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 MB정부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빨리 세월이 흘러서 임기가 종료되길 빌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거짓말을 잘하자. 그런데 제발 금방 들통나지 않도록 성의있게 거짓말을 했으면 좋겠다."

- 이명박 대통령을 역대 정권과 비교 평가한다면.
"최악의 대통령인 전두환만큼이나 나쁘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인간을 살육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뭇생명들을 살육하고 있다. 더 큰 죄다."

-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까닭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런 광신적인 믿음이 있으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 때 어디 가서 간증을 했는데 '자신의 집 뒤에 절이 있는데 거기 중들을 다 내쫓고 가운데 법당에서 살았다'고 해서 엄청 욕먹었다. 광신적인 기독교 신자다. 현대건설 회장하면서 몰아붙인 못된 습관이 남아서 지금 같이 국토를 함부로 유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명진 스님.
 명진 스님.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명진 스님, 절을 버리십시오"

서울 강남 삼성동에 위치한 천년고찰 봉은사의 주지 명진 스님은 에둘러가지 않았다. 직설화법으로 현 정부를 세차게 내리쳤다. 그는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촛불에 고개를 숙이면서 '뼈저리게 후회한다'고 했는데 그 뒤에 촛불을 마구 잡아들이고 공권력을 무자비하게 행사해 용산참사를 일으킨 것 등을 보면 국민들을 뼈저리게 만드는 정권"이라고 죽비소리를 날렸다.

울긋불긋한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도심 속의 사찰 봉은사. 지난 2일 찾아간 봉은사의 넓은 주차장은 항상 그랬듯이 만원이었다. 경내 곳곳에서 화사한 단풍 속에 묻힌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지난 1년여간 수많은 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평온한 풍경이다. 주차장에서 좌측 흙길로 50여m 올라가면 다래헌이 나온다. 법정 스님이 5년여간 머물던 곳이고, 오는 11월13일로 임기를 마치는 명진 스님이 지난 4년간 기거했던 곳이다.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그의 이미지는 임기 후반부 1년 동안 현 정부의 실정과 거짓말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던 것. 하지만 그는 임기 4년 중 무려 3년여 동안 일주문 밖으로 한발짝도 나서지 않고 하루 세 차례씩 천일기도를 올렸다. 불가에서 천일기도는 개인적으로 '훈장'을 다는 일이고 사찰로서도 영예로운 일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총무원의 종권과 이권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강남의 '부자 사찰'은 도심 속의 기도도량으로 탈바꿈했다.

그 사이 신도 수도 4만3000세대에서 6만1000세대로 늘어났다. 대형 사찰로는 처음으로 주지 스님의 쌈짓돈이었던 불전함 등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일요법회 참가 인원도 200여 명에서 1300여 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또 종무행정에 신도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했다. 신심이 배어 있는 기도와 투명성, 열린 행정으로 신도들의 마음을 얻었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런 원력 때문에 한나라당으로부터 '좌파 스님'으로 낙인찍힌 그가 보수 성향의 신도들이 대부분인 강남 노른자위에서 굳건하게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최근 조계종 화쟁위원회(화쟁위·위원장 도법 스님)가 직영 사찰 문제 해결에 대한 '불편한 해법'을 발표했을 때 봉은사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명진 스님 절을 버리십시오"라는 글이 오르기도 했다.

"절에 남아서 주지 자리 탐나서, 또는 돈이 탐나서 그런 소리 듣고 절에 남지 마시고 절을 버리십시오. 스님이 절을 버린다고 불심마저 버리시겠습니까? (중략) 다만 봉은사 주지가 되지 않는다 해도 중생을 팽개치지 마시고 곧은 말씀을 계속 듣고 싶은 우리들을 버리지 마십시오. 봉은사 밖이라도 화장실 옆 귀퉁이 자리라도 스님이 계시다면 그곳에서라도 나는 듣고 싶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어야 힘이 나겠습니다."(작성자 김혜영)

