어렵사리 말문을 연 한 주민에 따르면 개곡마을은 도로와 거리도 있고 마을 전체를 산이 둘러싸고 있어 농번기에 농기계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마을이었단다. 그러나 경부고속철도가 들어서면서 조용한 마을은 순식간에 살기 힘든 마을이 되어 버렸다고.

아늑하게 마을을 둘러싸고 있던 산은 이제 터널에서 터져 나오는 열차 소음의 되울림 현상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사실 이야기 도중에 평산터널을 빠져나오는 하행선 열차의 '뻥'하는 단발적인 굉음은 소음의 정도를 넘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눈으로 따라가기에도 바쁘게 스치듯 지나가는 열차가 순간적으로 내뱉는 소음은 한동안 귓가에 생생히 남아 있어 마을 주민들의 고통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개곡마을 이장이 바닥에 앉아 지나가는 KTX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개곡마을 이장이 바닥에 앉아 지나가는 KTX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
ⓒ 김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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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은 "해가 지면 소리가 장난이 아닌기라. 새벽이고 자정 넘어서고 돌아다닌다니까"라며 담배를 꺼내 피어 물었다.

실제로 부산에서 오전 5시에 출발하는 KTX는 오전 5시10분경 마을을 지나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마지막 KTX가 오후 11시에 출발해 새벽 1시 20분경 마을을 통과한다. 지난 10월 중순경 양산시가 실시한 소음 측정에서 개곡마을은 78.2dB로 낮시간 허용치인 70dB를 초과했다. 

길 한 쪽에서 건초를 말리던 주민은 "40년 넘게 마을서 살아오면서 그린벨트,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인해 마을개발도 안 되고 전기와 전화도 다른 지역에 비해 몇 년 늦게 들어왔다 아이가. 다른 지역에서 받는 혜택도 못 받고 바보처럼 살았지만 불만 없이 참고 살았는데…"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할머니도 "우리 마을 지나갈 뿐이지 우리한테 머 해주는 게 있노? 혜택도 못 받는 마을 편하게 살게라도 해주야 할 것 아이가. 우리는 언제까지 서러움을 받아야 하는데?"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미 만들어진 시설들 때문에 예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밤에는 쉽게 잠들 수 있고 생활하는데 짜증이 느껴지지 않게만 해달라며 간절히 말하는 얼굴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영천마을 주민들이 KTX가 지나가자 손짓 하고 있다.
 영천마을 주민들이 KTX가 지나가자 손짓 하고 있다.
ⓒ 김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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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마을] 소음과 진동에 지친 주민... 고향도 떠나야 할 판

부산~울산 간 국도7호선상에 위치하고 있는 영천마을은 양산과 부산, 기장 방향이 연결되는 요충지에 있어 평소에도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이다. 1990년대 이후 지역 발전과 함께 국도의 확장사업이 이루어지면서 몇 번의 마찰이 있었다. 특히 몇 년 전 국도 우회 고가차도 개설로 인해 소음대책을 놓고 반발이 심했던 곳이다.

이런 영천마을에 또 하나의 고가철도가 건설되자 마을 주민들은 시끄러워 못 살겠다고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을에서 불과 60m가량 떨어진 곳으로 마을 관통하다시피 하는 KTX노선은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에 1~1.5m 방음벽을 설치해 놓은 것이 대책의 전부다. 더구나 마을 끝에는 120여 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다.

영천마을 이장은 "가뜩이나 마을 전체를 울리고 있는 소음에 볼륨을 더 키운 꼴밖에 더 되나?"며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은 열차 지나가믄 아예 귀를 막아삔다"며 울분을 토했다. 영천마을 소음측정 결과도 77.8dB로 허용치를 초과했다.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마을을 둘러보는데 비어있는 집이 보였다. 지나가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갈수록 심해지는 소음 탓에 이미 마을을 떠났다고 답했다. 아주머니는 마을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고 말을 이었다.

실제로 집집마다 창은 굳게 닫혀 있었고 사람들의 표정에는 웃음기 하나 없고 짜증이 묻어나 있었다. 주민들은 열차가 지나갈 때면 하나같이 시선을 열차로 향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했고 귀를 막고 걸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어릴 때부터 영천마을에서 자랐다는 최아무개씨는 "계속된 소음과 진동 탓에 밤에는 잠도 설치는데 하절기에 문이라도 열게 되면 우리는 어찌 버텨야 합니까?"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영천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해 달리는 KTX.
 영천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해 달리는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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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천마을 주민이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뒤로 보이는 것은 영천마을을 지나는 KTX노선.
 영천마을 주민이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뒤로 보이는 것은 영천마을을 지나는 KTX노선.
ⓒ 김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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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마을 사람들은 현재 설치되어 있는 1.5m가량의 방음벽으로는 소음을 절대 막을 수 없으니 새로운 방음벽을 만들어 주던지 마을을 이주시켜달라고 말한다. 적어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이다.

법적 기준치로, 단지 숫자로는 느낄 수 없는 소음을 마을 사람들은 피부로,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오늘도 KTX는 개곡마을과 영천마을을 지난다. KTX를 타고 여행하거나 이동하는 사람들은 열차의 투명한 창을 통해 마을을 바라보며 이렇게 이야기 할지도 모를 일이다.

"마을 참 이쁘다. 조용하고 공기 맑은 저런 곳에서 살아봤으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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