명진 스님은 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조계종 직영사찰을 받아들였기에 총무원의 최종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는 밝혔지만, 앞으로도 계속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면서 신도님들과 함께 마음을 텅 비워 지혜를 얻고 이를 실천해 나가면서 한국 불교 변화의 불꽃을 지피는 데 씨앗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 그게 부처님의 자비다"

명진 스님.
 명진 스님.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명진 스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조계종 총무원과 갈등을 빚었던 봉은사 직영사찰 문제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런데 최근 '봉은사 땅밟기' 논란과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과의 명예훼손 소송에 이르기까지 또다른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 일부에서는 속세를 떠난 스님이 속세의 일에 너무 개입한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저는 속세를 떠나지 않았다. 속세에서 주는 밥 먹고, 옷 입고 신도들이 주는 시줏돈으로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는 걸 어떻게 보고만 있나. 그건 진정한 수행자가 아니다. 이기적인 것이다. 나만 성불하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성불이 안 된다."

- 종교 지도자로서 그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던 것을 후회하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았나?
"전혀 그렇지 않다. 제가 하는 일이 성공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하는 일이 옳은 일인가 그렇지 않은가가 중요하다. 물론 내가 자아도취돼 옳다고 여길 수는 있다. 그건 또 다수대중이 판단할 것이고 역사적 평가도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실한 기독교인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거짓말 잘하는 기독교인, 6일 동안 죄짓고 일요일에 교회 가서 회개하면 죄가 다 사해지는 기독교인, 이런 기독교인은 진정으로 반성해야 한다. 현 정권에서 거짓말로부터 자유스러운 사람이 얼마나 있나? 이명박 정권은 한마디로 거짓말 정권이다."

(명진 스님은 5일 오전에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G20 정상회의 장소로 코엑스가 결정된 배경에는 1300년된 사찰 봉은사가 있어 우리나라의 전통을 알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 때문'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그간 경찰쪽 인사들이 찾아와 경호 문제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적은 있지만, 봉은사 역사를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한번도 상의해본 적이 없다"면서 "종교편향 문제로 시끄러우니까 또다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어제(1일) '봉은사에 좌파단체 본부가 있다'고 발언한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을 고소했는데, '죽비'만 들다가 '법비'까지 든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 것 같다. 불가에서 말하는 자비심과도 동떨어진 것은 아닌지?
"그동안 봉은사와 저에 대해 좌파라고 칭한 정치인들과 보수 언론들이 많았고, 저를 음해하는 글들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그럼에도 일일이 상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지도급 인사다. 율곡비리로 감옥을 갔다온 비리 정치인이지만 참모총장 출신이고 4성장군이었다. KBO총재도 역임했고 재향군인회 회장도 맡았다. 그리고 애국단체총연합회 상임의장이다.

그런 사람이 (저와 봉은사를) '좌파다. 북쪽하고 연결돼 있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이는 1300년 된 봉은사에 대한 모독이자 25만 봉은사 신도들에 대한 모독이다.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바로 법적조치를 한 것이다.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갖은 방법을 통해서 잘못한 것을 느끼고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게 바로 부처님의 자비를 실천하는 길이다. 안상수 대표는 '좌파스님'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면서도 요즘 또 좌파 발언을 하고 다닌다고 들었다. 좌파 귀신이 붙은 것 같다."

- 이 전 국방장관은 개인적으로 사과를 한다고 해도 소송 취하할 생각이 없다는 말씀이신지?
"현재로선 그렇다. 한국사회의 보수단체 수장이 근거없는 막말을 했다. 그에 대해서는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는 부정부패나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한 지역의 대표가 되고 한 단체의 대표가 된다. 그냥 뻔뻔하게 버티면 괜찮은 나라가 됐다.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으면 공직에 나가는 것을 삼가야 한다.

나는 한국사회의 지도자가 될 만한 기준으로 '성골'과 '진골'을 나누는데, 우선 진골에 들려면 위장전입과 탈세 또는 논문표절 같은 것을 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기본이다. 여기에 기독교인이면 이제 성골로 들어가는 후보가 된다. 거기에 소망교회면 완전 성골이다. 나도 강남에서 봉은사를 잘 유지하려면 오늘 인터뷰 마치고 소망교회 신도 등록해야 되겠다.(웃음)"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인가?"

명진 스님은 또 최근 '봉은사 땅밟기'로 촉발된 종교편향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문제의 동영상을 만든 기독교 단체의 목사가 직접 사과를 했지만, 명진 스님은 "문제의 근원은 현 정권의 노골적인 기독교 색채 때문"이라면서 "차라리 청와대를 '청와교회'라고 부르자"라고 비판했다.     

"한국불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700년됐는데 20만 명이 시청 앞에 모여서 종교편향에 대해 항의집회한 적이 없다. 김영삼 정권과 이승만 정권도 장로 정권이었지만 그런 적이 없다. 내가 '이명박 장로'라고 칭하면 다른 사람들은 왜 대통령이라고 안하냐 말하기도 하는데 이 대통령이 대통령보다 장로라는 종교적 직책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서다."

지난 2008년 8월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2008년 8월 2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주최로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최근 정부의 종교편향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낸 예를 꼽으라면?
"현 정권 들어서면서 유감스럽게도 공공의 영역과 종교의 영역이 구분이 안 된다. 공직에 있는 사람이 공적인 자리에서 자신의 종교 색깔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종교 차별이다. 예를 들자면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기독교 간담회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받들기 위하여 환경부 장관직을 수행한다'고 발언했다. 그렇다면 기독교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믿지 않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환경부 행정의 혜택 범위에서 제외되어야 하는가. 우리나라가 기독교 국가인가.

또 KTX 울산역에 통도사 이름이 삭제됐다. 역명을 짓는 위원회의 9명이 표결을 했고,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해서 역 이름을 공식적으로 '울산역(통도사)'로 결정했다. 이런 행정절차를 거쳐 전자관보에 게재됐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이 반대해서 빠졌다면 종교가 공공의 영역 위에 있는 것이다. 국가 위에 있는 것이다. 이를 묵과했다가는 더 심각한 종교편향이 일어나 국민적 갈등과 혼란이 올 수 있다. 정상적인 행정절차의 결과물을 뒤집을 정도로 특정 종교의 영향력이 노골화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과오다."

- '봉은사 땅밟기'는 젊은 친구들이 잘 모르고 한 행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은가?
"이곳(봉은사)에 한두 번 온 것이 아니다. 그 전에 다녀간 친구들도 많다. 일요일 법회할 때 미륵전 앞에서 교회 전단지를 돌리기도 한다. 우리 불교인이 교회 앞에서 절에 나오라고 전단지를 돌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한국 기독교는 공격적인 선교, 남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인 것으로 엄청난 팽창을 가져왔기 때문에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다."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을 만든 찬양인도자학교 관련자 10명이 지난달 27일 오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찾아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봉은사 땅밟기' 동영상을 만든 찬양인도자학교 관련자 10명이 지난달 27일 오전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찾아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
ⓒ 봉은사

관련사진보기


"자성을 통해 한국교회 초기 정신으로 거듭나길... "

- 그럼 현 정부가 나서면 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나? 
"쉽지 않을 것이다. 가령 공정택 전 서울교육감을 당선시킨 게 강남의 대형교회 아닌가. 한국 대형교회의 결속을 통해서 권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젠 은행도 만든다고 한다. 현재 대형교회는 성경에서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쪽으로 가고 있는 것같다. 하나님은 '나의 이름을 빌어 큰 성전을 짓는 자들아'라고 하면서 꾸짖었다. 한국교회가 전반적으로 반성을 해야 한다."

- 종교 문제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도마복음을 번역했다. 나는 거기서 기독교 정신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상숭배와 물신주의에 빠져 있는 기독교가 정말 철학적 성찰을 통해서 존재에 대한 깨달음과 존재 속에서 하나님이 같이 더불어 함께 '하심'을 뼈저리게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세 가톨릭이 부패해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듯이 지금의 한국교회에서도 새로운 종교개혁의 불꽃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북의 세습은 그렇게 비판하면서 자신의 대형교회는 왜 세습을 하나? 또 어느 대형교회 목사는 수억 원짜리 벤틀리를 끌고 다니면서 30억 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대체 누구 돈으로 그러는 것이냐?"

"4대강은 전쟁터... 문화적 자산 없애는 나라가 무슨 국격타령인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이기도 한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명진 스님은 할 말이 많았다. 그는 "산은 아버지요, 강은 어머니인데, 4대강 공사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고 뭇생명이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법정 스님을 존경한다고 하면서 왜 스님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법정 스님이 생전에 다음과 같은 법문을 통해 한반도대운하를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정부가 은밀히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대운하 계획은 이 땅의 무수한 생명체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끔찍한 재앙입니다. 대지는 한두사람의 생각만으로 허물고 파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어떤 정책과 권력으로도 이 땅을 만신창이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이 국토는 오랜 역사 속에서 조상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영혼이고 살이고 뼈입니다. (중략) 대운하를 만들겠다는 생각 자체가 이 신성한 대지에 대한 무례함이고 모독임을 알아야 합니다. (중략) 살아있는 강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굽이굽이마다 자연스럽게 흘러야 합니다.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를 파서 물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채워넣고 강변에 콘크리트 제방을 쌓아 놓으면 그것은 결코 살아있는 강이 아닙니다."(2008년 8월24일 정기법회에서 발췌. 출처 : 법정스님의 법문집인 '일기일회')

명진 스님.
 명진 스님.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 4대강 사업 현장에 다닐 기회가 있으셨는지?
"가서 보니까 전쟁터 같다. 두눈을 뜨고 볼 수 가 없다. 백로 한 마리가 날아다니다가 앉을 자리가 없으니까 계속 하늘에서 도는 거야. 마애불 발견된 곳(경북 의성)은 나루터였다. 얼음이 얼면 건너편 마을에서 건너와서 불공드리고 했다.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4대강 사업이 결국 강을 살릴 것이라고 해도, 그 곳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사전에 국민들을 설득하고, 사회적으로 합의할 기간이 필요하다. 매장된 문화재에 대한 세밀한조사를 하려면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한다. 30년 이상 걸려서 해야할 사업인데, 1~2년에 뚝딱 해치우겠다고 하면 안 된다.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은 즉각 중단하고 좀 더 깊이 고민하고 여론을 모아야 한다."

- 마애불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고 많은 누리꾼들이 분노하기도 했는 데,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정부가 마애불을 폭파하려고 구멍을 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G20 의장국으로 선진국을 자처하는 대한민국에서 역사적인 문화재를 놓고 야만적인 행위가 벌어졌다. 문화재를 사전에 제대로 조사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4대강 유역에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나올지 모른다. 아마 공사하면서 묻어버린 것도 있을 것이다. 뼈저린 후회를 할 것이다. 문화적 자산을 파손하는 나라가 무슨 염치로 국격을 논하고 문명국가를 자청할 수 있나. 4대강 유역의 문화재에 대해서 철저한 보존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선진국 가면을 쓴 후진국가, 문화적 인식은 바닥을 기는 나라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을 것이다."

1시간30여 분 동안 현 정부를 향해 사정없이 죽비 소리를 날린 명진 스님은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할 말이 없는지는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무엇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옳다'는 프레임에 빠져서 정말 옳음을 바로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그건 저한테도 해당되는 소리다. 오늘 제가 드린 말씀은 제 자신에게 하는 질책이기도 하다. 특정 종교를 떠나서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날들을 보내시길 바란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77,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연도별 콘텐츠 보기